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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세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또 가라앉았다.

지환은 말수가 적었고,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도 그와 공통된 화제가 없었다.

그래서 병실의 분위기는 곧 냉랭해졌다.

머리를 쥐어짠 하이먼 스웨이는 마침내 한 가지 화제를 생각해 냈다.

“이서는 아직 하 서방의 신분을 모르는 것 같던데, 언제쯤 사실을 알려줄 생각이야?”

이서를 언급하자, 지환은 곧바로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아직 어떻게 말해야 할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 상황으로 볼 때, 아직 말하지 않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

배미희가 칭찬했다.

“이서는 지금 상태가 가장 좋아. 하 어르신이 본인을 위해 죽은 것도, 하 서방의 신분도 잊었으니까.”

“하 서방의 신분을 알게 되면, 하 어르신이 본인을 위해 죽었다는 것도 떠올리게 될 거야.”

“맞아요, 내 생각도 그래요.”

하이먼 스웨이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때가 되면, 모든 일이 원점으로 돌아갈 거예요.”

“지금이 가장 좋은 셈이죠.”

세 사람의 의견이 모두 일치하는 순간이었다.

바로 이때, 문밖에서 나는 발걸음 소리를 들은 세 사람이 입을 다물었다.

이서는 들어서자마자 괴이함을 느꼈다.

“왜 아무 말씀도 안 하세요?”

그녀가 탁자 위에 과일을 놓으며 농담이 섞인 어투로 물었다.

“혹시, 제 험담하고 있던 건 아니죠? 그래서 제가 오자마자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 거 아니냐고요.”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살짝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우리가 왜 네 험담을 하겠어? 좋은 말만 해도 입이 아플 지경인데. 아이고, 이 방해꾼 두 명은 이만 나가보마.”

“두 젊은이에게 시간과 자리를 마련해줘야지.”

두 사람은 이내 병실을 떠났다.

이서가 말했다.

“방금 막 과일을 씻어 왔는데, 왜 가버리신 걸까요?”

“말씀하셨잖아, 우리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고.”

지환이 손을 내밀어 이서가 그의 옆에 안게 했다.

“오늘은 왜 아직도 회사에 안 갔어?”

“회사에는 소희 씨가 있어서 제가 필요 없어요. 그런데... 심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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