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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소희는 가까운 곳에 있는 호텔을 찾았다.

하지만 심동을 기다리는 동안, 심근영 부부와 한 공간에 있고 싶지는 않았다.

그들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어색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20년 넘게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친부모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색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

소희가 무료하게 호텔 입구를 지키던 그때, 심동과 장희령이 나타났다.

소희를 본 장희령은 조금 놀랐다.

“소희 씨가 왜 여기 있지?”

심동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전화를 건 심근영은 함께 식사하자고 했을 뿐, 소희가 밥을 사는 것이라 말하지는 않았다.

잠시 생각하던 장희령이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소희 씨가 어머님 아버님께 식사를 대접하면서 심동 씨를 불러내려고 한 게 틀림없어.”

“물론 화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겠지.”

“윤이서 말이야, 아직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대. 그래서 그 화물들은 아직 H시의 고속도로에 정리되지 못한 상태로 널브러져 있나 봐.”

장희령이 다소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소희 씨가 나중에 무슨 부탁을 하든, 절대 들어주지 마.”

“걱정하지 마. 나는 우리 부모님처럼 딸이라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이 말을 들은 장희령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고, 도발적인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다.

‘심씨 가문 며느리로서의 자리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모르고 있구나?’

소희가 그녀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 표정을 알아차린 장희령의 안색이 다소 어두워졌다.

어느 순간부터 소희의 얼굴에서 이서를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윤이서!’

이서를 생각한 장희령이 또 이를 갈았다.

‘혼수상태에 빠진 주제에 나를 화나게 할 수 있다니!’

그녀가 심동의 팔을 가볍게 잡아당기며 애교를 부렸다.

“자기야, 먼저 들어가. 소희 씨랑 따로 할 말이 있어서 그래.”

심동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응.”

그는 곧장 룸으로 들어갔다.

룸의 문이 서서히 닫히자, 장희령이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소희의 앞으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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