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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아까울 게 뭐가 있어

설 명절. 안금여는 주방에 일러 식탁 한 상 가득 차리게 했다.

성연은 강운경과 같이 원래 주방에 들어가 음식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안금여는 모처럼 쉬는 설명절에는 온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며 떠들썩한 시간을 보내야지, 주방에 들어가 주방에서 고생할 필요 없다는 생각이다.

성연이 안금여의 말에 따라 안금여 옆을 지키며 어른들과의 대화에 동참했다.

올해 설에는 무진의 삼촌 강상문도 참석하며 온가족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누구 하나 빠진 사람 없이.

어린 손자, 손부를 바라보는 안금여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유일하게 바라는 것이란 그저 어린 자손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것뿐.

설날 음식을 먹는 자리에서 강상문은 해외에서 가져온 포도주를 내놓았다.

코르크 마개를 따니 강렬한 와인향이 코를 찌를 듯하다.

강상문이 모두의 와인잔에 와인을 따라주었다.

“와인은 도수가 낮으니 편하게 마셔요.”

성연이 한 모금 맛을 보니 향이 아주 강한데에 비해 오히려 달달한 맛이 많이 났다.

꽤나 맛있다고 생각하며 성연은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다.

“어머, 상문아, 같이 마시려고 네 와이너리의 와인을 꺼내 온 거야? 아깝지 않든?”

강운경이 옆에서 놀렸다.

강상문은 누나 강운경의 농담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서 웃으며 말했다.

“가족 사이에 아까울 게 뭐가 있어? 그럼 가족들에게 아껴서 누구에게 줄려고?”

“그건 그래. 내가 너 하나뿐인 누나지.”

강운경도 전혀 겸손하지 않은 태도로 턱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주고받는 투닥거림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친밀감이 느껴졌다.

‘그래, 이게 진짜 친남매지. 어쨌든 남매 간의 우애가 참 좋네.’

와인을 홀짝이면서 사람들 사이로 오고 가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던 성연은 올해 설이 최고의 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 끝난 후, 성연은 가족들과 함께 거실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과일과 한과 등이 있었다.

성연은 좋아하는 것 몇 가지를 자기 앞에 당겨 놓고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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