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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촬영현장.

야간 촬영은 여자 배우들이 가장 꺼리는 일 중에 하나이다.

밤샘 촬영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피부가 민감한 배우에게는 특히 골치 아픈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서정은 더는 밤샘 촬영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오늘처럼 야간 촬영이 있는 날에는, 제작진이 가장 좋은 분장실과 함께 친절하게 간이 침대까지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하씨 집안 사람은 대우가 다르긴 다르구나!’

“이서정의 잘난 척하는 낯짝 제발 좀 안 봤으면 좋겠다!”

스태프들은 찬바람 속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불평 불만을 털어놓았다.

“성괴 얼굴에 연기도 별로인데다, 평소에 우리를 괴롭히는 건 그렇다 쳐, 촬영할 때 맡은 바 역할이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휴, 결혼했으면 연예계 은퇴하고 결혼생활에나 집중할 것이지 사모님이 무슨 연기를 한다고?!”

“쉿!”

옆에 있던 사람이 긴장한 듯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잘리고 싶어? 잊었어? 지난번에 물이 차갑다는 얘기를 안 들어줬다고 여러 명 해고했잖아.

어쩌겠어? 지금은 그쪽이 실세이니까 참아야지.”

두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입구에서 갑자기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두 사람도 슬쩍 보고 깜짝 놀랐다.

감독도 방문자를 확인하고는 손에 든 스피커를 내려놓고 황급히 달려갔다.

“아이고, 사모님, 어떻게 여기까지…… 귀한 걸음하셨습니까?”

눈앞의 사람은 민호일의 아내인 이하영이었다.

재벌집 사모님은 이하영은 평소에는 카드놀이나 하고 피부 관리나 받고, 오늘처럼 외출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이하영은 감독은 안중에도 없는듯 본체만체하며 목을 빳빳이 세우고 물었다.

“이서정 씨 어딨어요? 나 이서정 씨 만나러 왔는데……!”

감독은 얼른 사람을 시켜 이서정을 불러오게 했다.

분장실 입구에서 이서정의 매니저는 화가 나서 심부름 간 스태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목소리를 깔았다.

“우리 배우님이 쉬고 있는데, 귀찮게 했다가, 너희들 뒷감당할 수 있겠어?”

스태프는 난처한 듯 말했다.

“민회장님 부인이 오셨습니다.”

매니저는 순식간에 낯빛이 바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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