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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이서는 줄리의 턱을 들어 올렸다.

“말해봐요, 왜 날 위해 그런 연기를 한 거죠? 그리고 누가 당신한테 그렇게 하라고 시켰어요?”

“몰라요, 난 아무것도 몰라요…….”

줄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서의 구속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턱에서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 힘은, 전혀 여자 같지 않았다.

“이래도, 모르겠어요?”

줄리를 살벌하게 바라보는 이서의 눈빛은 끔찍할 정도로 섬뜩했다.

놀랍게도 줄리는 이서의 몸에서 하지환과 똑같은 무시무시한 기운을 발견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지환을 바라봤다.

이서로부터 한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지환의 눈빛은 차가웠고, 그의 시선은 이서를 쫓고 있었다.

애초에 줄리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마치 그녀를 전혀 모르는 듯한 표정이었다.

‘난 박예솔 친구인데!’

게다가 연극 배우라 외모도, 몸매도 모두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환은 전혀 감흥이 없다니!

화가 치밀어 오기도 전에 턱의 통증이 다시 찾아왔다.

그녀는 숨을 훅 들이켰다.

“말…… 말할게, 말한다고요. 그, 그게…….”

모두의 시선이 줄리에게 쏠렸다.

태연한 지환도 마찬가지였다.

한껏 가라앉은 그의 눈에서 감정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두운 그의 눈가엔 숨길 수 없는 살기가 드러나 있었다.

줄리는 몸을 떨면서도 꿋꿋하게 말했다.

“나, 나는 그 여자 이름이 뭔지도 몰라요. 그냥 나한테 돈 보내고, 시키는 대로 한 것밖에 없어요. 연기도…… 당신한테 했던 말도 전부 그 여자가 시킨 거예요.”

“돈을 보냈다고요?”

이서는 줄리를 놓아주었다.

“계좌번호 확인할 수 있어요?”

“찾아본 적이 없어서 몰라요.”

이천이 문득 나섰다.

“사모님, 제가 확인해 볼게요.”

이서는 노골적인 불신의 눈빛으로 이천을 돌아보았다.

이천은 당황한 듯 코를 슥 만졌다.

“이체 기록은 은행에서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은 그가 가짜를 만들고 싶어도 속일 수 없다는 뜻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던 이서는 일리가 있다는 생각에 이렇게 되물었다.

“얼마나 걸리나요?”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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