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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심소희는 수줍어하며 웃었다.

“현태 오빠도 언니처럼 이렇게 나한테 친절하게 말해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면 네가 앞으로 천천히 현태 씨한테 친절하게 말하는 법 가르쳐주면 되잖아.”

“언니도, 참!”

“됐어, 이제 나가서 일 봐.”

“그럴게요.”

소희는 잔뜩 신이 나서 사무실을 나갔다.

이서는 도저히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세상은 정말 기묘하다.

‘참 세상은 알다가도 모르겠어. 하나는 안정적인 관계가 될까 봐 두려워하고, 소희는 반대로 남자친구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원하고. 두 사람을 반반씩 섞으면 정말 좋겠네.’

이서가 한참 생각하는 와중에 전화벨이 울렸다. 하나였다.

“너 어젯밤에 왜 나한테 메시지 안 보냈어?”

이서가 묻자 하나가 약간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좀 바빴어.]

즉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이서가 다시 물었다.

“어제 이 선생님이 너 바래다준 거잖아, 뭐가 바빴다는 거야?”

하나는 소파에 누워 주방에서 여전히 흥이 남아서 바쁘게 움직이는 상언을 보았다.

[애기는 몰래 엿듣지 마세요.]

이서는 그 순간 뭔가 알아채고 눈을 크게 떴다.

“너, 이 선생님이랑 지금 같이 있는 거야? 아니지? 그치?”

하나의 입가에 엷은 웃음이 걸렸다.

[맞아.]

전화기 속 하나를 옆에 앉혀놓고 이것저것 캐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둘이 어떻게 화해한 거야?”

[No, no, no. 먼저 바로잡을 게 있어. 우린 아직 다시 사이가 좋아진 건 아니고, 그냥 친구인거지.]

이서가 하나를 약올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 분은 사랑도 하시고, 일도 같이 하시는 친구라고?”

[그럼.]

“…….”

이서는 말문이 턱 막혔다.

[상언 씨랑 밤새 이야기했어. 둘 다 이전의 일을 없던 일로 할 수 없는 바에는 그냥 사랑도 하고, 함께 일도 하는 친구 사이가 낫겠다고 결론을 내렸어. 이러다 지치면 그냥 다시 남사친 여사친으로 돌아가는 거지.]

“…….”

하나의 긴 변명에 이서는 더욱 할 말이 없었다.

[자, 이제 다 보고 드렸습니다.]

이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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