공유

제649화

작가: 시해나
이서는 문 밖으로 나와서야 전화를 받았다.

“집에 들어갔어요?”

[음.]

이서는 뒤를 한 번 보았다.

“나도 방금 도착했어요.”

[여보.]

“응?”

[보고 싶어.]

이서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일찍 들어갈 거예요.”

[정말? 당신이 얘기한 거다.]

지환의 목소리가 단번에 숙연해졌다.

[본인 입으로 얘기해놓고 번복하면 안 돼.]

이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 무서운데요? 왜 돌아가면 다시는 못 나올 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까요?”

[자기야, 나 무서워…….]

“뭐가요?”

이서는 이해가 안 되었다. 그리고 지환이 무섭다는 말을 한 건 처음인 듯했다.

지환은 잠시 침묵하다가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여보, 집에 오는 길 기억하지?]

“그럼요.”

이서의 얼굴에 웃음기가 옅어졌다. 그는 지환이 틀림없이 무엇을 알았을 것이라고 느꼈다.

“걱정 마요, 일이 끝나는 대로 갈게요, 나도 당신이 보고 싶어요.”

수화기 너머에서 지환은 더 이상 아무 말이 없었다.

두 사람은 조용히 휴대전화를 들고 서로의 호흡을 들으며 서로의 존재를 느꼈다.

한참이 지나서야 이서는 몸을 곧게 펴고 거실에서 궁금한지 두리번거리는 하은철을 보았다. 그녀는 아쉬워하며 말했다.

“나 가봐야 해요. 당신도 몸 잘 챙겨요.”

수화기 너머에서 지환의 ‘응’ 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이서는 아쉬워하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하은철은 얼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다.

이서가 아무리 불러도 미동도 없었다. 그녀는 그의 눈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하은철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시선은 멍해 있었다. 마치 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이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갑자기 바보라도 되었나?’

하은철은 이서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버벅거리며 말했다.

“그…… 하…… 지환…….”

인내심을 갖고 한참이나 기다리던 이서는 하은철이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는 걸 보고 귀찮은 듯 말했다.

“네 모습을 보니 괜찮은 것 같네. 그럼 난 일 보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50화

    “아저씨, 혹시 뭐 아시는 거 있어요?”주경모는 얼른 하은철의 눈을 피했다.“아…… 아니…… 모릅니다.”“분명히 뭔가 있는데?!”“빨리 얘기해 줘요!”주경모는 어쩔 수 없었다.“도련님,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이름만 같은 거 아닐까요?”“동명이인?”“네.” 자신의 팔을 잡은 하은철의 힘이 다소 느슨해진 걸 느낀 주경모는 계속 말했다.“도련님, 지금은 어르신 하관식에 전념해야 합니다. 지금 뭐니뭐니 해도 어르신 하관식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하은철도 주경모의 말에 100% 수긍했다.“하관식 끝나고 다시 물어봐야겠어요.”주경모는 뭔가 얘기하려다 멈추었다.그러고는 잠시 생각을 마친 뒤 다시 말을 꺼냈다.“도련님, 어쩌면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습니다.”“네?” 하은철은 의아한 눈빛으로 주경모를 보았다.“이서랑 삼촌이랑 정말 알고 있다고 해도…… 별 일 아니잖아요.”그는 겉으로는 이렇게 말하지만, 속으로는 불안하기 그지없었다.왠지 모르게 누군가에게 한 방 제대로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삼촌과 이서가 어떤 관계인지 아직 잘 모르지만…….’‘삼촌이…… 삼촌이 설마…….’솔직히 말해 이서 남편은 전혀 두렵지 않다.가장 염려되는 건 삼촌도 이서를 좋아할까 봐였다.하은철이 머릿속으로 오만가지 잡다한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주경모는 그의 의심을 무마시킬 멘트를 생각해 두었다.“어차피 아가씨 일이잖습니까, 꼬치꼬치 캐물으면 아가씨가 싫어할 겁니다.”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게다가 지금 이서에게 따져 물어볼 입장도 아니었다.“이서는요?”주경모는 1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반응했다.“아가씨는 지금 서재에서 손님 명단을 정리 중입니다.”“저도 가볼게요.”하은철은 지팡이를 짚고 서재로 향했다.이서는 이미 손님의 좌석을 다 배정했다. 하은철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리스트를 그에게 건네 주었다.“봐봐, 괜찮은지?”리스트를 받은 하은철은 명단이 아닌 이서를 곁눈질로 훑어보았다.이서는 눈치채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51화

