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62화

작가: 시해나
심씨 가문의 고택.

하은철은 물론이며 소희도 나타나지 않았다.

홀 안의 많은 사람은 이미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5분이 훨씬 지났는데, 소희는 왜 아직이야?”

하나가 초조하게 말했다.

“설마 사고가 난 건 아니겠지?”

이서의 눈빛이 심씨 가문 사람들을 스쳐 지나갔다.

소희가 질질 끌면서 나타나지 않자, 어떤 사람은 초조한 표정을, 또 어떤 사람은 고소한 표정을, 나머지는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

바로 이때, 심씨 가문 테이블에 앉아 있던 심유인과 강경숙이 메인 테이블로 걸어갔다.

심근영의 곁으로 다가간 심유인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삼촌, 소희는 왜 아직이에요? 혹시...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에요?”

이서의 시선이 단번에 심유인에게 떨어졌다.

그녀가 화장실에서 들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심유인이었다!

이지숙이 2층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올라가 볼까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강경숙이 이지숙을 진정시켰다.

“형님, 형님은 소희의 엄마잖아요. 그런데 왜 직접 찾으러 간다는 거예요?”

“소희 말이에요... 우리가 실수로 자기를 잃어버린 걸 원망해서, 일부러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우리 심씨 가문을 곤란하게 하려는 건 아닐까요?”

“우리 소희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이지숙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딸을 지키려 했다.

하지만 강경숙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게 아니라면, 왜 아직도 내려오지 않는 거죠? 그리고, 아직도 형님을 ‘엄마’라고 부르지 않잖아요. 계속 ‘아주머니’라고 부르던걸요...”

하나는 더 이상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

“풉, 사모님은 상대가 누구든 쉽게 부모라고 부를 수 있는 분이신가 봐요.”

강경숙의 시선이 이서와 하나에게 향했다.

오늘 같은 날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이서의 사람에게 모욕당했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

“누군가 했는데, 소희의 친구였군요?!”

강경숙은 일부러 ‘친구’라는 두 글자를 강조했는데, 다른 사람이 소희와 이서의 관계를 모를까 봐 걱정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163화

    강경숙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들었으면 어떠니? 증거가 없는걸. 흥, 그리고 윤이서가 심소희의 드레스가 되어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2층을 힐끗 바라본 심유인은 소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엄마 말씀이 맞아요. 윤이서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드레스를 마련할 수 없었을 거예요. 윤이서가 처음부터 모든 걸 계산하지 않았다면요.” 두 사람이 득의양양할 즈음, 2층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2층으로 향했다.곧이어 천천히 걸어 나오는 소희의 모습이 보이자, 심유인의 얼굴에도 득의양양한 기색이 만연해졌다. 하지만 곧이어 표정이 굳어졌다.그 이유는...소희가 입은 드레스가 이전에 가게에서 고른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어떻게...”심유인이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강경숙은 그녀가 겪은 일보다 더 많은 일을 겪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곧 침착함을 되찾고 심유인의 손을 잡았다.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하니, 좀 진정하는 게 좋겠구나. 심소희가 아니라, 네가 망신당하는 수가 있어.” 심유인은 그제야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았다.그녀는 서둘러 얼굴에 드러난 감정을 감추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소희를 보자 하니, 눈동자에 어쩔 수 없는 질투가 번지기 시작했다. 소희는 이서의 곁에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은 덕에 자신의 기질에 아주 잘 어울리는 드레스를 골랐다. 그녀는 아주 우아하고 대범한 모습, 그 자체였다. 비록 심씨 가문에서 자라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부유한 집안의 품위와 기품이 느껴졌다. 또한 미인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편안한 이목구비를 가진 사람이었다.오래 보면 볼수록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현장에는 소희에게 남자 친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였기에, 모두가 그녀만을 바라보았다. 심씨 가문의 아가씨가 이런 외모의 소유자라는 사실은 뭇 남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그리고 다른 부유한 사모님들도 소희의 세련된 몸짓과 행동에 상당히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164화

