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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하지만 사람이라면 약점이 있기 마련이지.”

이미 이서와 몇 번이고 맞붙었던 하은철은 더 이상 맹목적으로 자만하지 않았다.

심동이 말했다.

“근데 그 어르신은 약점이 없는 것 같아.”

“이전에 어르신의 손자가 납치된 적이 있었거든? 그 납치범은 몸값으로 20억을 요구했었는데, 결국 그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

“그 어르신은 최대 10억만 줄 수 있다고 쐐기를 박더라고.”

“협상이 결렬된 납치범은 인질을 죽이겠다고 협박했지만, 어르신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지.”

“결국 그 납치범은 돈을 한 푼도 못 받고 인질을 돌려보내야 했어.”

“그런 사람한테 윤 대표의 설득이 통할 것 같아? 정말 윤씨 그룹의 화물을 수출해 주겠냐는 말이야.”

찌푸려진 하은철의 미간은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뭐 하나만 묻자, 손씨 가문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거라고 보장할 수 있어?”

“당연하지, 윤 대표가 아직 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겠어?”

“그럼 됐어. 그 사람들이 이미 협상을 마쳐서 윤이서가 계약을 체결하러 가는 거든, 아니면, 협상이 안 돼서 설득하러 가는 거든, 우리는 그 협력을 반드시 막아야 해!”

심동은 아마 협상하러 간 것이라 말하고 싶었지만, 하은철의 엄숙한 표정 때문에 이서가 손씨 가문의 어르신인 손문덕과 이미 합의를 마쳤다는 착각이 들어서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잠시 침묵하던 심동이 말했다.

“그럼 우리도 가야 할까?”

“아니.”

하은철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너는 이만 가봐. 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심동은 이 말을 듣자마자 기뻐하며 손을 털고서 즐겁게 떠났다.

그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던 하은철은 그제야 핸드폰을 들고 번호를 눌렀다.

전화가 연결되자, 그의 목소리에서는 평소와 다른 열정이 묻어 나왔다. 놀란 상대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하 사장님, 무슨 일이든 지시만 하십시오.]

하은철은 그제야 얼굴에 만연하던 웃음을 거두며 말했다.

“좋습니다. 뭐 하나만 물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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