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불미스러운 일은 겪은 심근영도 밥 먹을 마음이 사라졌다. “그래, 우리는 다음에도 밥 먹을 기회가 있을 거야. 하지만 네 얼굴의 상처는...”심근영이 걱정하며 말했다.“우리랑 같이 병원부터 가자꾸나.” “정말 괜찮아요. 저는 회사에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식사는 다음에 대접해 드릴게요.” 소희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장희령을 뚫어져라 바라보고는 훌쩍 떠나버렸다. ‘장희령이 이서 언니를 혼수상태에 빠지게 했어. 그러니까 나도 장희령이 가장 아끼는 걸 망가뜨린 거야!’ 이 사건으로 인해, 장희령은 신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심씨 가문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되었다.아무래도 심근영 부부가 심씨 가문으로 돌아온 소희의 모습을 원치 않을 리는 없지 않겠는가.이렇게 생각한 장희령이 죽일 듯한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다.‘내가 한평생 꿈꿔온 순간이 심소희 때문에 다 망가졌어!’ 소희의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지기를 기다리던 심근영이 심동에게 소리쳤다.“너, 당장 따라와!” 그가 장희령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심근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혹시라도 따라오고 싶지 않다면, 네 마음대로 해라. 어차피 너 말고도 심씨 그룹을 짊어질 아들은 많으니까!” 자신의 이익을 생각한 심동이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장희령을 놓아주었다.“희령아, 나 먼저 가볼게.”그는 곧장 심근영 부부의 뒤를 따라갔다. 장희령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그녀는 심씨 그룹과 관련된 일이라면, 심동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자신을 버릴 것이라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달갑지는 않았다. ‘내일이면 심씨 가문의 며느리가 될 수 있었어!’ ‘그래, 하은철!’‘하은철이 나를 도와줄 거야!’ 하은철을 떠올린 장희령이 마지막 희망을 불태우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온몸에 남겨진 상처를 전혀 개의치 않고 그가 있는 하씨 그룹으로 달려갔다. 같은 시각.하씨 그룹에도 음산한 구름이 드리워졌다. “그 주주들의 자
“예.”비서가 나가자, 하은철이 주경모에게 말했다.“가서 제대로 수색하세요. 살아 있다면 사람을, 죽었다면 시체라도 인양해야 합니다.” “작은 아빠는 아주 교활한 사람이에요. 절대 도망가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됩니다!” “예, 알겠습니다.”지시를 받은 주경모는 곧장 자리를 떠났다.문을 열고 나온 주경모는 마침 마주 오는 장희령을 보았다.온몸이 엉망진창이었다. 그는 얼떨결에 길을 비켜주며 그녀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사무실 문이 닫히자, 하은철의 허벅지를 껴안은 장희령이 애절하게 말했다.“하 사장님, 제발 도와주세요. 하 사장님의 도움이 없으면, 저는 끝장이에요!” 고개를 숙인 하은철이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 흉악한 두 눈동자를 마주한 장희령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 사장님...”그녀는 한 순간에 할 말을 잊었다.“일부러 이서 앞에서 결혼이라는 이야기를 꺼낸 겁니까?” ‘이런 상황에서 윤이서를 언급할 줄이야.’장희령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나는 그저 조만간 심동 씨와 결혼할 거라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었을 뿐이야.’‘며칠 만에 결혼식이 파투 날 줄은 몰랐다고!’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는 겁니까?” 장희령은 자신의 턱을 쥐고 있는 힘이 더욱 강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솔직하게 대답해야 하는 걸까?’“하, 하 사장님... 이 손부터 놓고 말씀하세요!” “허!”하은철이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이서가 아직도 혼수상태라는 건 알고 있습니까?” 한사코 고개를 젓던 장희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이렇게 된 이상, 이서의 곁으로 보내는 수밖에 없겠네요.” 하은철의 손은 이미 턱에서 목덜미로 옮겨졌다.겁에 질려 눈을 부릅뜬 장희령이 두 손을 흔들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왜, 왜...” 머릿속을 메우는 공기는 희박해졌지만, 정신은 더욱 맑아졌다.“애초에 그 남자의 가면을 벗기라고 한 것도 윤이서를 자극하기 위한 거였잖아요!”
