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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이서가 곁에 서 있는 소희를 힐끗 보았다.

소희의 안색은 한마디로 다 말할 수 없었다.

그녀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이서 언니, 이게 정말 우연일까요?”

‘우리 회사의 맞은편 백화점에서 쇼핑하는데, 장희령을 만난다고?’

‘이게 무슨 거지 같은 상황이야?’

이서가 침착하게 쇼윈도에 있는 시계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걸로 포장해 주세요.”

직원들은 그녀가 윤씨 그룹의 대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시계를 포장했고, 소희에게 건네주었다.

소희가 이서에게 시계를 건네며 말했다.

“이서 언니, 이제 갈까요?”

“응.”

이서가 소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매장을 나섰다.

시계 매장의 바로 옆은 액세서리 매장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시계 매장을 나가려면 그곳을 지나야만 했다.

이서는 정말이지 장희령과 만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하늘은 그녀의 뜻대로 흘러가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장희령이 일부러 백화점에서 이서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서가 나오는 것을 본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반지를 내려놓은 채,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액세서리 매장을 나섰다.

“윤 대표님, 여기서 만나다니, 정말 공교롭네요.”

이서는 곁눈질조차 하지 않고 장희령의 곁을 지나쳤다.

그 순간, 장희령은 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을 생각하며 분노를 억눌렀고, 이서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빨리 가요? 혹시, 내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어서 그러는 거예요?”

‘장희령, 정말 미친 거 아니야?’

‘네가 결혼하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계속 길이 막힌 이서가 불쾌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장희령 씨,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녀가 마침내 발걸음을 멈추는 것을 본 장희령이 득의양양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무슨 말이요?”

“착한 개는 길을 막지 않는 법이에요.”

장희령은 목이 메어 말하지 못하다가 한참 만에야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았다.

“윤 대표님, 내가 곧 심씨 가문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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