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87화

잠옷을 입는 순간, 그녀는 자신의 몸매를 특별히 한 번 살펴보았다.

‘살이 있어야 할 곳에는 있고, 없어야 할 곳에는 없는데, 이런 내가 왜 싫다는 걸까...?’

이서는 생각할수록 화가 나서 지환을 땅굴에 묻고 싶어질 정도였다.

더 이상 환각이라 생각할 수 없었던 지환은 그녀와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

“이서야, 난 너한테 불만 없어.”

“그럼 왜 저랑... 저랑...”

이서는 생각할수록 억울했고, 곧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다.

백화점에서 하은철에게 겨냥당했을 때도, 이렇게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지환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이서가 눈물을 보이는 것이었다.

이서가 울자, 모든 것을 잊은 그는 앞으로 나아가 그녀를 안아주었다.

“울지 마, 울지 마, 네가 나쁜 게 아니라 내가 나쁜 거야!”

울음을 뚝 그친 이서가 시선을 아래로 옮기며 얼굴을 붉혔다.

“그럼, 설마...”

지환의 이마에 붉어진 핏줄이 더욱 선명해졌다.

의심을 받은 그는 화가 나서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지만, 이서를 위해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서야, 그만하고 얼른 네 방으로 돌아가.”

뒤로 한 발짝 물러선 그녀가 말했다.

“안 갈래요. 오늘 저녁에는 여기서 잘 거라고요.”

“선생님이 제 방에 안 오실 거면, 제가 여기서 잘 거예요, 괜찮죠?”

하연이 이마를 문질렀다.

‘기억을 잃은 내 와이프가 왜 이렇게 무대포로 변한 거지?’

지환이 몸을 돌려 옆방으로 가려고 하자, 이서가 빙그레 웃으며 침대에 앉았다.

“매니저님께 부탁해서 그 방 예약을 취소해 뒀어요.”

발걸음을 멈춘 지환이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상관없어, 방이야 다시 얻으면 되는 거니까.”

“...”

문이 천천히 닫히는 것을 본 이서는 화가 나서 손에 들고 있던 베개를 집어 던져버렸다.

‘바보, 바보, 바보!’

지환은 곧바로 매니저를 불러 옆방을 예약했다.

매니저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가 옆방으로 옮기려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부부간의 감정 문제일 수도 있겠다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