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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

“할 일 그렇게 없어요?”

갑자기 나타난 이서가 하릴없이 떠들어대는 사람들을 나무랐다.

사람들은 얼른 고개를 숙이고 일하기 시작했다.

이서의 시선이 아주 잠시 소희의 사무실로 향했지만, 그녀는 이내 시선을 거두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같은 시각.

사무실 안의 심근영은 유리잔을 쓰다듬고 있었다.

누구를 상대해도 청산유수인 그는 늘 소희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20여 년 동안 실종된 딸에게는 진 빚이 많지 않겠는가.

“소희야, 어제... 내가 한 말에 대해서는 생각해 봤니?”

소희가 침착하게 심근영을 바라보았다.

운명을 받아들인 후, 그녀는 마음을 많이 내려 놓았다.

“네, 충분히 생각해 봤어요. 약속대로 심씨 가문에서 지낼 생각이에요.”

‘약속대로’라는 말을 들은 심근영의 얼굴에 웃음이 굳어졌다.

‘하긴, 어릴 때부터 집을 떠난 아이니까 정이 없는 것도 당연하지.’

자신을 위로한 심근영이 웃으며 말했다.

“네가 돌아오겠다니 파티를 열어야겠구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우리 심씨 가문의 딸이 돌아왔다는 걸 알려야 할 테니까.”

소희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파티는 하지 않았으면 해요.”

“뭐?”

심근영이 납득하지 못하고 물었다.

“너무 떠벌리고 싶지는 않아요. 게다가 저는... 아직 호칭도 바꾸지 못했는걸요.”

그녀는 차마 심근영 부부를 ‘엄마’, ‘아빠’라고 부르지 못했다.

심근영이 속눈썹을 늘어뜨렸다.

“소희야, 쉽게 네 신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얼마든지 이해한다. 너한테는 심히 당황스러운 일이겠지. 하지만 심씨 가문에 돌아오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파티는 열어야 해.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가 너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소문이라도 돌면 어떡하니.”

심근영을 바라보던 소희는 어젯밤 파티에서 만난 고위층들을 생각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거절할 뻔했다.

“물 한 잔 드시겠어요? 준비해 드릴게요.”

심근영이 고개를 끄덕였고, 소희는 그제야 일어나 떠났다.

그가 떠나자, 심근영은 소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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