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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지환은 곧 휴지를 뽑아 이서의 눈물을 닦으면서 달랬다.

“바보처럼 왜 또 울어? 우리 울보…….”

이서는 눈시울을 붉혔다.

“안 울었어요. 눈에 뭐가 들어가서 그만…….”

지환은 실내 환경을 한 번 보았다.

“그래, 그래, 알았어, 눈에 뭐가 들어간 걸로 치자. 자기야, 그나저나 매운 떡볶이 계속 먹을 거야? 먹을 거면 지금 얼른 먹어. 좀 더 지나면 다 퍼질 텐데…….”

이서는 눈물을 닦으며 환하게 웃었다. 곧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응.”

식사를 마친 부부는 아래층에서 텔레비전을 보았다. 둘은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10시가 넘어서야 이서가 일어났다. 위층으로 올라가려던 그녀는 잠깐 고민하다가 곧 지환에게 말을 건넸다.

“지환 씨…….”

“응?”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난 당신이랑 함께 할 거예요.”

무덤덤하게 말을 꺼낸 이서는 왠지 지환 앞에서 선서하는 것 같기도 했다.

지환은 온화하게 이서를 바라보았다. 이서의 말은 지환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의 마음이 삽시간에 안정되었다.

“그래, 빨리 올라가 쉬어.”

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문이 닫히자, 지환 얼굴의 웃음기가 순식간에 싹 걷혔다. 그는 곧 휴대전화를 꺼내 하은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가 연결되었다.

[작은아빠, 무슨 일이세요?]

“어디야?”

[본가에 왔어요.]

며칠 뒤면 할아버지의 하관식이 있을 예정이라 마음이 헛헛했던 하은철은 본가로 돌아가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자 했다.

지환은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작은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이서에게 뭐라고 하셨지?”

[별말씀 없으셨는데요.]

하은철은 어리둥절해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다만 저와 이서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게 일생일대의 한이라고 말했어요. 작은아빠, 뭔 일이에요? 왜 갑자기 이런 걸 물으시죠?]

지환의 몸이 흔들렸다.

그제야 이서가 오늘 밤 보였던 여러 가지 미스터리한 행동들에 대한 합리적인 답을 찾은 것 같았다.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건, 그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아니었다.

하경철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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