    한참 걸어 나갔지만 이서는 여전히 화가 가시지 않았다.‘쟤 미친 거 아냐?’‘이전에 내가 결혼할 마음이 있을 때는 백방 거부하고 날 벌레 취급하더니만 이제 다시 기회를 달라고?’‘할아버지의 유언 때문이래도 굳이 그럴 것까지는 없는데.’어쨌던 그녀는 지환과 이혼할 수 없다.이서는 진정이 된 후에 다른 일처리 하러 갔다.저녁식사 끝날 때까지 이서는 더 이상 하은철과 마주치지 않았다.눈에 안 보이니 속 편하고 너무 좋았다. 그녀는 곧 주경모에게 얘기하고 위층에 쉬러 올라갔다.이서는 2층의 게스트 룸으로 갔다.문을 열어보니 익숙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하은철과 헤어지기 전에 가끔 이곳에 왔었다.오랜만에 왔는데도 방은 옛날 모습 그대로였다. 마치 여기에 묵던 사람이 여태껏 떠난 적이 없는 것처럼.이서는 생각에 잠겨 침대에 앉았다.이 집에는 할아버지만이 진심으로 그녀를 대했었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곧 꿈나라에 빠졌다.꿈 속에서 어렴풋이 안개 속에 있는 거 같았다.주위에 온통 뿌연 안개가 펼쳐져 있다.곧이어 한 줄기 사람의 그림자가 그녀의 뒤에서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 다만 남자의 목소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이를 납치했다! 아이를 납치했다!”곧 세상은 고요하고 조용해졌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그녀는 서서히 눈을 떴다. 자신이 뜻밖에도 다른 곳에 와있다는 것을 알았다.이곳도 온통 뿌옇고 잘 보이지 않았다.주위에서 아이들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엄마 보고 싶어요. 집에 데려다 주세요…….”아이들은 울면서 엄마 아빠를 찾고 있었다.이서는 이해가 되지 않아 막 앞으로 나가 물어 보려는데 갑자기 큰 손이 그녀를 끌고 갔다.귓가의 울음 소리도 속삭임으로 바뀌었다.“과거 잊고 새로 태어나는 거야. 과거 잊어…….”그러나 그녀는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또 하나의 강력한 힘에 의해 다른 곳으로 끌려갔다.눈앞은 더 이상 안개가 자욱한 곳이 아닌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52화

    그러나 그녀는 지환과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그들은 어렵사리 여기까지 왔다.그리고 하이먼 스웨이를 만난 후, 서서히 용기를 내어 엄마라는 역할도 해보려고 용기를 조금씩 얻고 있는 중이었다.모든 것이 다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이서야, 너 정말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줄 수 없겠니?”하경철은 거친 손을 들어 이서의 손을 잡았다.“이서야, 할애비 마지막 소원인데, 마지막 가는 길 마음 편히 가게 해주면 안 되겠니?”“이서야, 은철이를 너한테 맡겨야 내가 안심하고 갈 수 있어. 할애비 마음 편하게 해주면 안 되겠어?”“…….”이서는 하경철의 간절한 눈빛을 고통스럽게 바라보았다.귓가에 애원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할아버지, 저를…… 강요하지 마세요…… 제발요……. 아악!”비명을 지르며 일어난 이서는 익숙한 품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옆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그녀는 코를 훌쩍거리다 점차 이성을 되찾았다. 그제야 자신의 집이 아닌 하씨 본가라는 걸 깨달았다.“이서야, 왜 그래?”문밖에서 하은철의 초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답 안 하면, 문 부수고 들어간다!”“하나, 둘, 셋…….”말이 떨어지자마자 문이 억지로 밀려 열렸다.이서는 비틀거리며 한쪽 다리를 절고 있는 하은철을 보며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왜 그래?”한바탕 시끌벅적 난리 치고 나니 이서도 방금 전의 악몽을 잊었다.하은철도 그제야 자신의 몰골이 초라한 걸 알아차렸다.그는 소파 손잡이를 짚었다.“비명 소리를 들었어. 그래서 누군가가 방에 침입한 줄 알았어.”“하씨 집안의 보안 시스템이 전국에서 가장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데, 누가 쳐들어올 수 있겠어?”하은철은 여전히 걱정이 되는 듯 물었다.“너 정말 괜찮아?”이서가 하은철을 쳐다보았다.그러고 보니 이 악몽의 시발점도 하은철인 셈이다.“괜찮아.” 이서는 본의 아니게 대답했다.“그만 나가줘. 나 유부녀야. 외간 남자랑 둘이 한 방에 있으면 괜한 오해만 생겨.”하은철은 이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53화

