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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이서는 문 밖으로 나와서야 전화를 받았다.

“집에 들어갔어요?”

[음.]

이서는 뒤를 한 번 보았다.

“나도 방금 도착했어요.”

[여보.]

“응?”

[보고 싶어.]

이서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일찍 들어갈 거예요.”

[정말? 당신이 얘기한 거다.]

지환의 목소리가 단번에 숙연해졌다.

[본인 입으로 얘기해놓고 번복하면 안 돼.]

이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 무서운데요? 왜 돌아가면 다시는 못 나올 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까요?”

[자기야, 나 무서워…….]

“뭐가요?”

이서는 이해가 안 되었다. 그리고 지환이 무섭다는 말을 한 건 처음인 듯했다.

지환은 잠시 침묵하다가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여보, 집에 오는 길 기억하지?]

“그럼요.”

이서의 얼굴에 웃음기가 옅어졌다. 그는 지환이 틀림없이 무엇을 알았을 것이라고 느꼈다.

“걱정 마요, 일이 끝나는 대로 갈게요, 나도 당신이 보고 싶어요.”

수화기 너머에서 지환은 더 이상 아무 말이 없었다.

두 사람은 조용히 휴대전화를 들고 서로의 호흡을 들으며 서로의 존재를 느꼈다.

한참이 지나서야 이서는 몸을 곧게 펴고 거실에서 궁금한지 두리번거리는 하은철을 보았다. 그녀는 아쉬워하며 말했다.

“나 가봐야 해요. 당신도 몸 잘 챙겨요.”

수화기 너머에서 지환의 ‘응’ 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이서는 아쉬워하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하은철은 얼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다.

이서가 아무리 불러도 미동도 없었다. 그녀는 그의 눈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하은철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시선은 멍해 있었다. 마치 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이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갑자기 바보라도 되었나?’

하은철은 이서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버벅거리며 말했다.

“그…… 하…… 지환…….”

인내심을 갖고 한참이나 기다리던 이서는 하은철이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는 걸 보고 귀찮은 듯 말했다.

“네 모습을 보니 괜찮은 것 같네. 그럼 난 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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