병실.“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하나가 애가 타서 상언을 바라보았다.“다른 사람은 다 돌아왔는데, 어떻게 형부만 행방불명된 거냐고요!” “그럼 이제 이서는 어떡해요?”상언이 가볍게 하나를 껴안았다.“하나 씨,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이미 어둠의 세력한테 수색작업을 시작하라고 했어요. 지환이는 곧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하나는 그의 눈동자에 서린 걱정을 느낄 수 있었다.그 걱정은 도무지 설득력이 있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는 꾹 참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대신, 무슨 일이 있어도 안전하게 형부를 데려와야 해요. 나중에라도 깨어난 이서가 형부를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자극받을까 봐 걱정된단 말이에요.” “이서는 이제 어떤 자극도 받으면 안 돼요.”“그래요, 이서 씨는 하나 씨한테 맡길게요.”이 말을 마친 상언은 이천과 함께 지환을 찾으러 갔다.두 사람은 지환에 관한 대화를 나눌 때, 이서의 속눈썹이 여러 번 떨렸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 사실 혼수상태에 빠진 줄 알았던 이서는 완전한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었는데, 되려 뇌는 고속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그녀는 주위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입을 벌릴 수도 눈을 뜰 수도 없었다. 마치 누군가가 테이프로 눈과 입을 붙여버린 것만 같았다. 이서는 지환이 며칠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채 자신을 돌봐줬다는 것을 알고, 최대한 힘을 내어 눈을 뜨려고 했다.이것은 물론 그가 잘 먹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그녀의 노력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그 힘은 마치 산과 같아서 그녀의 숨통을 조이는 듯했다. 하필 이런 상황에서 뇌는 또 다른 일을 시작했다.머릿속에서는 지환과의 깜짝 결혼과 연애의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재생되었다. 하지만 하경철이 지환을 만나고 싶다고 했을 때부터 모든 기억이 끊겼으며, 그와의 만남에서부터 친해지기까지의 과정이 계속해서 재생되었다. 하경철이 지환을 만나려 할 때마다, 마치 벽에 부딪힌 것처럼 처음의 기억으로 튕겨 나갔다. 영원히
간호사가 말했다.“임 선생님께서 드릴 말씀이 있다네요.”임현서는 이서의 주치의였다. 그가 자신을 찾는다는 말을 들은 하나가 곧바로 말했다.“네, 바로 나갈게요.” 하나는 곧 간호사의 뒤를 따라 임현서의 사무실로 향했다.두 사람이 떠나자마자, 병실 입구에는 우뚝 솟은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그 그림자의 주인공은 문을 열고 병실 안의 이서에게 향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 이서를 본 그가 마스크를 벗었다.만약 이서가 지금 눈을 뜰 수 있다면, 눈앞의 사람이 하은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눈을 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하은철이 이미 입을 열었기 때문이었다.“이서야, 내가 왔어.”그 목소리를 들은 이서는 밀려오는 역겨움을 느꼈다. 혼신을 다하여 쫓아내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내 말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들을 수 있으니까 당장 꺼져!’“내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 좋은 소식을 알려주고 싶거든.” “아, 물론 너한테는 나쁜 소식일 거야.”여기까지 말한 하은철이 즐거운 웃음소리를 냈다.화가 난 이서는 그에게 주먹을 두 번 휘두르지 못하는 것을 한스럽게 여겼다.‘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어.’ 역시나 하은철이 입을 열었다.“네 남자, 즉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던 사람 말이야. 그 사람을 위해서 나를 포기하겠다고 했지? 그런데 어쩌나? 그 사람,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하하하, 이 말이 들린다면, 화가 나서 나를 때리고 싶겠지? 하하하!”이서는 확실히 이렇게 생각했고,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이를 발견하지 못한 하은철은 이서의 눈꺼풀을 안타깝다는 듯 바라보며 말했다.“이서야, 차라리 일어나서 나를 때려. 지금처럼 혼수상태인 건 내 마음이 너무 아파.” “예전에는 네가 내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혼수상태여도 좋겠다고 생각했어.”“하지만 하지환이 죽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어. 혼수상태인 네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아.” “차라
