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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지환은 핸드폰을 꽉 움켜쥐었다.

“너 지금 어디야?”

[북쪽 교외 쪽입니다. 납치범들을 미행 중입니다. 하지만 약을 탄 음식을 먹어서 오래 못 버틸 듯합니다. 빨리 사람 보내주세요.]

임현태의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행여라도 놓칠까 봐 노심초사했다.

[그놈들이 사모님의 소지품도 모두 빼앗아 버렸습니다. 아마도 추적당할까 봐 그런 듯합니다. 일 처리가 깔끔한 것을 보니 훈련받은 프로들입니다.]

지환은 전화를 끊고 뒤돌아 지하실로 갔다.

“당장 임현태 차량 위치 추적해.”

이천은 종종걸음으로 지환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예.”

말하는 사이에 두 사람은 이미 주차장에 도착했다.

지환은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올라탔다.

이천도 꾸물거리지 않고 얼른 차에 올랐다.

지환이 날뛰며 폭주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침착했다.

이천은 어리둥절한 채 물었다.

“회장님.”

지환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말해.”

갑자기 뭘 물어봐야 할지 몰라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사모님이 납치되셨는데 걱정 안 되세요?”

지환은 이천을 흘겨보았다.

이천은 곧 자신이 바보 같은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마 사모님이 납치당할 줄 알고 계셨어요?”

“내가 무슨 점쟁이인 줄 아나?”

지환의 말투는 차가웠다.

이천의 입꼬리가 경직되었다.

‘그럼, 대체 어떻게 이렇듯 침착할 수 있지?’

이천은 궁금해 미칠 거 같았지만 묻기도 뭐해서 입을 꾹 다물었다.

사실 현재 속도도 빠른 편이었다. 다만 이전에는 미친 듯이 밟았기 때문에 오늘은 그전보다는 정상으로 보였다.

……

이서를 납치한 차량은 야산으로 향했다.

황폐된 곳이라 사람은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납치범들은 이서를 산으로 끌고 올라갔다.

거기에는 이서정과 이하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서가 납치된 것을 본 두 사람은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드러났다.

“사모님, 서정 씨!”

조용환은 공손하게 두 사람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윤이서 데려왔습니다.”

이하영은 건초 더미 위에 던져진 이서를 흘겨보며 한마디 했다.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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