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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핑계 대지 마요.”

임하나가 쏘아붙였다.

“이곳에 민호일이 있는 걸 알고 있으면서 왜 이서에게 알려주지 않았어요? 출장 간다고 거짓말까지 해야 했어요? 나와 이서는 또 무슨 사단이 난 줄 알고…….”

지환은 이서를 바라보며 사과했다.

“미안해, 여보, 내가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당신…… 당신이…….”

임하나는 그제야 지환을 잘못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민호일은 하경철 죽음을 초래한 장본인이다.

이서는 그 모든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다.

그녀는 아직 민호일의 그늘에서 나오지 못했다.

그런데 민호일과 접촉하는 것은 다시금 사건현장을 떠올리게 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임하나는 그제서야 후회가 되었다.

‘진작 이런 줄 알았으면 이서한테 나오자는 얘기하지 말 걸.’

‘그러면 지환 씨도 만나지 않았을 텐데.’

이서는 미안함을 느끼는 임하나를 한번 보곤 오히려 애써 그녀를 위로했다.

“나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사실 할아버지가 자기 대신 돌아가시면서 민호일이 그녀에게 준 상처는 이미 마음속에 뿌리 깊게 박혔다.

그녀는 민호일에게 다가가 그를 쳐다보았다. 그를 죽여버려도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았다.

“민호일,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 만약 살인이 무죄라면 당신은 이미 나한테 수백 번 죽었을 거야.”

그녀는 말을 하면서 주먹을 힘껏 쥐었다.

그러나 몸은 여전히 부들부들 떨렸다.

그녀는 정말 자신이 한스러웠다.

때로는 민호일을 죽여 버리지 못한 게 한스러웠고, 때로는 그 총알이 왜 그녀의 심장에 명중한 게 아닌지 한스러웠다.

민호일이 ‘우우’ 소리를 내며, 시선은 지환을 흘겨보았다.

‘네 남편이 하은철 둘째 작은아버지다!’

그는 반복해서 같은 말을 뱉었지만, 테이프가 입을 막고 있어 그 진실을 이서에게 전할 수 없었다.

임하나는 더 이상 여기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이서는 괜찮다고 했지만 지금 무리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서야, 우리 먼저 나가자. 여기는 지환 씨에게 맡기고.”

이서가 고개를 돌려 지환을 바라보았다.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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