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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하지환은 냉정하게 분석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너랑 나는 상황이 달라. 이서와 나는 불확실한 미래를 과감히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있지만, 하나 씨는 그렇지 않아.”

“어렸을 때 가정에서 생긴 트라우마로 인해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 사랑을 믿지 않아. 그런 사람이 어떻게 네 사랑을 받아줄 수 있겠어?”

“너도 예전에는 사랑을 믿지 않았잖아.”

“난 이서가 믿게 만들었지.”

“어떻게 믿게 했는데?”

지환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과 이서는 많은 것을 겪으며, 일련의 사건들이 사슬로 묶인 듯 서로를 더욱 끈끈하게 이어줬다. 하지만 그에게 언제부터 사랑을 믿었느냐고 물으면, 지환은 대답할 수 없었다.

“방법을 똑같이 해도 소용없어. 정말 하나 씨를 믿게 만들고 싶다면, 심리치료를 받아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두려움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밖에 없어. 하지만 치료할 수 있는지, 언제 나을지 알 수 없어. 그러니 친구로서 포기하라는 거야.”

이상언의 두 눈이 서서히 빛을 잃어갔다.

“정말 포기하는 것만이 최선일까?”

지환은 침묵했다.

그는 조언만 해줬을 뿐, 나머지 길은 스스로 걸어가야 했다.

상언은 소파에 앉아 말을 이어갔다.

“근데 포기가 안 돼.”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의학 공부보다 더 좋아했다.

지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상언을 바라보았다.

……

이서정의 아파트.

문밖에서 초인종이 울렸을 때, 서정은 무아지경에 빠져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며칠 전 이천이 집에 데려다준 이후로는 문이 잠겨서 외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매니저가 한 번 보러 왔다가 서둘러 떠난 적이 있었다.

바깥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초인종이 한참 동안 계속 울리고 나서야, 문득 밖에 있는 사람이 이하영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정은 그 정체불명의 사람과 전화 통화를 한 후 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당시 하영은 해외에 있었기 때문에 애타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생기를 잃었던 서정의 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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