    “알았어. 나 나갈게, 푹 쉬어.”하은철은 잠시 망설이다가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문이 닫히자, 이서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침대에 쓰러졌다.그녀는 지환이 너무 보고 싶었다.그의 품속에 푹 안기고 싶었다.이서는 휴대전화를 들고 시간을 확인하고는 결국 지환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침대에 누워 눈을 감자, 또 꿈속에서 할아버지 했던 말이 떠올랐다.또 불면의 밤이 될 운명이다.이튿날 아침 일어난 이서는 머리가 어지러웠다.하지만 아직도 그녀가 처리할 일이 태산이라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정신을 가다듬었다.“어젯밤에 잘 못 잤어?” 하은철은 머뭇거리며 커피 한 잔을 건넸다.이서는 고개를 들어 잠깐 고민하다가 받아 들었다.“남은 일 내가 처리할게. 들어가서 쉬어.” 이서의 모습을 보니 하은철은 마음이 아팠다.“아니야, 커피 한잔 마시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들 거야. 아직 처리할 일이 태산인데……. 내일이 할아버지 하관식이니까. 할아버지께서 마음 편히 가셨으면 좋겠어.”말을 마치자 이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 듯 멍하니 땅만 바라보았다.하은철은 조용히 이서 옆에 앉았다.“수고했어.”“수고하긴,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이서는 일어섰다. “일 처리할 게 남아서…… 먼저 간다.”하은철은 그녀의 손에서 아직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이서는 정말 그를 조금도 보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이서의 지시하에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하도훈 조차도 입이 마르도록 이서를 칭찬했다.“이서야, 정말 고생했다. 네가 없었으면 하관식은 엉망이 되었을 거야.”이서는 겸손했다.“아저씨 별 말씀을요.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내일이 하관식이네. 아버지가 살아 생전에 너를 가장 아끼셨는데. 네가 하씨 집안 가족이 되기를 그렇게 바라셨는데……. 너무 아쉽다…….”하도훈은 잠깐 멈췄다가 계속 말을 이었다.“이서야, 내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겠니?”“아저씨, 말씀하세요.”“있잖아. 내일 네가 하씨 집안 며느리 신분으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54화

    이서는 놀라 잠에서 벌떡 깼다. 그녀는 눈을 감는 것도 두려웠다.눈만 감으면 할아버지가 선혈이 낭자한 채 피바다에 쓰러져 끊임없이 그녀에게 소리 지르는 게 보였다.“이서야, 내가 너 때문에 죽었는데, 넌 어쩌면 양심도 없니?”다음날 잠에서 깬 이서는 더욱 운이 없었다.그녀는 일어나자마자 1층으로 내려와 커피를 한잔 내려 마셨다.마침 하은철이 2층에서 내려왔다.이서의 눈 밑에 생긴 다크서클을 보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너 괜찮아?”어제 밤에 이서의 방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를 듣고 가보고 싶었지만 전날 밤 이서의 반응을 생각하자 뒷걸음 치고 말았다.이서는 그를 경계하는 듯했다.마침내 깨달은 하은철은 초조해 마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서 쪽의 동정을 살피면서 밤새 엎치락뒤치락 잠을 설쳤다.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였다.“마침 잘 왔네. 할 말 있어.”하은철은 이서가 할 말이 있다는 말을 듣고 바삐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뭔데?”“어제 아저씨가 나더러 네 아내 신분으로 하관식에 나서라고 하던데, 알고 있었어?”하은철은 왠지 모르게 심장이 움찔했다.“아빠가 그러시던데, 너도 동의한 일이라고.”“내가?!”이서는 숨을 들이쉬었다. “아저씨가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하도훈은 그녀에게 해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미안하지만 네 와이프 신분으로 행사에 참석할 수 없어. 말도 안 돼는 일이야.”이서는 하은철을 보며 가능한 말투를 늦추었다.“내가 하관식 일을 돕는 건 할아버지 때문이야. 그러나 네 아내의 신분으로 참석하는 건 미안하지만 안되겠어. 나, 이미 결혼했어. 남편 있어. 유부녀라고. 난 그 사람에게 어떠한 오해의 소지를 만들고 싶지 않아. 입장 바꾸어 생각해 봐, 만약 너라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하은철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가능하다면 정말 입장을 바꾸고 싶네.’“알았어. 아버지에게 전할게. 다른 뜻은 없었을 거야. 다만 할아버지 마지막 소원을 풀어드리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55화