    모두가 존중하는 심근영이 나섰으니, 사람들은 함께 술을 마시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광경을 본 심유인과 강경숙은 화를 내는 걸로도 모자라 피를 토할 뻔했다.연회가 중반을 지나고, 소희가 나가는 모습을 본 심유인과 강경숙은 눈빛을 교환한 뒤, 그녀의 뒤를 따라 나갔다. 소희는 정원에 선 채 달을 감상하고 있었다. 심유인은 주먹을 꽉 쥔 채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소희야, 너 정말 감상적이구나? 여기서 달을 감상하고 있다니.” 소희는 잔을 든 채 천천히 몸을 돌렸고, 미소를 지은 채 심유인을 바라보았다.“누가 달을 감상했다고 그래요? 저는 여기서 언니를 기다린 거예요.” 심유인의 안색이 변했다.“나를 기다렸다고?”“그래요, 제 드레스가 왜 망가지지 않은 건지 궁금해 죽을 것 같지 않아요?” “소희야,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소희는 잔에 든 주스를 심유인의 얼굴에 흩뿌렸다. 심유인이-은 곧바로 펄쩍 뛰며 말했다.“심소희, 이게 무슨 정신 나간 짓이야?!” “정신 나간 짓이요?”소희가 차가운 눈빛으로 심유인을 바라보았다.“모든 사람이 다 나올 때까지 소리쳐 보세요. 그때가 되면 언니가 저를 곤란하게 하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낱낱이 이야기할 테니까요!” 심유인이 얼굴에 묻은 주스를 한 번 닦고 매서운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다.“너, 증거 없잖아. 증가가 있었으면 진작에 삼촌한테 고자질했겠지? 그리고, 사람들이 너랑 나 중에서 누구의 말을 믿어줄까? 한때 윤이서의 유능한 조수였던 너일까, 아니면 어릴 때부터 심씨 가문에서 자란 나일까?”소희가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증거가 없다고 생각해요? 증거가 없었으면 미리 똑같은 드레스 두 벌을 준비할 수 있었겠어요?” 드레스에 관해 말하자, 심유인의 눈동자에 당황스러움이 스쳤다.“네 드레스, 대체 어떻게 된 거야?”소희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인정하시네요!” 심유인은 당황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무슨 헛소리야?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165화

    하은철은 이미 마음속에 답이 있었지, 그 답을 믿고 싶지 않았다.“이서 때문이에요?”“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이서를 위해서라면, 결과 따위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겁니까?” 하은철은 죽을힘을 다해 주먹을 쥐었다.“허! 하지환, 이서가 처음부터 좋아한 사람이 나였다면, 지금쯤 미친X은 네가 됐을 거야!” “글쎄, 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해, 네가 평생 이서를 다치게 할 수 없다는 거!” 하은철은 깊은숨을 들이마셨지만, 가슴속에 끓어오르는 답답함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그는 매섭게 두 눈을 감았고, 한참이 지나서야 눈을 뜨고 말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 이건 내가 제안한 내기야. 즉, 이 내기에서 죽게 되더라도 원망이나 후회는 없을 거란 뜻이지. 하씨 가문도 널 탓하지 않을 거야.” 지환이 말했다.“그럼 생사 계약을 맺자.”“네 부하를 시켜.”하은철이 대답했다.몇 분 후, 생사 계약서가 도착했다.계약서를 한 번 훑어본 하은철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서명했다.본인이 주동적으로 제안한 내기에 서명하지 않을 리는 없으니 말이다. 다만, 패배한다면 정말 죽을 수도 있었다. ‘나는 이 내기에 목숨을 걸었어. 모든 걸... 하늘에 뜻에 맡겨야겠군.’서명을 마친 지환이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먼저 골라.” 이번 내기는 아주 간단한 것이었다.바로 레이싱.먼저 산꼭대기에 도달한 사람이 이서의 천생연분임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하은철은 두 대의 차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로 지환과 약속한 바 있었다.즉,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상대가 결승선 방향으로 돌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이것은 그와 지환의 생사가 걸린 내기인 것이었다. “하지환.”하은철이 이미 부서진 팔을 휘저었다.“난 너랑 비등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야. 게다가 지금은 오른손마저 움직일 수 없잖아? 이왕 이렇게 된 거, 더 자극적으로 놀아보는 건 어때?”지환은 하은철을 쳐다보았으나, 그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166화

