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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이천은 이서정 같은 여자를 너무 많이 봤다. 몸을 숙이고 앉은 그는 동정하면서도 차갑게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당분간 이서정 씨는 이곳에서 지내세요. 회사에는 다쳐서 당분간 쉬는 걸로 얘기하라고 할게요. 얌전히 있어요, 이서정 씨.”

이 말을 남기고 이천은 방을 나갔다.

문이 쾅 하고 닫혔다.

서정은 여전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닫힌 방문을 바라보았다.

“아니야, 다 거짓말이야. 어떻게 윤이서가 사모님이야! 내가, 내가…….”

하지만 아무리 처절하게 울어도 들어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휴대폰 벨이 울렸다.

서정이 눈물을 닦으며 전화를 확인하니 낯선 번호였다.

그녀는 전화를 받을 기분이 전혀 아니었다.

그러나 상대방은 끈질기게 전화를 걸었다.

서정은 너무 화가 나서 전화기를 들고 욕설을 퍼부었다.

“미친놈아, 왜 자꾸 전화해. 칼로 확 찔러 죽여버린다!”

“공인이 이렇게까지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난 걸 보니, 윤이서에게 당한 상처가 꽤 큰가 보군요.”

여자의 목소리에, 이 모든 일을 이서가 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는 상대에 서정은 곧바로 이성을 되찾았다.

“누구세요?”

“내가 누군지는 몰라도 돼요. 당신을 하지환의 아내로 만들어줄 사람이라는 것만 알아둬요.”

서정은 비웃었다.

“지금 장난해? M국 갑부인 하지환이 당신 말을 듣겠어?”

“참, 내 말 안 들으면 뭐 당신 말은 들어요? 이서정 씨, 설마 아직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건 아니죠?”

“그게 무슨 소리지?”

“몇 달 전 윤이서와 하지환이 ML국에 웨딩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 당신이 윤이서에게 하지환이 외국에 아내가 있다는 의문의 메시지를 보내 둘 사이를 갈라지게 만들었죠.”

서정은 머릿속이 온통 혼란스러웠다.

“뭐라고요?”

하지만 상대방은 서정의 말을 완전히 무시한 채 말을 이어갔다.

“줄리라는 여배우를 시켜서 일부러 윤이서가 하지환의 혼인을 확인하도록 유도했고요.”

“내가 한 게 아니에요!!!”

그녀는 오늘에서야 지환이 유부남이고 그의 아내가 이서라는 사실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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