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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주경모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평소에 덜렁대던 도련님이 맞고 나니 정신 차린 건가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예민하지?’

“도련님…….”

하은철의 따져 묻는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주경모는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때 병실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오빠, 어떻게 된 거야? 대체 누가 그랬어?”

울면서 그의 품에 달려드는 윤수정을 보며 하은철은 머리가 아픈 듯 주경모를 쳐다보았다.

주경모는 이 기회를 틈타 얼른 말을 돌렸다.

“도련님, 아가씨가 오셨으니 저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벨을 누르세요.”

하은철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주경모는 슬쩍 먼저 빠져나갔다.

주경모가 나가자, 윤수정은 더욱 거리낌 없이 하은철을 껴안았다.

“오빠, 대체 누가 짓이야?!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팰 수 있지?”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하은철은 짜증스럽게 윤수정을 밀어냈다.

“내가 저번에 말했잖아. 우리 앞으로 그냥 친구 하자고.”

하은철의 말에 윤수정은 곧 울음을 터뜨렸다.

“오빠, 오빠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는데? 혹시 내가 정말 잘못한 거 있어? 알려줘, 내가 꼭 고칠게!”

하은철은 귀를 막고 싶었다. 윤수정의 징징거리는 울음소리가 이렇게 듣기 거북한지 전에는 왜 발견하지 못했을까?

“네 잘못 아니야. 다만 나, 더 이상 할아버지를 실망시켜드릴 수 없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도 내가 이서와 함께하는 걸 보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라고 하셨어. 나 이제 할아버지의 그 한을 풀어 드릴거야. 적어도 하늘 나라에서는 우리가 함께 있는 것을 보게 해드리려고.”

“그게 아니라 설마…….”

윤수정은 억지로 뒤의 말을 뱃속에 삼켰다. 하은철은 할아버지를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녀는 믿지 않았다.

“오빠, 이서 언니가 오빠한테 뭔 말했어?”

그녀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자신을 불쌍하게 보이려고.

하은철은 불편한듯 미간을 찌푸렸다.

예전에 윤수정이 이렇게 말해도 그는 전혀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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