    앞줄의 두 운전자는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본인의 보스가 아니라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모두 소박한 바람을 품고, 자신의 차가 먼저 정상에 도착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뒷좌석에 앉은 두 사람은 아주 평온해 보였고, 지환은 특히 그러했다. 끊임없이 뒤로 지나가는 풍경을 보던 그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그것은 바로 어서 돌아가 이서를 만나는 것. 바로 이때, 앞으로 나아 차가 무언가에 세게 부딪혔다.지환이 창밖을 바라보자, 하은철의 차가 보였다.그의 차를 들이받은 하은철의 차는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잽싸게 나아갔다. 앞줄에서 이민재의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괘씸합니다, 하 사장님! 어서 쫓아가겠습니다!” “그래요.”지환이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사람은 극도로 긴장한 상황에서는 한눈을 팔 수 없는 법이었다. 이민재는 뒷좌석의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속페달을 더욱 거세게 밟으며 미친 듯이 앞차를 쫓았다. 이민재의 운전 솜씨는 꽤 훌륭했으나, 아쉽게도 그의 상대는 치타였다.치타는 어둠의 세력 조직원 중 운전 기술이 가장 좋은 사람이었다. 안목이 뛰어난 하은철이 단번에 최강을 고른 것이었다. 순간, 지환의 시선이 눈앞의 가림막으로 향했는데, 그 가림막을 통해 앞좌석의 운전자를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그가 선택한 이민재의 실력도 상당했다. 이미 치타에게 한 번 부딪혔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뒤를 쫓을 수 있다는 것은 완전히 뒤처지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민재에게 내기를 완전히 맡기면 패배할 것이었다.“핸들을 넘겨요!”지환은 가림막을 내리고 날렵하게 앞줄로 들어갔다.이민재는 놀라 손이 미끄러졌고, 차량이 한 방향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곧 가드레일에 부딪힐 듯하자, 지환이 핸들을 덥석 잡았다.“죽기 싫으면 뒤로 꺼져!” 겁에 질린 이민재는 벌벌 떨다가 1분이 지나서야 허둥지둥 뒷좌석으로 기어갔다.그는 뒷좌석에 앉아서도 혼비백산할 뿐이었다.하지만 이민재를 가장 놀라게 한 것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167화

    지환은 정신을 집중하여 뒤차가 자신을 따라잡을 수 없도록 죽어라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하지만...”이민재가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웃으며 말했다.“당신의 부하도 대단한 사람이잖아? 그 사람이 당신을 어떻게 죽일지 궁금하군.”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차가 지환의 차를 들이받았다.죽을힘을 다한 매서운 일격. 지환의 차가 몇 미터나 튕겨 나갔다. 만약 지환이 핸들을 힘껏 움켜쥐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가드레일 밖으로 날아갔을 것이었다.뒷좌석에 앉은 이민재가 이 광경을 보고 웃기 시작했다.“하하, 정말 빠르구나!” 지환은 그를 흘겨보았지만, 어떠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이민재가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당신, 왜 나를 해치지 않지?”“하은철이 어떻게 죽는지 너한테 똑똑히 보여주고 싶어서.” 이민재는 다시 조수석을 끌어안았다.“당신은 앞에 있고, 하 사장님은 뒤에 있어. 행동할 공간으로 따지면, 하 사장님이 당신보다 많지 않나?” 지환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잠시 후, 그는 가속페달을 밟아 단번에 두 차의 거리를 떨어뜨렸고 멋진 곡선을 그리며 뒤로 후진하기 시작했다.고개를 돌린 이민재는 점점 가까워지는 뒤차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놀란 그는 잽싸게 눈을 감았으나, 귓가에 ‘펑’하는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차 안에는 짧은 흔들림 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이민재가 황급히 뒤차를 살폈다. 그 차는 충격을 받았는지 몇 미터 떨어져 나가서 멈춘 상황이었다.이민재는 얼른 주위의 상황을 살폈는데, 그제야 지환의 차도 멈췄다는 것을 깨달았다.엔진 소리가 너무 커서 차가 아직도 움직이고 있다는 착각이 든 것이었다. 조용히 대치하는 두 대의 차는 두 마리의 야수와 같은 모습이었다. 아직 절반이나 남은 산길을 본 이민재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정상에 도착하기도 전에 여기서 죽는 건 아니겠지?’ 잠시 후, 뒤차가 이곳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이민재는 또 한 번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 ‘아니야, 지금 이 순간이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168화

