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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어릴 때부터 모든 면에서 약간 열등했던 이상언은 하지환이 처음으로 패배하는 것을 보고 기쁨을 금치 못했다.

“불러올 게.”

상언은 그 말을 남긴 후, 윤이서와 임하나를 부르러 갔다.

지환은 상언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눈을 뜨지 않아도 이서에게 자신이 한 일을 다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환은 자신보다 더 안 좋은 처지에 놓여 있는 상언을 위해 이서와 하나의 앞에서 매우 우스꽝스럽게 깨어났다.

지환이 깨어난 것을 본 이서는 걱정하던 마음이 비로소 괜찮아졌다.

두 사람 사이의 장벽도 다시 무너졌다.

이서는 병상 옆에 서서 물었다.

“배고프지 않아요? 뭐라도 좀 먹을래요?”

지환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서를 빤히 바라봤다.

그 눈빛은 맹인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뜨거웠다.

이서는 지환이 환자이니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되 뇌이며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반대로 돌려버리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지환이도 일어났으니 우리도 이제 가자.”

상언은 지환에게 몰래 감사의 표시를 한 뒤 하나를 끌고 병동을 빠져나왔다.

동시에 하나의 몸부림치는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러나 그렇게 강렬하지는 않았다.

‘사실 하나도 그렇게 싫진 않은가 봐.’

이서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들의 소리가 멀어지고 병실이 조용해지자, 문득 이서는 다시 지환과 둘만 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서는 고개를 숙이고 앉아 빛보다 뜨거운 시야를 이마로 느꼈다.

한참이 지나 그녀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었다.

“몸은 어때요?”

“괜찮아.”

“그럼…… 간병인을 찾아볼 게요.”

지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다른 사람의 손이 닿는 건 싫거든.”

“그럼 어떻게 밥을 먹고 일어나고 씻겠어요?”

지환의 시선은 자연스레 이서에게로 향했다.

이서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거절했다.

“전…… 그럴 시간이 없어요.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았거든요.”

지금 회사는 그다지 바쁘지 않았지만 그녀는 지환을 간병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싫은 게 아니라 이렇게 함께 시간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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