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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소희는 이서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는데, 또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아서 얼른 말했다.

“그럼... 이서 언니, 일하셔야 할 텐데 이만 가볼게요.”

“아래층까지 바래다줄게.”

“아니에요.”

소희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평소처럼 떠나고 싶어요. 여태 퇴근했던 것처럼, 내일 다시 카드를 찍고 출근할 것처럼요.”

안색이 어두워진 이서가 한참이 지나서야 말했다.

“그래, 이만 가 봐.”

사무실을 나선 소희는 평소처럼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향했고, 얼굴 인식으로 출입 기록을 마친 후 사원증을 제출하고 떠났다.

윤씨 그룹 빌딩을 나서는 순간, 찬란한 노을빛이 그녀에게 떨어졌지만, 조금의 따스함도 느낄 수 없었다.

이내 건물 앞에 주차된 차량이 보였다.

차 옆에 서 있는 사람은 현태였다.

“피곤하지?”

그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현태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소희가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물었다.

“오늘... 출근한 거 아니었어요?”

지환은 하은철이 이서에게 자신의 신분을 폭로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어둠의 세력에게 한시도 떠나지 않고 이서를 주시하며, 악의적인 사람들로부터 지키라고 했다.

현태는 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것이었다.

“하 대표님께서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하루 쉬라고 했어.”

소희의 눈가에 구슬 같은 눈물이 맺혔다.

“형부가 언제부터 그렇게 다정한 사람이 된 걸까요?”

“그러게, 예전에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지. 사실은 나도 조금 어색해.”

현태가 소희를 차에 태워주었다.

뒷좌석에 앉은 소희가 앞줄의 현태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서 언니가 부탁했나 봐요. 우리를 이렇게 세세하게 챙겨주는 건 이서 언니뿐이잖아요.”

이서 이야기가 나오자, 두 사람 모두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앞으로는 윤 대표님도 소희 씨를 자주 볼 수 없을 텐데, 나도 마찬가지겠지?”

현태가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으나, 이내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건데요?”

현태도 고개를 숙였다.

“정말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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