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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너무 유치하거나, 성숙해 보일 뿐이었다.

“감사합니다만, 저는 이 옷이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소희는 모든 사람의 호의를 거절하고 에메랄드 빛깔의 긴 드레스 앞에 다다랐다.

그 드레스는 온화한 분위기를 풍겼지만, 지나치게 눈에 띄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그녀가 주인공으로서 돋보이면서도 심씨 가문 사람들의 빛을 빼앗지는 않을 것이었다. 마치 그녀를 위해 완벽하게 맞춤 제작된 것만 같았다.

“이거 한번 입어볼게요.”

소희가 점원에게 말했다.

점원은 매니저를 한 번 바라보았는데, 그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 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듯했다.

그 매니저는 심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을 보고 일을 처리하려 했다.

심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이 매장의 단골손님이기 때문이었다.

매니저는 그 누구보다 그들의 신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전에 소희에게 추천한 드레스 몇 벌을 보고, 소희를 곤란하게 하려는 계획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그들 중 신분이 가장 높은 강경숙을 지켜보았다.

강경숙은 심유인의 엄마였는데, 고용인이 왜 소희의 옷을 망가뜨렸는지 분명히 알고 있을 터였다.

매니저의 눈빛을 마주한 강경숙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소희야, 잘 생각해. 그 옷, 입어 볼 거니?”

“그냥 입어보는 건데도 생각이 필요한가요?”

소희가 물었다.

“아, 깜빡 잊을 뻔했구나, 예전엔 네가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걸. 하긴, 윤 대표의 곁에서 1년 넘게 있었지만, 윤 대표도 하씨 가문 덕분에 상류 사회의 삶을 살았던 거잖니?”

“그 가난한 남자와 결혼한 이후로는 1년 넘게 명품 매장을 돌아다니지 못했을 거야. 그러니까 네가 모르는 것도 당연하겠구나.”

“이런 명품 브랜드에는 불문율이 하나 있단다. 입어본 옷은 모두 사야 하지.”

강경숙이 말했다.

“그래요?”

강경숙이 암암리에 이서를 깎아내리자, 소희의 얼굴색이 변했다.

“이서 언니의 곁을 지키면서 명품 매장은 수도 없이 다녀봤지만, 그런 규칙은 처음 들어보네요.”

“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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