    심씨 가문 고택.“조급해 죽겠어. 파티가 곧 끝날 텐데, 형부랑 이 선생님은 왜 아직인 거지?”하나가 입구 방향을 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불평을 늘어놓았다. “윤 대표님!”익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서와 하나가 뒤돌아보니 소희의 모습이 보였다. 흥분한 하나가 앞으로 나아가 인사하려 했지만, 이서가 저지하고 나섰다. “심소희 씨가 심씨 가문으로 되돌아가신 걸 축하드립니다.” 술잔을 든 이서가 소희와 멀리 떨어져 경축했다. 하나도 이곳이 공공장소라는 것을 의식했는데, 무수한 눈이 그들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들과 소희의 관계는 이제 예전과 같지 않았다. “오늘 저녁 일에 대해 윤 대표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만약 윤 대표님께서 똑같은 드레스를 가지고 오지 않으셨다면, 심유인 언니가 아닌 제가 크나큰 추태를 부릴 뻔했으니까요.” 그녀에게 주스를 맞은 심유인은 소희가 똑같은 드레스를 한 벌 더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 고용인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홀연히 자리를 떠났고, 더 이상 그녀에게 시비를 걸지 않았다. “윤 대표님,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예상하셨나 보군요.” “이런 일을 예상했다기보다는... 지난번에 백화점에서 만났을 때, 그분들이 고의로 소희 씨를 난처하게 하는 걸 보고는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 생각했을 뿐이에요. 그래서 소희 씨랑 같은 드레스를 구매한 거고요.” 그들은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나,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어서 겉으로는 예의상 사교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이 좋은 친구였음은 추호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소희는 두 눈에 차오르는 눈물을 간신히 눌렀다.“심씨 가문으로 돌아왔는데도 여전히 윤 대표님을 걱정시키다니요.” “이제 막 심씨 가문으로 돌아갔으니 대응하기 벅찬 건 당연해요. 하지만 앞으로는 오늘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다만, 심유인 씨와 강 여사님은 반드시 조심해야 해요.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거든요.” 이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소희를 바라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169화

    소희는 이내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 걸어 나갔다.하나가 이서에게 물었다.“우리도 가볼까?” “당연하지, 왜 안 가?”이서가 대답했다.그녀는 강경숙이 늘 나쁜 속셈을 품고 있다고 생각했다.‘이 일도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거야.’“그럼 가자!”하나는 이서를 끌고 사람들을 따라 나섰다.입구에 도착한 하나는 입구에 서 있는 사람을 똑똑히 보고는 안색이 변했다. “저 사람이라고?” 입구에는 두 사람이 서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은 하나도 아는 사람이었다.그녀는 바로... 소희에게 죽어라 돈을 구걸하던 정인화였다!“아, 이제는 소희를 키워준 엄마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정인화의 곁에는 스무 살 정도의 젊은이가 서 있었는데, 그녀의 추측이 맞다면 소희의 동생인 심태윤일 것이었다. “누구세요?”강경숙은 두 사람을 보자마자 눈동자에 서렸던 흥분을 거두었다. ‘일부러 늦은 하은철일 줄 알았는데, 평범해 보이는 두 사람이라니.’ 태윤이 소희를 향해 다가갔다.“누나.” 이 목소리는 이전에 소희가 윤씨 그룹에 있을 때 겪은 일을 떠올리게 했다. 정인화 모자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눈빛이 순식간에 변했다. “오, 이분들이 네 양어머니와 동생이구나.”심근영이 가장 빠르게 반응했고, 웃으며 말했다.“오신 김에 들어와서 함께 식사하시죠.” “잠시만요, 우리는 밥을 먹으러 온 게 아니라고요.”심근영의 앞으로 다가간 정인화가 알랑거리는 미소를 지었다.“그쪽이 소희의 친아버지?” “예.”심근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대단한 가문이라고 들었는데, 어쩜 이렇게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거죠? 딸을 인정하는 큰 행사에 우리를 부르지 않다니요. 물론 내가 소희를 낳은 건 아니지만, 내가 키우지 않았다면 당신 가족이 오늘 다 함께 모일 수 있었을까요?” 소희가 말했다.“또 돈을 원하시는 거예요?”민낯이 낱낱이 밝혀진 정인화는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미소를 지었다.“내가 딸을 파는 것처럼 이야기하는구나.”“소희야, 이렇게 큰 경사를 알리지 않다니... 내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170화

