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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차갑고도 뜨거운 입맞춤, 이 두 가지 다른 감각이 끊임없이 이서의 마음을 휘감았다. 지환은 이서를 놓아주었을 때야 그녀가 이슬에 젖은 듯한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모습을 본 지환은 덩달아 마음이 조이는 듯했고, 특정한 감정이 더욱 심하게 들끓는 것 같았다.

이서가 지환을 바라보며 거부할 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밤, 저랑 함께 있어 줄래요?”

이 말을 마친 이서는 지환의 반응을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듯 얼굴을 붉혔다.

지환은 그녀의 불그스름한 뺨을 보고 있었는데, ‘좋아’라는 말이 입술 사이를 맴돌았다.

하지만... 이성을 붙잡아야만 했다.

“안 돼.”

이서의 얼굴에 만연했던 수줍음이 굳어졌다. 그녀가 이내 초조하다는 듯 그의 몸에 기대었다.

“왜요?”

깊은숨을 내쉬는 지환의 이마에서는 이미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이서의 두 눈과 자신 위에 드리워진 아름다운 곡선을 보자, 이성을 잃을 것만 같았다.

“왜냐면...”

다행히도 그는 이성이 완전히 붕괴될 무렵에 이천의 전화를 받았다.

지환의 이성이 다시금 그를 끌어온 것이었다.

“전화, 전화 받아야 해!”

그가 이서를 밀치며 말했다.

침대에 주저앉은 이서는 도망가는 지환을 황망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불쾌하다는 듯 붉은 입술을 내밀었다.

‘내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행동했고, 가면을 벗기지 않을 거라는 믿음도 줬는데, 왜 나랑 잠자리를 하지 않으려는 거지?’

‘내가 귀신이나 맹수도 아닌데!’

반대쪽에서는 지환이 난감하다는 듯 이천의 전화를 받았다.

“언제?”

지환의 거친 숨결을 듣고 깜짝 놀란 이천은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희로애락을 분간할 수는 없었다. 그가 울며 겨자 먹기로 말했다.

[대표님, 하씨 가문 쪽이었어요.]

[저희는 이미 하씨 가문과 시장 가격보다 5%로 높은 가격에 그들이 가진 지분을 인수하기로 협상했어요. 하지만 방금 하나 같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전화를 걸어와서는 저희와 계약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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