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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응.”

하은철은 왠지 모르게 갑자기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미안, 요 며칠 병원에만 있다 보니 아무 일도 하지 못했어.”

이서는 놀란 표정으로 하은철을 바라보았다.

“왜?”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네 입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니 신기하고 어색해서.”

이서는 다시 되물었다.

“맞다, 네 작은아빠도 그날 오신대?”

하은철은 침묵했다.

이서는 의아했다.

“안 와?”

‘설마? 할아버지 하관식에도 안 온다고?’

“아니, 아직 확실하지 않대.”

“아무리 바빠도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는 참석해야지.”

하은철은 조급한 듯 일어섰다.

“넌 몰라. 우리…… 우리 관계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이서는 눈을 깜박거렸다.

그녀는 확실히 잘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돌아가신 분의 하관식만큼 중요한 건 없다.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하관식에는 와야지.

“사실, 내 얼굴에 상처도 바로 작은아빠한테 맞아서 생긴 거야.”

이 말을 갑자기 왜 내뱉었는지 모른다. 다만 말을 뱉은 하은철은 본인 스스로도 어리둥절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마음속에 꼭 담아두는 스타일이었다. 정말 막막하고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답답할 때는 지환에게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런데 지환과 한바탕 싸웠으니 앞으로 어떻게 풀어야 할지 답답했는데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이서에게 터놓고 말할 줄은 몰랐다.

느낌이 이상했다.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에게 털어놓는 것 같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와 이서도 친구 사이는 맞다.

다만, 그의 편집증 때문에…….

하은철은 생각할수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서는 오히려 좀 의아해했다.

“네 말인즉슨 네 몸에 있는 상처는 네 작은아빠의 작품이라는 거지?”

‘이건 좀 심했는데?’

‘그래도 내 속은 후련하네.’

“음.”

새로운 소울 메이트를 찾았다고 생각한 하은철은 고통스럽다는 듯 이마에 손을 올렸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한바탕 두들겨 맞았어. 자기의 소중한 걸 빼앗긴 사람처럼. 그런데, 난 그런 적 없거든!”

하은철은 억울했다.

“잘 생각해봐,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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