이때, 문을 밀고 들어온 하나가 이서의 몸에 엎드린 하은철을 보았다. 그녀는 화가 나서 병실 입구에 놓여있던 빗자루를 들고 그를 내려쳤다.“하은철, 이 변태 새X야! 지금 뭐 하는 짓이야?!” 하은철은 방금 이서에게 주먹을 맞아서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에게 등을 얻어맞자, 노여움을 참지 못하고 하나가 들고 있는 빗자루를 빼앗아 그녀를 내려치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자신과 마찬가지로 분노가 극에 달한 그림자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하은철, 뭐 하는 짓이야?!” 이서가 허약한 몸을 이끌고 하나의 앞을 가로막은 것이었다. 그녀의 냉랭한 눈빛은 하은철을 응시하고 있었다.“왜, 전에는 내 신장을 가져가겠다고 하더니, 지금은 내 친구를 괴롭히려는 거야?” 하은철은 멍해졌다. 하나는 모든 주의력을 이서가 깨어났다는 것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이서야, 깨어났구나! 정말 잘 됐어. 넌 모르겠지만...” 하은철의 차가운 목소리에 기쁨의 기색이 흘렀다.“벌써 전부 생각난 거야?” 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차가운 기운 외에도 약간의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그동안 그가 벌인 수많은 짓은 이서와 지환을 갈라놓기 위한 것이었다. ‘이서가 모든 걸 기억하다니!’ ‘내가 했던 모든 일이 웃음거리가 된 셈이잖아?’ “내가 기억하는지 아닌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 이서는 하은철이 자신의 볼에 남긴 입맞춤을 생각하자, 피부를 갈기갈기 벗겨 버리고 싶었다.“분명히 경고하는데,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당장 여기서 나가!!” 이 말을 들은 하은철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그가 이서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계속 같은 말을 반복했다.“너... 다 생각났어? 전부 다 생각난 거야?” 그의 눈동자에 스친 끈질긴 집착을 본 이서가 하나를 감싸며 한걸음 뒤로 물러섰고, 인상을 찌푸렸다.“하은철, 제발 적당히 좀 해. 여기는 병원이야! 네가 아무리 하씨 가문의 도련님이라 하더라도, 백주대낮에 사람을 죽인다
[이서 씨한테는 우선 치료부터 잘 받으라고 전해주세요. 지환이는 찾는 대로 병원으로 데리고 갈게요.] 하나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선생님도 아시잖아요, 두 사람은 고집불통이라고요.” “이서가 내 말을 들을 것 같아요?” 상언이 난감하다는 듯 탄식했다.[그래요, 그럼. 이서 씨를 데리고 오는 수밖에 없겠네요.] 잠시 망설이던 하나는 차마 자신도 가고 싶다고 말하지 못했다.사실, 그녀도 이서와 마찬가지로 상언을 걱정하고 있었다.하지만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었다. ‘이 말만 꺼내면 우리의 관계가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사실...’‘에잇!’하나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어떻게 됐어?”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이서가 물었다. 하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아, 이 선생님이 널 데리러 올 사람을 보내주시겠대. 그런데 이서야, 그분들이 오시기 전에 의사 선생님부터 만나 뵙고 검사를 받아보는 건 어떨까?” 조금 전, 의사가 하나를 불러 이서의 상태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녀는 그 의사가 하은철과 연관된 사람일 것이라 예상치도 못했다. 그저 하은철이 재주가 뛰어나서 병원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래.”이서도 지환이 걱정되었지만, 당장은 하나의 말을 순순히 듣고 검사받을 수밖에 없었다. 검사를 마친 후,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하나는 안심할 수 있었다. 곧 상언이 보낸 차량이 도착했고, 그녀는 이서와 함께 차에 올랐다. 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임현태였다. 하나도 차에 오르는 것을 본 그가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하나 씨도 가시게요?”“네.”하나가 이서를 보며 말했다.“이서가 너무 걱정돼서 같이 가고 싶은데... 안될까요, 현태 씨?” 현태가 약간의 피로감이 서린 미소를 지었다.“제게 그럴 자격이나 있나요.” 차량은 곧 지환이 실종된 강으로 향했다.목적지가 가까워지자, 차 안의 분위기는 초반보다 긴장되고 불안
