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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손민우는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음탕한 웃음을 지었다.

[알겠습니다, 하 사장님. 그건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윤 대표님이 어떤 모습으로 오시든, 그 모습 그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음탕한 웃음은 불쾌함을 느낀 하은철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러나 여전히 손씨 가문의 도움이 필요했던 하은철은 불쾌감을 억눌러야만 했다.

...

같은 시각.

이미 비행기에 오른 이서는 긴장한 채 자료를 보고 있었다.

당연히 손씨 가문에 대한 자료였다.

그것들은 모두 인터넷상의 정보였지만,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손씨 가문은 그 지역에서 주도권을 쥔 존재라 불렸다.

그 가문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가문들이 그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려 했지만, 결국 쫓겨나거나, 처참히 분할되어 쓸모없는 찌꺼기만 남는 최후를 맞이해야만 했다.

이서는 자료를 보면 볼수록 심장이 뛰었다.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하 선생님이 어떻게 손씨 가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었던 거지?’

이서는 이 문제를 떠올릴 때마다 지환의 신분을 조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환이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지 않도록 주의를 돌리는 데 애써야만 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효과가 미약했고, 지환은 그녀의 이상한 낌새를 금방 알아차리고 말았다.

“어디 불편해? 곧 내릴 수 있을 거야!”

“아니에요, 그냥 손문덕 어르신을 만나서 일을 해결하는 게 그리 간단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환이 이서의 눈을 잠시 바라보더니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이미 다 이야기해 뒀으니까 너는 사인만 하면 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물을 한 모금 마신 이서는 창백한 안색을 누그러뜨리고서야 웃으며 말했다.

“좀 쉬고 싶어요. 도착하면 알려주실래요?”

“알겠어.”

지환은 다정하게 얇은 이불을 덮어주었다.

눈을 감은 이서는 마음속으로 필사적인 자기 최면을 걸었다.

‘하 선생님의 신분은 생각하지 말자... 절대 생각하지 말자.’

최면이 통한 것일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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