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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이서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사설 탐정 쪽도 당황했다. 그는 무의식중에 뒤에 서 있는 이천을 보며 입모양으로 물었다.

“나 의심하는 거 같은데?”

이천은 겉보기에는 태연자약해 보였지만 속으로는 사설 탐정보다 더 긴장했다.

한참 뒤에야 이서가 입을 열었다.

“확실한가요? 20만원?”

[네, 네, 네.]

드디어 회답을 들은 사설탐정은 이서가 번복할까 봐 바로 물었다.

[20만원에 사시겠습니까?]

“네, 거래하시죠.”

이서는 잠시 생각한 후 다시 말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이메일 주소로 보내주세요.”

이서는 자주 쓰지 않는 메일주소를 상대방에게 주었다.

사설탐정은 기분 좋게 전화를 끊고 이천에게 말했다.

“나를 못 믿는 거 같은데?”

이천은 그를 흘겨보았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빨리 자료들 보내.”

“네, 네, 저 그럼 일전에 얘기했던 2천만원은……?”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핸드폰에서 입금 안내 문자가 떴다.

사설탐정은 숫자 뒤의 0이 몇 개인지 여러 번 확인하고 나서야 웃으며 말했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이런 좋은 일이 있으면 부디 저를 찾아주세요. 감사합니다.”

“천만에. 고마워할 거면 우리 그 괴짜 회장님한테도 고마워해야지.”

회사로 돌아온 이천은 회장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회장님, 서류는 이미 사모님께 잘 전달해 드렸습니다.”

그는 나름 뿌듯했다.

“사모님은 절대 회장님이 뒤에서 움직이는 지 눈치채지 못할 겁니다.”

지환은 눈을 들어 느긋하게 이천을 바라보았다.

지환의 쳐다보는 눈빛에 이천은 두피가 찌릿찌릿했다.

“회장님, 왜 그러세요?”

그는 돌아오면 꽃과 박수가 기다릴 줄 알았다.

근데…… 김칫국을 제대로 마신 것 같았다.

지환은 태블릿을 이천에게 건네주었다.

태블릿은 확인한 이천은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연예부 기사였다.

보도에 따르면, 소지엽과 윤이서가 비밀리에 결혼을 했고, 함께 로맨틱한 저녁식사를 하며 달콤한 신혼을 즐긴다는 것이었다. 기자는 친절하게 두 사람의 사진도 함께 첨부하여 기사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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