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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한참 후에야 지환이 답을 보냈다.

[그래, 이쪽 시간 좀 확인해볼게. 가능한 시간이 나오면 당신한테 알려줄게.]

[알았어요.]

이서는 달콤한 미소를 띤 얼굴로 식사자리로 향했다.

[그럼 저는 식사하러 갑니다, 당신도 일찌감치 저녁 꼭 챙겨먹어요.]

[응.]

지환은 한글자로 답을 보냈다.

하지만 지환의 눈은 이서가 오늘 보내온 문자메시지들을 처음부터 다시 살폈다.

‘교활하고 용의주도한 어르신이 기어코 직접 자기 눈으로 봐야 믿는 거겠지. 내가 이서의 남편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야 아마 이 일에서 손을 뗄 속셈이야. 안그러면 아마 틀림없이 끝까지 파헤칠 사람이지. 하지만 일단 만나면 정체가 드러날텐데.’

하경철을 만나기 전에 이서에게 먼저 자신의 정체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면…….

근데 일단 솔직해지면…….

늘 일관성있고 명확한 지환의 생각이 근래 보기 드물게 혼란스럽다.

지환은 눈을 살짝 감고 손끝으로 가볍게 책상을 두드렸다. 그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

한편 이서가 식사중인 식탁 위.

하경철은 식사시간 내내 은철을 투명인간 취급하고 이서하고만 대화를 나누었다.

“이서야, 좀 더 먹어라. 내내 너 마른 거 봐라. 돌아가서는 신랑한테 맛있는 거 많이 사달라고 해, 알았지?”

“네, 할아버지, 알겠어요. 벌써 여러 번 말씀하셨어요.”

“그랬냐?”

하경철은 젓가락을 들고 말했다.

“내 정신 좀 봐라, 사람이 늙으면 다 이렇게 되는구나. 너는 이런 할애비 싫어하고 피하지 않을 거지?”

이서가 웃으며 말했다.

“어떻게 그러겠어요, 할아버지처럼 이렇게 신경 써주시는 분은 저희 같은 MZ세대들도 다 알아본다구요.”

은철은 이서의 이 말을 듣고 하경철이 자신을 언급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자기 이름은 입도 뻥긋하지 않고 그냥 웃기만 했다.

“그 사람 성격이 꽤 좋아서 아마 안 그럴 거예요.”

이서의 이 말 때문에 하경철은 기분이 한층 더 좋아졌다.

“신랑 성격이 좋아?”

지환 같은 스타일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서워한다. 성격이 좋을 리가 없다. 하경철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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