    “그런데 봤다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앞 전에 몇 번 만난 적 있긴 한데 모두 가면을 쓰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생겼는지는 보지 못했어요.”이서는 주경모를 바라보며 말했다.“할아버지 하관식에서는 가면 쓰지는 않겠죠?”하은철과 주경모의 안색이 또 변했다.특히 하은철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너…… 정말 우리 삼촌의 얼굴을 본 적 없어?”“응.”이서는 하은철과 주경모가 왜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지 알 수 없었다.“매번 신비주의 컨셉으로 등장했거든. 설마 못 생겨서 가면을 쓴 건 아니겠지?”하은철은 깜짝 놀라 눈을 깜빡였다.“그…… 그런데 어떻게 삼촌 핸드폰 번호가 있어?”‘이서가 삼촌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는 건 삼촌이 이서를 믿지 않는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믿지도 않는 사람에게 왜 핸드폰 번호가 알려줬을까?’하은철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하지만 주경모는 오히려 모든 게 선명하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그는 하은철을 보며 입술을 움찔움찔했지만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왜냐하면 그 결과가 너무 충격적이기 때문이다.“내가 네 삼촌의 핸드폰 번호를 가지고 있다고?”이서는 오리무중이었다.‘저번에 하은철 삼촌에게 전화했을 때도 지환의 전화로 했던 거 같은데?’“그저께…… 그저께 분명히 봤는데…… 삼촌 전화 받는 거?”“엥? 뭐라는 거야?” 이서는 더욱 어리둥절해졌다.“뭐 잘못 안 거 아니야?”“하지환, 우리 삼촌 아니었어?”이서가 웃었다.“?”“우리 남편이야, 삼촌은 무슨…….”하은철은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설마 우리 삼촌이 네 남편이야?”이서도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네 삼촌이 어떻게 내 남편이야? 하지환은 내 남편이름이라고…….”그녀는 잠시 멈추었다.“잠깐만, 방금 뭐라고…… 그러니까 네 삼촌이랑 내 남편과 이름이 같다는 거야?”하은철도 완전히 헷갈려서 어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삼촌 이름이 하지환이야.”이서는 물끄러미 땅을 바라보았다.머릿속으로 정리하는 중인 게 분명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56화

    ‘근데 너무 신기할 정도로 딱 맞는 부분이 없지 않다.’‘집에 가면 지환에게 확실히 물어봐야겠다.’가는 길에 아무말 없던 이서는 어느덧 하관식장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임하나가 보였다.그녀는 걸어갔다. “하나야.”이서의 초췌한 모습을 본 하나는 마음이 아팠다.“하은철 그 자식이 너 잠도 못 자게 모든 일 다 너에게 떠넘겼지?”이서는 웃었다.“아니야, 요 며칠 지켜보니 오히려 이전과 많이 달라졌던데.”“어, 어떻게?”하나는 말하면서 불현듯 하은철에게 시선이 떨어졌다. 그런데 그의 시선이 이서의 주위를 맴도는 걸 발견한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콧방귀를 뀌었다.“이제 후회되는가 봐. 진작에 그럴 것이지.”이서는 어리둥절하여 말했다.“뭘 후회한다는 거야?”“꽃처럼 아름답고 사리에 밝으며 부드럽고 현명한 좋은 아내를 놓친 것을 후회하는 거지.”임하나는 말하면서 일부러 이서의 허리를 끌어안고 으쓱거리며 하은철 앞을 지나갔다.이서는 하나가 이끄는 대로 하관식장 안으로 들어갔다.하은철은 아직 밖이었다.상황을 지켜본 주경모는 얼른 한마디 보탰다.“도련님, 들어가세요.”하은철은 서서 꼼짝하지 않았다.“아저씨 혹시 진작부터 알고 있었죠?”주경모는 순간 당황했다. 얼렁뚱땅 넘기려고 했는데 바로 하은철의 두 번째 질문이 이어졌다.“할아버지도 알고 계셨어요?”이 정도로 말을 꺼냈을 때는 아닌 척하는 것도 별의미가 없어 보였다.주경모는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 “저도 단지 추측했을 뿐입니다. 방금 아가씨 표정을 살피니 아직도 남편이 큰집 도련님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은데…….”주경모는 눈살을 찌푸렸다.“물론 두 번째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 두 사람이 동명이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래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H국에도 동명이인은 사람이 많으니까요.”“할아버지는 언제부터 의심하셨어요?”“그건…….”주경모는 약간 읊조렸다.“이서정 씨와 큰집 도련님이 위장 결혼이라는 걸 알았을 때일 겁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57화

