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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밥 먹었어? 오늘 음식을 좀 많이 했어.]

그 시각 지환은 집무실에 앉아 부하 직원들의 업무 진행 상황 보고를 듣고 있었다.

어두운 얼굴이 무서웠다.

부하는 떨고 있었고 여러 번 혀를 깨물 뻔했다.

다른 사람들도 감히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이런 분위기가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었다.

모두가 지쳐 있었다.

하필 이때 사무실에서 맑은 딩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누군가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놓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이런 저급한 실수를 하다니,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휴대 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하지 않은 사람을 속으로 저주했다.

그런데 지환이 휴대폰을 확인하는 게 보였다.

“…….”

그들의 마음속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얼어붙은 지환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서 눈알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유일하게 침착했던 이천은 사모님이 보낸 문자 메시지일 거라고 단번에 짐작했다.

예상대로 곧 지환이가 벌떡 일어나며 덤덤하게 말했다.

“오늘 다들 수고했습니다. 이만 퇴근하죠.”

모두들 귀신이라도 본 듯 지환을 쳐다보았다.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나?

그가 마침내 그들의 고생을 알아주다니!

사람들은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릴 뻔했다.

지환은 이미 휴대폰을 챙겨 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환이 나가자 사람들이 이천을 에워쌌다.

“이 비서님, 도련님 왜 저래요?”

이천은 웃으며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좋은 날이니 다들 오늘 밤 제대로 축하합시다.”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별다른 설명도 없이 이천도 재빨리 지환을 따라갔다.

지환의 봄날 같은 환한 얼굴을 바라보며 이천도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이 결혼한 후 많은 게 바뀌었다.

전에는 그 어떤 것도 그의 감정을 건드릴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모님의 손짓 한 번, 눈빛 한 번으로 도련님의 마음을 좌지우지했다.

마침내 희로애락이 있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다.

이런 변화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천은 지금 이런 그의 모습이 좋았다.

……

하씨 저택.

눈을 감은 채 주경모의 보고를 한참 동안 듣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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