    이지숙은 이 말을 듣고 얼른 소희의 팔을 잡아당겼다.“소희야, 그러지 마. 그래도 널 20년 넘게 키워주신 분이잖니...”“키워줘요? 허, 그렇죠. 20년 넘게 키웠지만, 지난달에는 좋은 가격에 저를 팔아넘기려 했어요. 윤 대표님이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지금쯤 제 명성은 엉망이 되었을 거라고요!”“좋아요, 지난번 2억은 다 쓴 모양인데, 이번에는 또 얼마를 뜯어내시려고요?” 소희는 더 이상 그들과 어떠한 정도 나누고 싶지 않았다.정과 같은 것은 아끼는 사람에게 쏟아야 하지 않겠는가.정인화처럼 돈에 눈이 먼 사람에게 정과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었다. 정인화가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너...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2억을 가져갔다고 그래? 소희야, 지난번 일 때문에 화가 난 건 이해하지만, 나도 너무 혼란스럽구나. 후에 내가 직접 나서서 해명하지 않았니?” “왜 직접 해명했는지는 본인이 더 잘 알겠죠.”“어쨌든, 절대로 못 들어가요!” 정인화는 말문이 막혔다.바로 이때, 줄곧 입을 열지 않던 심태윤이 말했다. “누나.”그는 대학생이기 때문에 정인화처럼 거칠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기적이라는 점은 대를 이은 듯했다.“엄마한테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엄마도 이제 50세가 넘어서 가끔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단 말이야. 하지만 모든 건 다 누나의 행복을 위한 거였어.” “누나가 심씨 가문의 아가씨라는 걸 알게 된 후에도 누나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만 하신 분이야. 그래서 아빠와 나의 만류에도 여기까지 찾아오신 거고.” “아빠도 그러시더라.” “몸이 아파서 직접 갈 수 없으니, 나더러 학교가 아닌 여기로 가야 한다고!” “우리 가족이 이러는 게 누나를 위한 게 아니면 뭔데?” 소희가 콧방귀를 뀌었다.‘조금이라도 늦으면 돈을 못 받을까 봐 걱정된 거겠지.’ “날 그 정도로 생각해 줬다니 고맙네. 하지만 내 생각은 변하지 않아. 두 사람은 절대 심씨 가문 고택으로 들어올 수 없어! 심씨 가문이 나를 내치지 않는다면 말이야!

최신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8화

    지환과 이서는 곧 하도훈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을 보는 하도훈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그래, 너희가 이겼어!” 겨우 이 말을 내뱉는 하도훈은 이미 온 힘을 다 쓴 듯했다.“원래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환은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말했지만, 하도훈은 지환의 말에 흥분하기 시작했다.“허.”“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고? 네가 윤이서와 급히 결혼하지만 않았더라면, 은철이가 이 세상을 떠날 일은 없었을 거야!” “모든 비극은 너희들 때문에 일어난 거라고!” 하도훈이 여전히 고집을 부리며 잘못을 깨닫지 않자, 이서는 더 이상 하도훈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 이서의 눈빛을 마주한 지환이 고개를 끄덕인 후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하도훈을 바라보았다.“형님이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하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이런 상황에서 알려줄 게 있다니, 두 사람한테 아이라도 있다는 건가?” “우리의 아이가 아니라, 형님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지환이 먹구름처럼 어두운 눈동자로 하도훈을 응시하자, 불길한 예감을 느낀 하도훈이 곧장 몸을 일으켜 지환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지환은 그저 묵묵하게 하도훈을 응시할 뿐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닙니다.” “뭐, 뭐라고?”하도훈이 벼락을 맞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자, 지환은 한 번 더 입을 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니라고요.”하도훈은 급기야 고개를 저으며 ‘하하’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하하하,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하지환, 내가 그 말에 속을 줄 알고?! 하하, 나는 절대 그 말에 속지 않을 거야!” 지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도훈의 손을 뿌리쳤고, 광기 어린 하도훈을 차갑게 응시했다.“그 여자는 형님을 만나기 전부터 임신 중이었습니다.”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이서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하도훈은 정말 그 여자를 믿었던 걸까요?” 고개를 돌려 이서를 바라보는 지환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7화

    “정말이란다. 내가 왜 이런 일로 널 속이겠니?!” “정말 잘 됐어! 스웨이 여사도 이제야 소원을 하나 이룬 셈이니까!”배미희가 말했다.이서는 병실 입구까지 걸어온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이 결과에 놀란 하이먼 스웨이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이서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이서는 붉은 입술을 움찔거렸으나, 어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흘렸다.잠시 후, 이제야 서로를 마주하게 된 모녀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눈물 속에 있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배미희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이서야, 엄마라고 불러보렴.” 이서는 이전에도 하이먼 스웨이를 ‘엄마’라고 부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하이먼 스웨이가 친엄마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저 하이먼 스웨이가 자신을 다정하게 챙겨주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엄마’라는 호칭은 아주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이서는 여러 번 시도한 후에야 온몸을 떨며 말했다.“엄, 엄마...”이서의 눈에서 하염없는 눈물이 터져 나오자,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가... 드디어 널 찾았구나.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앞으론 엄마가 널 지켜줄게.”“엄마... 엉엉...”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한 이서는 그동안의 모든 억울함을 다 토해내는 듯했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묵묵히 눈물을 흘렸다.잠시 후, 병실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지환을 본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놓아주며 지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어서 오렴.” 지환은 서서히 하이먼 스웨이에게 다가갔고, 하이먼 스웨이는 지환의 손을 이서의 손 위에 올려 두었다.“이서야, 하 서방은 누구보다 널 잘 아는 사람이야. 하 서방이야말로 너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지.” “하 서방한테 널 맡길 수 있다면... 엄마는 얼마든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그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6화

