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46화

“아가씨.”

“은철 씨 입원했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이에요?”

주경모는 가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서의 표정을 보며 떠보듯 물었다.

“모르셨어요?”

이서는 주경모의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네? 제가…… 알아야 하는 건가요?”

“아…… 그런 뜻이 아니라 온 북성시에 도련님이 입원하셨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아가씨만 모르시는 것 같아 저도 좀 의아한 것뿐입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마음 추스린다고 다른 일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요.”

주경모는 이서를 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평생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다.

이서 또한 어렸을 때부터 지켜본 터라 이서에 대해 나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거짓말에 능한 아이는 아니다.

그날 밤에 일어난 일을 정말 모르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주경모는 계속 묻고 싶었지만 두 사람은 어느덧 하경철의 관 앞에 도착했다.

주경모는 문득 하경철의 죽음이 그리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는 따져 묻지 않았다.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다.

“제가 뭐 하면 될까요?”

“하관식의 장소, 시간 등은 이미 풍수사 선생님께 여쭤 보고 모두 준비해 두었습니다.

다만 요 며칠 도련님이 병원에 계셔서 집안일을 돌볼 겨를이 없었습니다.

모래가 하관식인데 아직 식당과 메뉴를 정하지 못했습니다.”

보통 이런 일들은 집안의 여자 주인이 나서서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하도훈의 아내는 일찍이 이혼하고 해외로 나갔다.

전 시아버지인 하경철이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듣고도 애도의 문자 달랑 한 통 보낸 게 전부였다.

게다가 하은철은 아직 미혼이다.

어쨌든 집에는 안주인이 있으면 한다.

“저에게 맡겨요. 제가 할 게요.”

말이 끝나자마자 밖에서 차량 소리가 들려왔다.

곧 하은철이 지팡이를 짚고 절룩거리며 들어왔다.

“왔어?”

그는 애써 눈가의 기쁨을 감추려 했지만 살짝 치켜든 입꼬리가 그를 마음을 들키게 만들었다.

이서는 눈살을 찌푸리며 하은철을 바라보았다.

“다리가 왜 그래?”

“괜찮아. 거의 다 나았어.”

하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