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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여보…….”

하지환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운전석의 임현태는 백미러로 보이는 지환의 굽실거리는 모습에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윤이서는 지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일그러진 표정으로 구태우가 보내온 조사 보고서를 읽어 내려갔다.

보고서에 따르면, 며칠 전 느닷없이 나타나 이서가 가진 것을 약탈하려 했던 그 무리가 이하영의 사람들이라 했다.

이하영…….

민예지의 어머니.

이서는 지난날의 기억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지난번 드레스 숍에서 만난 사람들이 바로 하영과 이서정이었다.

민예지가 미쳐버린 것이 비록 이서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할지라도, 민 씨 가문의 원망의 화살이 이서에게 향할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서는 하경수를 만나고 돌아온 후, 줄곧 민 씨 가문이 자신을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서의 예상은 빗나갔고, 민 씨 가문은 그림자는커녕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서도 이 일을 잊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강도 사건의 배후가 민 씨 가문, 그리고 서정이라니.

이서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드레스 숍에서 있었던 일로 인해 서정은 이서에게 앙심을 품었다. 그리고 하영은 예지의 일로 일찍부터 이서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갈아왔다.

같은 목표를 가진 두 사람은 단번에 마음이 맞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서에게 문자를 보내 지환이 해외에 있을 때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흘렸고,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지기를 기다린 것이 틀림없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이서와 지환의 사이가 틀어지지 않자, 재차 불만을 품고 사람을 시켜 그들을 약탈하게 한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이서의 집에 도둑이 들었던 일, 술집에서 만난 그 세 사람과 있었던 일 모두 하영과 서정이 꾸민 짓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이서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핸드폰을 내려놨다.

이서는 사건의 진실에 대한 퍼즐을 풀기 위해 줄리가 필요했다.

이서는 고개를 살짝 기울여 지환을 바라보았다. 지환은 마치 누군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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