    이서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환은 몸에 난 상처로 인해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서가 고개를 숙여 지환과 입을 맞추며 짜릿한 감각을 느끼기도 전에, 하나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우리가 올 타이밍이 아니었던 것 같네?” 이서는 하마터면 놀라 넘어질 뻔했는데, 눈치 빠른 소희가 이서를 붙잡았다.이서가 다소 원망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나를 바라보자, 하나는 깔깔거리며 가지고 온 건강식품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이내 상언과 지환은 그날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서는 하나와 소희를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두 사람, 화해한 거야?” 병실을 나서자마자, 하나가 호기심과 가십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나가 기뻐하며 이서의 어깨를 두드렸다.“잘 생각했어. 형부가 신분을 속이긴 했지만, 형부가 널 사랑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 아마 하은철은 형부의 반도 못 따라올 거야!” “근데 대체 언제까지 형부랑 그 쓰레기를 비교할 생각이야?”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이랑 비교해야 한단 말이야. 아니다,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낫지 않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과거를 내려놓고 지환 씨와 다시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이 말을 끝으로 한숨을 내쉬던 이서의 표정이 다소 엄숙해졌다.“그러는 너는? 너는 상언 오빠랑 어떻게 됐어?’그동안 이서는 하나와 상언의 일을 잘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우리는...”하나가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꽤 괜찮아.” “뭐가 괜찮은데?” 소희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가와 묻자, 하나가 다소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결정했어, 그 사람을 내 영원한 남자 친구로 만들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평생 이 선생님과 함께 할 생각이야. 물론 이 선생님이 원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겠지만 말이야.” “아, 이제야 알겠다!” 이서가 말했다.“네 마음속 상언 오빠의 지위가 상승하긴 했지만, 아직 남편이 될 자격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5화

    이서가 이곳에서 죽을 각오를 하던 그 순간,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바람이 크게 일었다. 사람들은 그 위력에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서는 어렴풋이 자기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가 선회하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이서가 다시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병상 위에 누운 상태였고, 곁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있었다. 이서가 깨어나는 것을 본 두 사람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이서야, 좀 괜찮니?” “... 네.”이서는 간신히 대답한 후 긴장한 표정으로 배미희의 손을 잡았다.“엄마, 지환 씨는요?” “무사해.”배미희가 자기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다른 병실에 있는데, 아직 의식을 찾진 못했단다.” “지환 씨한테 가보고 싶어요.” 이서가 눈물을 머금고 배미희를 바라보자, 배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언에게 이서를 옆 병실로 안내해달라고 했다. 잠시 후, 침대에 누운 지환을 본 순간, 이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괜찮을 거예요. 조금만 있으면 깨어날 수 있을 거고요.”그 순간, 병실 안에 듣기 좋은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서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조금 떨어진 창가에 멋지게 걸터앉은 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그 여자는 아래로 떨어질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당신은...” “그 사람이 누구든 신경 쓰지 마세요.”갑자기 나타난 어둠이 호리병이 이서를 가로막으며 보물을 자랑하듯 말했다.“윤이서 씨, 나한테 고마워해야 할 겁니다!” 이서는 호기심에 어린 눈빛으로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는데, 어둠의 호리병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 콜록콜록, 두 사람은 여기로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윤이서 씨와 하 대표님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났을 겁니다.” “헬리콥터를 동원한 것도 당신들이었나요?”“맞아요, 우리가 하도훈이 데려온 사람들을 모두 해치웠고, 하지호와 박예솔까지 해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4화

