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91화

“언제쯤 깨어날까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지환이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으나, 의사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취조실에서 핍박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환자의 회복 상태에 달린 일이니까요.”

지환이 막 의사의 멱살을 잡으려던 찰나, 이천이 급하게 그를 막으면서 소희에게 눈짓했다.

“대표님, 진정하세요. 윤 대표님의 상태는 엄청난 신을 모셔 온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윤 대표님께서 스스로 해결하셔야만 한다고요.”

지환은 의사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거 놔!”

이천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지환을 놓아주었고, 그가 병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한숨을 내쉬었다.

병실에 다다른 지환은 침대에 누워 있는 이서를 보고는 커다란 손에 심장이 붙잡힌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서야.”

그가 이서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러나 깊은 잠에 빠진 그녀는 대답할 수 없었다.

침대에 누운 그녀는 잠자는 공주와 같은 모습이었다.

아름답지만 생기 없는 모습, 그 자체였다.

이서의 손을 꽉 잡은 지환은 감정이 북받쳤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매번 이러한 무기력에 사로잡힐 때면, 하은철을 죽여버리고만 싶었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일을 벌인다면, 이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지환은 침대에 누운 채 아무것도 모르는 이서를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바로 이때, 병실로 돌아온 소희가 그를 힐끗 보고는 괴로워하는 표정으로 이서의 옆에 앉았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형부,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이서 언니를 잘 보호하지 못한 탓이에요.”

고개를 돌린 지환이 붉은 눈으로 소희를 쳐다보았다.

늑대가 원수를 보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이천은 이 광경을 보자마자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말했다.

“대표님, 심 비서님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심 비서님, 그냥 아무 말씀도 하지 마세요. 이제 출근하실 때도 되지 않았나요?”

이런 상황에서 소희가 어찌 출근할 수 있겠는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