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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윤이서는 하지환의 손을 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지환의 필사적인 힘을 이겨 낼 방법이 없었다.

지환은 능청스러운 얼굴로 이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보, 그렇지?”

이서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땀이 날 것만 같았다.

“지환 씨!”

“여보…….”

“임현태 씨, 차 세우세요.”

현태가 갓길로 차를 세웠다. 그러자 이서는 문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려, 내려서 먹고 와.”

이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줄리에게 누가 자신을 속이게 한 것인지 묻고 싶은 심정었다.

“여보, 같이 가자.”

이서는 눈썹을 찡그린 채 말했다.

“왜 이렇게 귀찮게 굴어.”

‘이 사람, 언제 이렇게 능글맞아진 거지?’

“네가 날 두고 떠나버리면 어떡해.”

“…….”

지환의 애원에 가까운 눈빛에 이서는 할 말을 잃었고, 지환을 따라 차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 마라탕 가게로 들어섰다. 이미 식사 시간이 지난 터라 가게 안은 한산했다.

가게로 들어서는 두 사람을 본 사장은 친절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뭐 드시고 싶으세요?”

평소에 이런 상황이었다면 모든 결정권은 이서에게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달랐다. 지환이 냉큼 사장의 물음에 답했다.

“마라탕 주세요.”

“…….”

이서는 음식을 주문하는 지환의 얼굴에 왠지 모를 비장함이 감도는 것을 보았다.

이서는 문득 예전에 지환과 함께 바비큐를 먹으러 갔을 때 이상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허허, 지환이 얘는 위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포장마차 음식 같은 건 입도 못 댄다니까요. 별나요, 별나.”

이서는 고개를 들어 길 건너 맞은편을 보았다. 그곳에는 백화점과 여러 개의 식당이 즐비해 있었다. 이서는 지환에게 말했다.

“난 맞은편에 가서 먹고 싶어.”

지환은 이서의 시선을 따라 가게 밖을 바라보았고, 이내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래.”

두 사람은 나란히 길을 건너 맞은편의 식당으로 향했다.

한 시간가량의 식사를 마친 지환이 자리를 일어서며 말했다.

“화장실 다녀올게.”

이서는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보며 지환이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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