    “이서야, 너 왜 그래?” 임하나는 이서의 팔을 밀었다.이서는 정신이 흐리멍덩한 채 고개를 숙이고 관 속의 하경철을 다시 한 번 보았다. 그는 편안하게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그제서야 방금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서야?” 임하나는 다시 작은 소리로 물었다.“너 괜찮아? 왜 이렇게 얼굴이 창백해?”이서는 고개를 저었다.‘요 며칠 잠을 설쳐서 그런가 봐.’“우리 가자.”다음 헌화하는 손님이 이미 단상에 올라왔다.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임하나를 따라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헌화를 마치고 바로 하도훈의 조사와 추모사가 이어졌다.임하나는 이 기회를 틈타 낮은 소리로 이서에게 물었다.“왜 하은철 둘째 삼촌은 보이지 않는 거지? 안 왔나?”이서도 좌우를 살폈다.“오늘 행사에 참석한다고 연락 왔다고 집사 아저씨가 얘기하더라.”“그런데 아직 안 보이는데?”오늘 하관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권세가들이나 재벌가들이라 임하나도 대부분 다 알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낯선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딱 봐도 하은철 삼촌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그는 북미 경제의 패권을 쥐고 있는 어마어마한 인물이었으니.이서도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찾지 못했다.“해외에서 오니까 시간이 더 걸리나 봐.”두 사람이 말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임하나가 팔꿈치로 이서를 툭 쳤다.“저기 저 여자, 심동 여자친구 아니야? 자꾸 너를 힐끔힐끔 보고 있던데, 혹시 그녀랑 무슨 껄끄러운 일이라도 있니?”임하나의 시선을 따라 가보니 정말로 장희령이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눈빛에는 경멸과 적개심이 가득했고 좋은 구경거리 두고 보자는 눈빛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자기 말에 토 달았다고 내게 원한 품은 거 같아.”“어? 그럼 설마 심동에게 자기 대신 복수해달라고 하지 않을까? 나도 들었는데, 심동이 장희령을 꽤나 좋아하나 봐. 그녀의 부탁이라면 별 따는 흉내라도 낸다던데. 까놓고 얘기하면 따리꾼이지.”“설마? 그냥 몇

최신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8화

    지환과 이서는 곧 하도훈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을 보는 하도훈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그래, 너희가 이겼어!” 겨우 이 말을 내뱉는 하도훈은 이미 온 힘을 다 쓴 듯했다.“원래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환은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말했지만, 하도훈은 지환의 말에 흥분하기 시작했다.“허.”“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고? 네가 윤이서와 급히 결혼하지만 않았더라면, 은철이가 이 세상을 떠날 일은 없었을 거야!” “모든 비극은 너희들 때문에 일어난 거라고!” 하도훈이 여전히 고집을 부리며 잘못을 깨닫지 않자, 이서는 더 이상 하도훈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 이서의 눈빛을 마주한 지환이 고개를 끄덕인 후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하도훈을 바라보았다.“형님이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하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이런 상황에서 알려줄 게 있다니, 두 사람한테 아이라도 있다는 건가?” “우리의 아이가 아니라, 형님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지환이 먹구름처럼 어두운 눈동자로 하도훈을 응시하자, 불길한 예감을 느낀 하도훈이 곧장 몸을 일으켜 지환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지환은 그저 묵묵하게 하도훈을 응시할 뿐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닙니다.” “뭐, 뭐라고?”하도훈이 벼락을 맞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자, 지환은 한 번 더 입을 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니라고요.”하도훈은 급기야 고개를 저으며 ‘하하’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하하하,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하지환, 내가 그 말에 속을 줄 알고?! 하하, 나는 절대 그 말에 속지 않을 거야!” 지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도훈의 손을 뿌리쳤고, 광기 어린 하도훈을 차갑게 응시했다.“그 여자는 형님을 만나기 전부터 임신 중이었습니다.”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이서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하도훈은 정말 그 여자를 믿었던 걸까요?” 고개를 돌려 이서를 바라보는 지환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7화

