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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그 순간, 문이 열리며 하지환이 걸어 들어왔다.

“깼어?”

“어디 갔었어?”

이서는 그제야 지환의 손에 들린 칫솔과 컵을 알아차렸다.

하지환은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

“왜 더 안 자?”

“7시 넘었잖아. 곧 출발해야지.”

지환은 이서에게 칫솔과 컵을 건네며 입을 맞췄다.

처음에는 그저 짧은 입맞춤에 불과했다. 그러나 곧 지환의 입맞춤은 격해지기 시작했고, 이서는 고개를 들어 숨을 들이 마실 수밖에 없었다.

지환은 한참이 흐른 후에야, 이서를 놓아주었다.

이서는 부끄러워하며 지환의 가슴을 두드렸다.

“뽀뽀 귀신이라도 들렸어?”

“응.”

지환이 웃으며 답했다.

이서는 붉어진 얼굴을 감추고 싶었는지, 급히 칫솔과 컵을 챙겨 사무실을 나왔고 세면대로 향했다.

이서가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지환은 의자에 앉아 인수 방안을 훑고 있었다.

이서는 그런 지환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바로 이때, 지환이 차갑게 입을 뗐다.

“당신 사무실 너무 작아. 쉴 곳도 잘 곳도 없잖아.”

만두를 먹던 이서는 지환의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당신, 내가 아직 전과 같은 줄 알아? 다시 여기 발붙일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다행이야.”

“당신…… 윤 씨 가문을 다시 일으키고 싶어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거야?”

이서는 만두를 내려놓고 뾰로통하게 입을 열었다.

“지금의 윤 씨 가문이 예전과는 너무도 다르다는 거, 잘 알아. 지난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아직 멀었어.”

“아냐,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위로할 필요없어. 나는 이미 마음의 준비가 돼 있으니까.”

지환은 미소를 띈 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친 후, 이서는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다행히 회사에 갈아입을 옷이 있었던지라 집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당신 먼저 나가 있으면 안 돼?”

이서는 갈아입을 옷을 손에 든 채, 전혀 움직일 생각이 없는 지환을 향해 입을 열었다.

지환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여보, 난 이미 당신의 피부 결 하나하나를 다 알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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