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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고급 와인 바

지환이 막 들어가자 매니저인 듯한 남자가 다가와 열정적으로 물었다.

“혹시 하도훈 사장님 만나러 오셨습니까?”

지환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으로 오세요.

지환은 매니저를 따라 룸에 들어갔다. 룸에서 차와 와인을 시음하는 하도훈을 보았다.

하도훈은 지환을 보자마자 곧 일어섰다.

“왔어?”

지환은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하도훈이 손을 흔들자 매니저가 나갔다. 그제야 입을 열었다.

“너 신분 밝히는 걸 원치 않잖아. 그래서 일부러 여기 골랐다. 괜찮지?”

지환은 앉으며 말했다.

“형님, 저랑 수다 떨려고 보자고 하는 건 아니겠지요?”

하도훈은 호통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역시 똑똑한 사람이랑 놀아야 한다니까. 나도 뜸 들이지 않고 직설적으로 얘기할게. 이틀 뒤면 아버지 하관식인데, 올 수 있겠어?”

지환은 동작을 멈칫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스케줄을 확인해 봐야 합니다.”

“지환아…….”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난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결코 화해했다고 생각 안 해. 아마도 네가 H 국에 오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우리 두 집안은 쭉 연락하지 않고 지냈겠지. 하지만 지환아,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우리 세대에는 원한이 없잖아.

이제 아버지도 가셨으니 윗 세대의 원한을 내려놓고 잘 지내보는 건 어때?

큰아버지한테는 내가 이미 전화해서 물어봤어.

아직도 예전의 일을 내려놓지 못하고 계신 듯하더라. 하관식에 못 온다구나.

뭐…… 이해 못할 바는 아니야.

하지만 네가 국내에 있으면서도 참석하지 않으면 괜히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까 봐…….”

지환은 몸을 뒤로 기대고 하도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형님, 죄송하지만 지금 어떤 확답도 드릴 수 없습니다.”

하도훈은 한숨을 쉬었다.

“지환아, 도대체 뭔 일인지 나에게 말해줄 수 있겠니? 너랑 은철이 좋았잖아?

그런데 어쩌다 갑자기 이렇게 된 거야?”

지환은 고개를 숙이고 일어섰다.

“스케줄이 확정되면 말씀드릴게요.”

하도훈이 일어나기도 전에 지환은 이미 자리를 떴다.

지환의 차가운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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