    “정말이란다. 내가 왜 이런 일로 널 속이겠니?!” “정말 잘 됐어! 스웨이 여사도 이제야 소원을 하나 이룬 셈이니까!”배미희가 말했다.이서는 병실 입구까지 걸어온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이 결과에 놀란 하이먼 스웨이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이서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이서는 붉은 입술을 움찔거렸으나, 어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흘렸다.잠시 후, 이제야 서로를 마주하게 된 모녀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눈물 속에 있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배미희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이서야, 엄마라고 불러보렴.” 이서는 이전에도 하이먼 스웨이를 ‘엄마’라고 부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하이먼 스웨이가 친엄마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저 하이먼 스웨이가 자신을 다정하게 챙겨주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엄마’라는 호칭은 아주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이서는 여러 번 시도한 후에야 온몸을 떨며 말했다.“엄, 엄마...”이서의 눈에서 하염없는 눈물이 터져 나오자,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가... 드디어 널 찾았구나.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앞으론 엄마가 널 지켜줄게.”“엄마... 엉엉...”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한 이서는 그동안의 모든 억울함을 다 토해내는 듯했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묵묵히 눈물을 흘렸다.잠시 후, 병실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지환을 본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놓아주며 지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어서 오렴.” 지환은 서서히 하이먼 스웨이에게 다가갔고, 하이먼 스웨이는 지환의 손을 이서의 손 위에 올려 두었다.“이서야, 하 서방은 누구보다 널 잘 아는 사람이야. 하 서방이야말로 너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지.” “하 서방한테 널 맡길 수 있다면... 엄마는 얼마든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그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6화

    이서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환은 몸에 난 상처로 인해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서가 고개를 숙여 지환과 입을 맞추며 짜릿한 감각을 느끼기도 전에, 하나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우리가 올 타이밍이 아니었던 것 같네?” 이서는 하마터면 놀라 넘어질 뻔했는데, 눈치 빠른 소희가 이서를 붙잡았다.이서가 다소 원망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나를 바라보자, 하나는 깔깔거리며 가지고 온 건강식품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이내 상언과 지환은 그날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서는 하나와 소희를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두 사람, 화해한 거야?” 병실을 나서자마자, 하나가 호기심과 가십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나가 기뻐하며 이서의 어깨를 두드렸다.“잘 생각했어. 형부가 신분을 속이긴 했지만, 형부가 널 사랑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 아마 하은철은 형부의 반도 못 따라올 거야!” “근데 대체 언제까지 형부랑 그 쓰레기를 비교할 생각이야?”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이랑 비교해야 한단 말이야. 아니다,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낫지 않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과거를 내려놓고 지환 씨와 다시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이 말을 끝으로 한숨을 내쉬던 이서의 표정이 다소 엄숙해졌다.“그러는 너는? 너는 상언 오빠랑 어떻게 됐어?’그동안 이서는 하나와 상언의 일을 잘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우리는...”하나가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꽤 괜찮아.” “뭐가 괜찮은데?” 소희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가와 묻자, 하나가 다소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결정했어, 그 사람을 내 영원한 남자 친구로 만들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평생 이 선생님과 함께 할 생각이야. 물론 이 선생님이 원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겠지만 말이야.” “아, 이제야 알겠다!” 이서가 말했다.“네 마음속 상언 오빠의 지위가 상승하긴 했지만, 아직 남편이 될 자격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5화

    이서가 이곳에서 죽을 각오를 하던 그 순간,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바람이 크게 일었다. 사람들은 그 위력에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서는 어렴풋이 자기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가 선회하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이서가 다시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병상 위에 누운 상태였고, 곁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있었다. 이서가 깨어나는 것을 본 두 사람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이서야, 좀 괜찮니?” “... 네.”이서는 간신히 대답한 후 긴장한 표정으로 배미희의 손을 잡았다.“엄마, 지환 씨는요?” “무사해.”배미희가 자기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다른 병실에 있는데, 아직 의식을 찾진 못했단다.” “지환 씨한테 가보고 싶어요.” 이서가 눈물을 머금고 배미희를 바라보자, 배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언에게 이서를 옆 병실로 안내해달라고 했다. 잠시 후, 침대에 누운 지환을 본 순간, 이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괜찮을 거예요. 조금만 있으면 깨어날 수 있을 거고요.”그 순간, 병실 안에 듣기 좋은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서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조금 떨어진 창가에 멋지게 걸터앉은 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그 여자는 아래로 떨어질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당신은...” “그 사람이 누구든 신경 쓰지 마세요.”갑자기 나타난 어둠이 호리병이 이서를 가로막으며 보물을 자랑하듯 말했다.“윤이서 씨, 나한테 고마워해야 할 겁니다!” 이서는 호기심에 어린 눈빛으로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는데, 어둠의 호리병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 콜록콜록, 두 사람은 여기로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윤이서 씨와 하 대표님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났을 겁니다.” “헬리콥터를 동원한 것도 당신들이었나요?”“맞아요, 우리가 하도훈이 데려온 사람들을 모두 해치웠고, 하지호와 박예솔까지 해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4화

