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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소희가 웃으며 말했다.

“오빠, 왜 이렇게 유치해요?”

그녀는 입으로 이렇게 말하면서도 새끼손가락을 내밀어 현태와 약속했다.

두 사람의 엄지손가락이 맞닿는 순간, 소희는 자신의 앞길이 그렇게 암담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한 사람만큼은 영원히 그녀의 곁을 지킬 테니.

...

이서는 퇴근할 때까지 소희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또 다른 비서가 들어와 물었다.

“윤 대표님, 심 비서님은 이미 사직하셨는데, 얼른 이 사무실을 치우고 후임자를 채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요, 이 방은 이대로 두고 새로운 방을 마련해주세요.”

“이 방을 이대로 두는 건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비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한테 방 하나 처분할 자격도 없다는 말이에요?”

비서의 안색이 변했다.

“아니요,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얼른 청소 아주머니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마친 비서는 급히 사무실을 떠났다.

‘아무래도 기분이 안 좋으신 것 같아. 어서 도망가는 게 좋겠어.’

이서는 그런 비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뒤돌아서서 미련 없이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아래층으로 내려온 이서가 곧장 차를 몰고 호텔로 돌아왔을 때, 지환은 방에 있었다.

“오늘 소희 씨한테 전화했었죠?”

지환을 마주한 이서가 참지 못하고 전화 이야기를 꺼냈다.

“응.”

지환이 손에 든 화판을 이서에게 건넸다.

“내가 그린 그림인데, 어때?”

궁금증을 느낀 이서가 화판을 건네받았다.

“이게 뭔데요?”

그림을 본 순간, 이서는 말을 잇지 못했다.

“나를 그린 거예요?”

그녀가 그림 스케치를 보며 물었다.

“안 닮았어?”

미소를 지으며 묻는 지환의 눈동자에 작은 기대가 스쳤다.

“닮았네요. 지환 씨가 그림을 이렇게 잘 그리는 줄 몰랐어요.”

이서가 말했다.

그녀는 절대 거짓말하지 않았다. 지환은 확실히 그림을 잘 그렸는데, 전공자와 배교해도 밀리지 않을 실력이었다.

“이렇게 잘 그려줬는데, 작은 보상 정도는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이서가 그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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