    지환과 이서는 숨을 돌리기도 전에 더욱 맹렬한 공격을 받아야만 했는데, 다크웹 고수들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라 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는 곳마다 파멸로 이끌었으니 말이다.이서는 바깥 상황을 보면서 많은 걱정에 휩싸였다. “어둠의 호리병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죠? 설마... 우리를 속인 건 아니겠죠?”지환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럴 리 없어. 그 바닥 사람들은 의리를 아주 중요시하거든.”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데려오겠다고 약속한 이상, 어둠의 호리병은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킬 거야.”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차에 이서를 태웠다. “너는 우선 여길 떠나.”이서는 지환의 말 속에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고, 지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여길 떠나라니요?” 지환이 말했다.“하지호는 이미 모든 수를 동원했어. 그 자식들이 여기로 올지도 모르니까 너는 지금 당장 여길 떠나야 해!” 하지만 이서는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가정법원에 가서 새로운 정보를 등록하지도 않았잖아요!” “일이 끝나는 대로 처리하러 가야 한다고요!” 이서는 여전히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는데, 이서의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잖아요.” 지환이 거친 손가락으로 이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일이 끝나는 대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줄게.”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모진 마음을 먹고 이서의 손을 밀어냈고,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보며 차에서 뛰어내려 소리쳤다.“우리한테는 아직 아이도 없다고요!”지환이 걸음을 멈추었다.“지환 씨,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화약 냄새로 가득한 공기 속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앞으로 남은 당신의 운명이 죽음뿐이라면, 나는 당신과 함께 죽을 거예요.”“하지만 당신이 살아갈 운명이라면,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지환 씨?” 지환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3화

    지환의 모습을 본 이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내 말은, 가정법원에 가서 다시 혼인 신고하자는 뜻이었어요.”“이전에 등록한 건 다 가짜 정보였잖아요. 내일은 진짜 정보를 등록하자고요.” 지환이 기뻐하며 말했다.“좋아, 그렇게 하자.” 이서는 지환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다시 치켜세웠지만, 잠시 후 웃음을 거두었다. “아, 하도훈 쪽을 깜빡했네요. 우리가 가정법원에 가는 틈을 타서 기습하면 어쩌죠?”지환은 이 말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시간을 미루고 싶진 않아. 하지만...’“그럼 어둠의 호리병이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찾을 때까지만 기다려보자...”바로 그때, 지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안색이 변한 지환은 곧장 창가로 걸어가 아래층에서 총을 발포한 두 무리의 사람들을 보았는데, 그중 한 무리는 하도훈의 사람들임이 분명했다.“무슨 일이에요?”이서가 침대에서 일어나 물었다.“아무래도 하도훈이 이곳을 떠나는 어둠의 호리병을 지켜본 모양이야. 이 기회를 틈타 첫 번째 공격을 하려고 한 거지.”지환은 이서를 데리고 방구석으로 향했고, 서랍에 있던 총을 꺼내며 이서에게 말했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줘. 내가 저 사람들을 쫓아내 볼게.” 이서가 지환은 손을 잡고 말했다.“하지만... 혼자는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 “내가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내가 널 지켜줄 거야.”지환이 말했다.“이서야,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내일이 밝으면 우리는 가정법원에 가서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이서는 지환의 마지막 말을 듣고 천천히 손을 놓았다.“나는 지환 씨를 믿어요. 당신은... 꼭 돌아올 거예요.” 굳게 마음먹은 지환이 떠나자마자 집 밖에선 몇 차례의 총소리가 울렸고, 머리를 감싼 이서는 구석에 웅크린 채 지환만을 기다렸다.‘이럴 때는 나 자신을 잘 보호해서 지환 씨한테 걱정을 끼치지 않아야 해.’ 이내 아래층의 총소리가 잦아들었고, 이서는 살며시 귀를 기울이고 나서야 별장 전체가 고요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2화

