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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1화

기억을 잃은 이서에게 이 장면은 인상 깊을 수밖에 없었다.

이서는 이전에 자신이 하씨 그룹을 방문할 때마다 하은철의 비서가 늘 거만한 태도를 보인 것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하은철의 비서뿐만이 아니라 하씨 그룹의 직원들, 바닥을 쓸고 있는 청소부 아주머니들조차도 그녀에게 거만한 태도를 보였었다.

하지만 그때 그녀의 눈에는 오직 하은철만 보였기 때문에 그들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선들이 꽤 재미있었단 말이지.’

“그때의 나는 왜 하은철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걸까?”

하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이제 이서를 보는 하씨 그룹 사람들의 눈빛에 예전의 오만함이 서려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그들은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여왕의 귀환을 맞이하듯 이서를 대했다.

“윤 대표님, 이쪽으로 오시죠.”

하은철의 비서가 이서를 대신하여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그들은 모두 영리한 사람들이었다.

‘겉보기에는 하 대표님이 윤이서를 상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윤이서를 가질 생각이신 거야.’

‘하 대표님의 성격이라면 갖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기어코 손에 넣으려고 애쓰시겠지? 윤이서는 아직 하씨 가문의 며느리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하씨 가문의 며느리가 될 거란 말이지!’

‘아직도 윤이서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어떤 흉측한 말로를 맞이하게 될지 몰라.’

비서의 인솔을 받은 이서는 이내 하은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다만, 그녀는 하은철을 만날 수 없었다.

그는 일부러 허세를 부리며 이서를 만나러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휴게실에서 어떤 옷을 입고 이서를 만나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 비서실을 통해 이서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하은철은 그때부터 사무실에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비싼 옷들이 마음에 들었을 테지만, 오늘은 어떻게 봐도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바깥의 동정을 들은 하은철은 이서가 왔음을 깨닫고 잠시 망설였다. 그의 시선은 여러 옷을 스치다가 결국 오늘 입은 옷에 멈췄다.

‘됐어, 내가 아무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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