    지환과 이서는 숨을 돌리기도 전에 더욱 맹렬한 공격을 받아야만 했는데, 다크웹 고수들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라 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는 곳마다 파멸로 이끌었으니 말이다.이서는 바깥 상황을 보면서 많은 걱정에 휩싸였다. “어둠의 호리병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죠? 설마... 우리를 속인 건 아니겠죠?”지환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럴 리 없어. 그 바닥 사람들은 의리를 아주 중요시하거든.”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데려오겠다고 약속한 이상, 어둠의 호리병은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킬 거야.”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차에 이서를 태웠다. “너는 우선 여길 떠나.”이서는 지환의 말 속에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고, 지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여길 떠나라니요?” 지환이 말했다.“하지호는 이미 모든 수를 동원했어. 그 자식들이 여기로 올지도 모르니까 너는 지금 당장 여길 떠나야 해!” 하지만 이서는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가정법원에 가서 새로운 정보를 등록하지도 않았잖아요!” “일이 끝나는 대로 처리하러 가야 한다고요!” 이서는 여전히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는데, 이서의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잖아요.” 지환이 거친 손가락으로 이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일이 끝나는 대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줄게.”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모진 마음을 먹고 이서의 손을 밀어냈고,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보며 차에서 뛰어내려 소리쳤다.“우리한테는 아직 아이도 없다고요!”지환이 걸음을 멈추었다.“지환 씨,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화약 냄새로 가득한 공기 속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앞으로 남은 당신의 운명이 죽음뿐이라면, 나는 당신과 함께 죽을 거예요.”“하지만 당신이 살아갈 운명이라면,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지환 씨?” 지환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3화

    지환의 모습을 본 이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내 말은, 가정법원에 가서 다시 혼인 신고하자는 뜻이었어요.”“이전에 등록한 건 다 가짜 정보였잖아요. 내일은 진짜 정보를 등록하자고요.” 지환이 기뻐하며 말했다.“좋아, 그렇게 하자.” 이서는 지환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다시 치켜세웠지만, 잠시 후 웃음을 거두었다. “아, 하도훈 쪽을 깜빡했네요. 우리가 가정법원에 가는 틈을 타서 기습하면 어쩌죠?”지환은 이 말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시간을 미루고 싶진 않아. 하지만...’“그럼 어둠의 호리병이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찾을 때까지만 기다려보자...”바로 그때, 지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안색이 변한 지환은 곧장 창가로 걸어가 아래층에서 총을 발포한 두 무리의 사람들을 보았는데, 그중 한 무리는 하도훈의 사람들임이 분명했다.“무슨 일이에요?”이서가 침대에서 일어나 물었다.“아무래도 하도훈이 이곳을 떠나는 어둠의 호리병을 지켜본 모양이야. 이 기회를 틈타 첫 번째 공격을 하려고 한 거지.”지환은 이서를 데리고 방구석으로 향했고, 서랍에 있던 총을 꺼내며 이서에게 말했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줘. 내가 저 사람들을 쫓아내 볼게.” 이서가 지환은 손을 잡고 말했다.“하지만... 혼자는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 “내가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내가 널 지켜줄 거야.”지환이 말했다.“이서야,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내일이 밝으면 우리는 가정법원에 가서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이서는 지환의 마지막 말을 듣고 천천히 손을 놓았다.“나는 지환 씨를 믿어요. 당신은... 꼭 돌아올 거예요.” 굳게 마음먹은 지환이 떠나자마자 집 밖에선 몇 차례의 총소리가 울렸고, 머리를 감싼 이서는 구석에 웅크린 채 지환만을 기다렸다.‘이럴 때는 나 자신을 잘 보호해서 지환 씨한테 걱정을 끼치지 않아야 해.’ 이내 아래층의 총소리가 잦아들었고, 이서는 살며시 귀를 기울이고 나서야 별장 전체가 고요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2화