    “윤이서 씨가 하 대표님과 사이좋게 지낸다면, 그 사람들을 찾아줄 의향이 있습니다.” 어둠의 호리병의 말을 들은 이서와 지환은 모두 멍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두 사람 모두 어둠의 호리병이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듯했다. 특히 이서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작은 어색함이 피어올랐다. “왜 대답이 없어요?”어둠의 호리병이 재촉하며 말했다.“뭐, 대답을 안 해도 상관은 없어요. 나야 그 사람들을 찾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요.”“만약 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두 사람을 상대할 작정이라면, 나는 언제든 도망가면 돼요. 하지만 두 사람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 이서의 시선이 지환에게 떨어졌다.“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우리를 상대할 거라는 게 사실이에요?” 지환이 이서의 눈을 응시하며 마른침을 삼켰다.“응.” 이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다.“정말 그 사람들을 찾을 방법이 있는 거예요? 우리가 뭐 도울 건 없고요?”“혼자서도 충분합니다.” “그래요, 그럼...”이서가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우리를 위해 두 사람을 찾아주기만 한다면, 그 조건을 승낙할게요.” 옆에 있던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의 말에 흥분하며 말했다.“이서야, 하 서방이랑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니?” “네.”이서가 짧게 대답했다.어둠의 호리병의 제안은 이서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내어준 셈이었고, 이서는 그 구멍을 통해 위기를 모면할 생각이었다. “잘 생각했어! 정말 잘 생각했어!”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안고 말했다.“정말 좋은 일이구나. 이제 DNA 검사 결과만 기다리면 되겠어!” 지환도 이서를 꽉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차린 배미희는 하이먼 스웨이와 어둠의 호리병에게 말했다.“우린 이만 나가볼까요?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이 말을 끝으로 세 사람은 자리를 떠났고, 이서가 반응하기도 전에 문이 닫혔다.적막한 방 안에는 순식간에 두 사람만이 남았고, 이서는 지환을 바라볼 수 없어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1화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배미희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어머, 벌써 잊은 거야?”“애초에 스웨이 여사가 심씨 가문의 아가씨... 아니, 그 가짜랑 DNA 검사를 했을 때 이서 네가 그 여자랑 함께 있었잖아!” “그때 우리는 CCVT 자료를 찾진 못했지만, 가게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불러 DNA 검사를 진행했단다.” 그 일은 아주 명확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까지 그 가게에 있던 사람 중에 누가 하이먼 스웨이의 딸인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우리는 그때 그 가게에 있던 모든 사람을 조사했어. 단 한 사람을 빼고 말이야!” 배미희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이서의 몸에 떨어지자, 하이먼 스웨이도 그제야 배미희의 뜻을 이해한 듯했다.하이먼 스웨이는 흥분한 표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지만, 함부로 과욕을 부릴 수는 없었다.“이서야...”이서도 감격에 겨워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다.“설마... 그럴 리가...”배미희가 말했다.“완전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그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조사받았는데, 너랑 스웨이 여사만 DNA를 대조하지 않았잖니? 아니다, 이러고만 있을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의사를 불러서 DNA 검사를 하는 건 어떨까, 응?” 배미희의 말에 하이먼 스웨이와 이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물론 이서도 하이먼 스웨이가 친부모이길 바란 적이 있었고, 하이먼 스웨이도 이서가 딸이기를 바란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두 사람 모두 반신반의했다.“제 생각에도 검사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의 DNA가 일치한다면 아주 기쁠 일이지만, 아니라고 해도 손해 볼 건 없잖아요?” 지환이 입을 열자, 이서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격려하는 듯한 지환의 눈빛을 마주했다.이서는 다시금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하이먼 스웨이의 눈동자에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저는 괜찮은데, 작가님 생각은 어떠세요?”하이먼 스웨이가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래, 좋고말고...”잠시 후, 연락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0화

    성지영이 곧장 입을 열려고 하자, 윤재하가 성지영을 제지하며 말했다.“절대 말하지 마. 저 X이 친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게 해주자고!” “당신은 윤이서가 정말 우리한테 가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두 사람이 걸려들지 않는 것을 보고도 이서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으며, 되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는 모양이네요.” 성지영은 자신이 정말 속았다는 것에 분개하며 소리쳤다.“이 사기꾼아!” 하지만 성지영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기도 전에 윤재하와 성지영은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윤재하와 성지영이 경찰차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서는 꼭꼭 숨겨두었던 나약함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어쩌면 평생 친부모님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하지만... 나는 절대 오늘의 일을 후회하진 않을 거야.’ 이서는 고개를 돌려 한쪽에 서 있는 지환과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래, 난 후회하지 않을 거야.’‘친부모님을 찾을 순 없지만, 저 친구들이 내 곁에 남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 거니까.’“이만 돌아가자.” 이서의 목소리에는 형용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배어 있었다. 이서는 또 한 차례의 격전을 이겨내기 위해 푹 쉬어야만 했지만, 이서가 윤씨 가문의 혈육이 아니라는 가십이 온 세상을 들썩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서는 일부로 그 가십을 잠재우려 하지 않았고, 되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도록 방치했다.이내 그 소식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고, 많은 사람은 윤씨 가문이 하씨 가문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토록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어머, 그럼 윤이서 씨는 아무 잘못도 없이 윤씨 가문의 도구가 된 거예요? 너무 불쌍하네요.] [윤씨 가문 사람들, 정말 파렴치해요! 자기 딸은 자기 딸이지만, 다른 사람은 딸은 다른 사람의 딸인 거잖아요.][윤이서 씨가 친부모님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윤이서 씨의 친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어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