“윤이서 씨, 이곳의 지대는 아주 복잡합니다. 게다가 저희는 이곳에 처음 온 거라서 이곳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해요. 우선 여기서 기다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귀찮게 하지 않을게요.”이서가 그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수색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힘도 더 생길 거예요. 이 선생님, 제발 부탁드릴게요.” 그녀의 눈동자를 마주한 상언은 익숙한 감정이 솟구치는 듯하여 온몸을 떨었다. ‘예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아.’ 이서를 계속 말리려던 찰나,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선생님, 이서를 보내주세요.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면 되잖아요.” “하지만...”하나는 상언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형부가 실종된 상황에서는 이 선생님한테 이서를 돌볼 의무가 있는 거잖아요. 이서를 오로지 기다리게 하는 건 옳은 방법이 아니에요. 그리고 누군가를 보내서 지켜보게 하면 되잖아요. 그래도 걱정된다면 제가 같이 갈게요!” “...”상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이서가 현태를 불렀다.“현태 씨, 저랑 같이 가요.” 현태는 고개를 끄덕였다.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아직 가지 않은 구역을 수색하기로 했다.하나도 발걸음을 떼려던 찰나, 이서의 제지를 받았다. “이 선생님께서 네 의견을 존중해 주시는 이상, 너를 데려갈 수는 없어. 너를 데려가면... 이 선생님의 영혼도 데려가는 셈이니까.” 이 말을 마친 이서는 현태와 함께 모퉁이로 사라졌다,상언이 앞으로 나아가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건 너무 위험하다고요!” 하나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이 선생님은 남편을 찾으려는 여자의 마음을 전혀 모를 거예요!” 상언이 마치 괴물을 보는 것처럼 하나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그녀의 안색이 약간 붉어졌다.“왜 그렇게 쳐다봐요?” 갑자기 다가온 상언이 하나의 볼에 입을 맞췄다.“하나 씨는 그 마음을 잘 이해한다는 거예요?” 하나의 볼은 곧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가 고개를 숙였다.“대답하고 싶지 않아요. 저도 이만 형부를 찾으
“아직 많이 많이...”현태는 감격에 겨워 횡설수설했다.“대... 아니, 하 선생님이 이 소식을 들으면 아주 기뻐할 거예요!”‘하 대표님께서 가장 원하시던 거잖아!’ ‘윤 대표님은 하 대표님께서 본인을 위해 죽음까지 마다하지 않았다는 건 전혀 기억하지 못하셔. 심지어 대표님의 정체까지도...’ ‘모든 게 두 분이 연애하던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아.’‘유일하게 아쉬운 게 있다면, 지금은...’ “아가씨, 어서 하 선생님부터 찾읍시다!” ‘대표님이 이 소식을 알게 된다면, 좋아서 미쳐버리실지도 몰라!’ 이서는 현태를 한 번 보았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꿰뚫어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좋아요, 얼른 지환 씨를 찾아서 제 앞에서 인내하고 참을 필요가 없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현태가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찾으면 찾을수록 더욱 신이 났다. 하지만 작은 수풀을 모두 뒤졌지만 지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이서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구역을 계속해서 수색했다.날씨가 이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집합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는데, 밥을 먹으라는 신호였다. 현태가 말했다.“이서 아가씨, 식사부터 하고 계속 찾아보시죠.”“저는 밥을 먹고 싶지 않아요.이서는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현태 씨는 가서 드세요.”“아가씨, 아가씨가 안 드시면, 저도 먹지 않을 겁니다.” “그건 안 돼요.”이서는 땅바닥을 주시하면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제가 현태 씨를 괴롭혔다는 사실을 소희 씨가 알면, 저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 어서 식사하러 가세요. 저는 눈을 부릅뜨고 이 근처를 찾아볼게요. 뭔가 느낌이...” “이 근처에 지환 씨가 있을 것만 같아요. 제가 찾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요.” 곰곰이 생각하던 현태가 말했다.“알겠습니다, 아가씨, 그럼 이 근처만 찾아보시고 멀리 가지는 마세요. 강가에는 절대 내려가지 마시고요.”강가는 전문 인력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이서는 장비가 없었기 때문에 거센 물살에 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