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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이서는 지환 주변의 기압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지환이, 하씨 집안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 게 싫어서 그런 줄 알고, 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

“할아버지께서 지금까지 나를 많이 예뻐하시고 잘해주셨어요. 어쨌던 할아버지 초대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미안해요.”

지환은 웃으며 손끝으로 이서의 머리카락을 넘겼다.

“나 화난 거 아닌데? 다만 자기가 이미 나랑 결혼했음에도 어르신이 여전히 너를 이렇게 아끼는 거, 좀 이상하다는 생각 들지 않아?”

이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비로소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나도 궁금하긴 해요. 나에 대한 할아버지 사랑은 무조건적인 총애였어요. 뭐라고 해야 하지? 혈연을 초월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할아버지가 나에게 이렇게 잘해 주는 건, 혹시 내가 그의 어느 일찍 돌아가신 후배와 닮아서일까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그 사랑을 자기한테 전가한 건가?’

지환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기성세대의 지난 일에 대해 탐구할 의욕도 없었다.

‘하지만, 너무 심하면…….’

“글쎄……. 내일 저녁에 한 번 잘 물어봐.”

“응.”

이서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임현태의 일이 생각났지만 굳이 지환에게 말하지 않았다.

지환은 평소에 매우 바쁜 사람이다. 게다가 임현태의 일은 그가 도와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녀는 스스로 방법을 강구하여 알아보려고 마음먹었다.

이튿날 퇴근 후, 이서는 하경철이 말한 그 온천 리조트에 도착했다.

주경모는 이서를 전통 일본식 룸으로 데려갔다.

“할아버지, 먼저 오셨네요. 많이 기다리셨죠?”

이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문을 밀고 들어갔다.

룸 안에 하경철 외에 하은철도 함께 있었다.

하은철을 본 이서의 얼굴이 부자연스러웠다.

하은철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안색은 별로 좋지 않았다.

하경철은 상황을 살피고는 두 사람의 표정을 무시한 채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이서, 왔어? 자, 잠깐 쉬면서 차 한 잔 마시고, 있다가 온천에 들어가자.”

“네.”

이서는 하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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