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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네가 그 분을 본 적은 없지만, 그 분은 이미 너를 여러 번 봤을 수도 있지…….”

임하나는 손가락을 꼽으며 이서에게 세어 주었다.

“너 잘 생각해 봐. 지난번 민호일의 일로 작은아버지가 너를 도왔잖아. 그리고 할아버지 생신 때에서 구세주처럼 나타나서 도와줬지. 너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왜 네 일에 그렇게 관심을 가질까?”

이서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임하나의 말이 일리가 없지 않았다.

이 세상에 이유 없이 좋은 것은 없다.

“그런데, 너도 너무 걱정하지 마. 이틀 뒤에 할아버지의 하관식이 있잖아. 너도 갈 거잖아?

그때 분명히 하은철 작은아버지 볼 수 있을 거야. 그럼, 그 베일에 싸인 신비의 인물이 누군지 살짝 옆 사람에게 물어봐도 되고. 우리가 김칫국 마신 거라면 오히려 다행이지 뭐, 앞으로 좀 조심하면 되니까. 그리고 혹시나 말인데, 혹시나 너에게 정말 관심이 있다면, 지환 씨더러 빨리 회사 그만두라고 해.”

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임하나가 이서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이때 지하실에 있던 지환은 민호일의 얼굴에 있는 테이프를 사정없이 떼어버렸다.

민호일은 살점이 뜯겨져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아아아아아...”

“계속 소리 질러 봐.”

지환은 불을 다시 껐다. 어둠 속에서 그는 라이터를 손에 쥐고, 손가락으로 살살 튕기었다. 그러자 라이터의 부싯돌이 마찰되면서 탁탁 소리가 났다.

그의 강압적인 목소리는 마치 무자비한 조롱과 같았다. 민호일은 마침내 그의 몸부림이 모두 헛수고라는 것을 깨달았다.

“죽일 거면 죽여!”

지환에게 지금까지 시달리다 보니, 죽는 걸 두려워하는 민호일도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었다.

이 끝없는 고통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탁탁.

불빛이 다시 밝아졌다.

지환의 얼굴 옆라인이 비춰졌다.

그러나 이 얼굴은 민호일 눈에는 악마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그는 이전에 외국 사람들에게서 절대로 하지환 만큼은 건드리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다.

이 사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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