    “윤이서 씨가 하 대표님과 사이좋게 지낸다면, 그 사람들을 찾아줄 의향이 있습니다.” 어둠의 호리병의 말을 들은 이서와 지환은 모두 멍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두 사람 모두 어둠의 호리병이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듯했다. 특히 이서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작은 어색함이 피어올랐다. “왜 대답이 없어요?”어둠의 호리병이 재촉하며 말했다.“뭐, 대답을 안 해도 상관은 없어요. 나야 그 사람들을 찾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요.”“만약 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두 사람을 상대할 작정이라면, 나는 언제든 도망가면 돼요. 하지만 두 사람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 이서의 시선이 지환에게 떨어졌다.“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우리를 상대할 거라는 게 사실이에요?” 지환이 이서의 눈을 응시하며 마른침을 삼켰다.“응.” 이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다.“정말 그 사람들을 찾을 방법이 있는 거예요? 우리가 뭐 도울 건 없고요?”“혼자서도 충분합니다.” “그래요, 그럼...”이서가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우리를 위해 두 사람을 찾아주기만 한다면, 그 조건을 승낙할게요.” 옆에 있던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의 말에 흥분하며 말했다.“이서야, 하 서방이랑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니?” “네.”이서가 짧게 대답했다.어둠의 호리병의 제안은 이서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내어준 셈이었고, 이서는 그 구멍을 통해 위기를 모면할 생각이었다. “잘 생각했어! 정말 잘 생각했어!”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안고 말했다.“정말 좋은 일이구나. 이제 DNA 검사 결과만 기다리면 되겠어!” 지환도 이서를 꽉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차린 배미희는 하이먼 스웨이와 어둠의 호리병에게 말했다.“우린 이만 나가볼까요?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이 말을 끝으로 세 사람은 자리를 떠났고, 이서가 반응하기도 전에 문이 닫혔다.적막한 방 안에는 순식간에 두 사람만이 남았고, 이서는 지환을 바라볼 수 없어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1화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배미희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어머, 벌써 잊은 거야?”“애초에 스웨이 여사가 심씨 가문의 아가씨... 아니, 그 가짜랑 DNA 검사를 했을 때 이서 네가 그 여자랑 함께 있었잖아!” “그때 우리는 CCVT 자료를 찾진 못했지만, 가게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불러 DNA 검사를 진행했단다.” 그 일은 아주 명확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까지 그 가게에 있던 사람 중에 누가 하이먼 스웨이의 딸인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우리는 그때 그 가게에 있던 모든 사람을 조사했어. 단 한 사람을 빼고 말이야!” 배미희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이서의 몸에 떨어지자, 하이먼 스웨이도 그제야 배미희의 뜻을 이해한 듯했다.하이먼 스웨이는 흥분한 표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지만, 함부로 과욕을 부릴 수는 없었다.“이서야...”이서도 감격에 겨워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다.“설마... 그럴 리가...”배미희가 말했다.“완전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그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조사받았는데, 너랑 스웨이 여사만 DNA를 대조하지 않았잖니? 아니다, 이러고만 있을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의사를 불러서 DNA 검사를 하는 건 어떨까, 응?” 배미희의 말에 하이먼 스웨이와 이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물론 이서도 하이먼 스웨이가 친부모이길 바란 적이 있었고, 하이먼 스웨이도 이서가 딸이기를 바란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두 사람 모두 반신반의했다.“제 생각에도 검사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의 DNA가 일치한다면 아주 기쁠 일이지만, 아니라고 해도 손해 볼 건 없잖아요?” 지환이 입을 열자, 이서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격려하는 듯한 지환의 눈빛을 마주했다.이서는 다시금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하이먼 스웨이의 눈동자에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저는 괜찮은데, 작가님 생각은 어떠세요?”하이먼 스웨이가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래, 좋고말고...”잠시 후, 연락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0화

    성지영이 곧장 입을 열려고 하자, 윤재하가 성지영을 제지하며 말했다.“절대 말하지 마. 저 X이 친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게 해주자고!” “당신은 윤이서가 정말 우리한테 가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두 사람이 걸려들지 않는 것을 보고도 이서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으며, 되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는 모양이네요.” 성지영은 자신이 정말 속았다는 것에 분개하며 소리쳤다.“이 사기꾼아!” 하지만 성지영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기도 전에 윤재하와 성지영은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윤재하와 성지영이 경찰차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서는 꼭꼭 숨겨두었던 나약함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어쩌면 평생 친부모님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하지만... 나는 절대 오늘의 일을 후회하진 않을 거야.’ 이서는 고개를 돌려 한쪽에 서 있는 지환과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래, 난 후회하지 않을 거야.’‘친부모님을 찾을 순 없지만, 저 친구들이 내 곁에 남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 거니까.’“이만 돌아가자.” 이서의 목소리에는 형용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배어 있었다. 이서는 또 한 차례의 격전을 이겨내기 위해 푹 쉬어야만 했지만, 이서가 윤씨 가문의 혈육이 아니라는 가십이 온 세상을 들썩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서는 일부로 그 가십을 잠재우려 하지 않았고, 되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도록 방치했다.이내 그 소식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고, 많은 사람은 윤씨 가문이 하씨 가문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토록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어머, 그럼 윤이서 씨는 아무 잘못도 없이 윤씨 가문의 도구가 된 거예요? 너무 불쌍하네요.] [윤씨 가문 사람들, 정말 파렴치해요! 자기 딸은 자기 딸이지만, 다른 사람은 딸은 다른 사람의 딸인 거잖아요.][윤이서 씨가 친부모님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윤이서 씨의 친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어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