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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3화

최미영이 말했다.

[윤 대표님, 알겠습니다.]

이서는 그제야 전화를 끊었다.

최미영은 핸드폰을 든 채 감개무량해 했다.

‘지난번 서나나 씨의 일로 윤 대표님이 정이 많고 의리 있는 사람이라는 걸 분명히 느끼던 참이었어.’

‘그런데 이번에 심 비서님의 일로 윤 대표님에 대한 생각이 굳어졌어. 나는 확실히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거야.’

최미영은 이서와 친구가 아니었으나, 친구에게 이렇게 다정한 상사는 부하에게도 다정할 것이라 여기는 듯했다.

운전기사는 이서가 전화를 끊기를 한참이나 기다리고서야 입을 열었다.

“윤 대표님.”

이서가 인상을 찌푸렸다.

“전화 한 통만 더 할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녀는 이 말을 끝으로 지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환은 금방 전화를 받았다.

“하 선생님.”

이서가 피곤하다는 듯 좌석에 몸을 기대었다.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저랑 쇼핑하지 않으실래요?”

그녀는 누구를 찾아야 할지 모르던 찰나, 머릿속에 오직 한 사람만을 떠올렸다.

지환은 금방 이서의 지친 목소리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좋아, 지금 어디야? 데리러 갈게.]

“저는...”

이서가 차창 밖의 우뚝 솟은 건물을 한 번 보고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데리러 갈게요. 어디세요?”

지환은 곧바로 주소를 알려줬고, 이서는 기사에게 주소를 전달해 주었다.

기사는 그제야 차를 몰고 지환이 있는 곳으로 갔다.

한 시간이 넘게 지난 후, 두 사람은 만나게 되었다.

이서는 가장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으나, 지환은 그녀의 눈동자에 서린 지친 기색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서가 이곳으로 오는 동안, 지환은 이미 이천을 통해서 소희와 항구에 관한 일을 알게 되었다. -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환이 발길이 닿는 대로 걸으며 이서에게 말했다.

“가자.”

이서가 그의 얼굴에 씌워진 가면을 쳐다보았다.

“그 가면을 쓴 채로 쇼핑하시려고요?”

“응.”

지환이 대답했다.

“하지만 너무 이상하잖아요. 사람들이 다 쳐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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