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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이서는 전화를 끊고 임하나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이서야, 하하하하, 웃겨 죽겠다. 아까 내가 병원에 엄마 보러 갔다가 누굴 만났는 줄 아니? 하하하하, 하은철! 온몸에 붕대를 꽁꽁 감은 게 난 또 미이라 인줄. 병원 간호사 얘기로는 하씨 집안 어른에게 맞은 거래.]

[하하하, 정말 세상은 공평하다니까.]

[어느 분인지는 몰라도 참말로 현명하신 분이네.]

이서는 문자를 확인하고 답장은 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대신 총알을 막아서인지 몰라도 비록 여전히 하씨 집안과 하은철도 좋아하지 않지만, 하은철은 할아버지의 손자여서 그런지 차마 웃을 수 없었다.

메시지를 확인하고 계속 답장이 없자, 임하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서야, 내가 좀 심했나?]

이서는 채팅창에 뜬 메시지를 보고 멍하니 있다가 반응했다. 입가에 걱정스러운 웃음을 걸치고 있었다.

[아니야, 내 문제야.]

[왜?]

[할아버지가 나 때문에 돌아가셨잖아. 하은철이 이전에 나한테 못된 짓 많이 한 건 맞아. 그러니까 내가 죽도록 미워해야 하는데……. 사람은 참말로 희한한 동물이야. 할아버지가 날 구하고 돌아가셨는데도 과거의 미운 감정은 사라지지 않더라. 물론 감사함도 사라지지 않았어. 그런데 이 두 가지 복잡한 마음이 겹치면서 지금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은철을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씨 집안 사람들도…….]

임하나도 입장 바꿔 생각해보니 마음이 답답해졌다.

[우선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일은 그 때 가서 다시 생각하자.]

이서는 웃었다.

‘그래,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는 거야.’

비록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가장 유감스러운 일이 그녀와 하은철이 함께 있는 것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적어도 하관식을 치르는 동안만이라도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나가서 쇼핑할까?]

임하나는 이서 혼자 집에서 쓸데없는 생각을 할가 봐 걱정이 되었다.

[너 오늘 출근 안 해?]

[괜찮아.]

임하나는 오후에 반차 쓸 예정이었다.

[이렇게 하자. 우리 지환 씨도 같이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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