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한 방에 들어간 성연과 서한기는 심심해서 죽을 지경이다.서한기의 눈에는 짜증이 지나갔다.“보스, 두 사람은 무슨 말을 저렇게 오래할까요?”“내가 어떻게 알아?” 성연이 입을 삐죽거렸다. 사실 들어온 지 10여분밖에 안되었지만 무척 오래된 것처럼 느껴졌다.“아니면, 우리 좀 엿들어 볼까요?” 서한기는 스스로 좋은 생각이라 여겼다.성연은 그를 한 번 냉담하게 쳐다보았다.“너 너무 유치하다고 생각지 않아?”서한기는 그녀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문 가에 붙어서 엿들었다.성연은 원래 침대에 앉아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도 서한기를 따라 문 가에 기대 엿들었다.성연은 다 크고 나서 했던 일 중에 가장 창피한 일이라고 느꼈다.어째서 이 방의 방음 효과가 이리 좋을 거지 하고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생각했다.두 사람은 단지 몇 글자를 띄엄띄엄 들었을 뿐이다.온전한 말은 못 들은 채.그러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작한 행동에 성연과 서한기는 서로 마주한 채 즐거웠다.두 사람은 모두 마치 어린애 같았다.드문드문 성연은 강상철, 강상규 라는 말을 들은 것 같았다. 성연은 좀 더 다가가서 더 자세히 들었다.그런데 손잡이를 눌러 문을 열어 버릴 줄이야.찰칵 하는 소리가 났다.아직 상태가 안 좋은 서한기의 온몸이 앞으로 돌진했다.성연이 얼른 서한기를 붙잡고는 쾅 하고 문을 닫았다.서한기는 여전히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보스, 어떻게 된 일입니까?”성연이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말하지 마.”몇 분이 지난 후 밖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성연이 손을 놓았다.서한기는 눈썹을 찌푸렸다.“보스, 무슨 상황이죠? 강무진이 못 봤겠지요?”성연도 예기치 못한 사고에 눈썹이 찌푸려졌다.“못 봤을 거야. 여기는 곽연철의 집이잖아. 강무진이 우리와 곽연철의 관계를 아직 몰라. 여기에 있는 사람이 우리라는 것을 더욱 추측하지 못할 것이다.”성연은 침착하게 표현했지만 속으로는 이유 없이 짜증이 났다.그녀는 이렇게 무진을 속
아래층으로 내려온 무진이 손건호에게 지시했다.“당분간 사람을 보내 곽연철을 보호하도록 해. 은밀하게 해야 해. 너무 대놓고 해서는 안돼. 적어도 곽연철에게 어떤 실수도 있어서는 안돼.”이 일에 대해 무진은 절대 관용을 베풀 생각이 없다.비록 곽연철이 집안 외부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강상철과 강상규는 무진에게 외부 사람보다 못한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그리고 곽연철은 WS그룹과의 합작 때문에 이런 재난을 당했다.아무래도 무진 자신이 보호하는 게 맞았다.“예.” 손건호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곽연철도 자신의 체계가 있지만, 자신이 보호하고 있는 것이 어쨌든 좀 더 안전할 것이다.손건호는 이번에 무진이 진짜 화가 났음을 알았다.강상철과 강상규가 이렇게 심하게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번에 강상철, 강상규는 정말 무진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었다.말이 끝나자 마자 손건호가 앞 좌석에서 운전하며 그들은 떠났다.손님이 떠나고 난 후.성연과 서한기가 방에서 나왔다.아무도 보이지 않자 성연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곽연철이 웃었다.“강무진 대표는 정말 흔치 않은 인재입니다. 보스, 역시 안목이 뛰어나시군요.”성연은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 무진을 칭찬하는 소리를 들으니 그녀가 기분이 아주 좋았다.“그럼, 내가 누군데.” 성연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잠시 멈추었다가 성연은 계속 말했다.“강씨 집안의 그 두 노인데, 강상철고 강상규는 정말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한다. 내 수하를 건드리다니. 강무진에게 절대 손을 대게 해서는 안 된다. 서한기, 너는 그 두 늙은 여우들에 단단히 경고해. 정말 우리를 그렇게 만만하게 생각 못하도록.”서한기는 성연의 어두운 얼굴을 보고 진지해졌다.“예, 보스, 알겠습니다.”설사 성연이 말하지 않더라도 곽연철의 형제로서 강상철과 강상규를 그냥 두고 보지 않았을 것이다.며칠이 지나면 그들도 알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절대 그들이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것을.성연도 설명을 다 한 후에 아무 일도
좀 더 뒤에 서한기가 뒷문으로 나왔다.서한기는 곽연철을 보호하기 위해 무진이 보낸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무진에게 보고가 올라갔다.무진은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이 서한기라는 인물은 성연과의 관계가 가볍지 않았다.무진은 기억하고 있었다.만약 사이가 좋지 않다면, 절대 둘이 같이 샤브샤브를 먹으러 가지 않았을 것이다.‘다만, 성연과 곽연철의 관계는 정말 그의 어머니를 구해 준 게 다일까?’그러나 지난 번 곽연철의 집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을 때, 곽연철은 자기 아는 동생이라고 말했지만 무진은 그다지 믿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당분간 이 일을 따지고 싶지 않았다.성연과 관련되지 않는 한 자신과도 상관없으니.손건호가 물었다.“보스, 사람을 보내서 이 서한기 쪽도 지켜볼까요?”그는 자신의 보스가 의심하는 것을 알고 먼저 물었다.“아니, 평소대로 하면 돼.” 무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서한기까지 주시할 생각은 없었다.게다가 그는 지금 곽연철과 협력관계이다. 만약 경솔하게 서한기를 주시하는 건 곽연철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이 된다.만약 곽연철과 서한기의 관계가 매우 좋은데 들키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다.“알았습니다.” 손건호도 자기 보스의 생각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너는 가서 준비 좀 해. 며칠 뒤에 저쪽 두 분께 보낼 큰 선물로.” 무진은 마음속으로 이미 따지고 있었다.손건호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어떻게 할 지 가르쳐 주었다.손건호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보스, 이거 정말 대단하네요. 앞으로 둘째, 셋째 할아버님은 감히 다시는 우리를 건드리지 못할 겁니다.”무진이 입 꼬리를 당겨올렸다.“이것은 연습에 지나지 않아. 두 분을 상대하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해.”강상철과 강상규가 자신들에게 한 일에 비하면 자신이 한 일은 결코 지나친 게 아니었다.‘누가 먼저 잘못을 하라고 시켰나?’원래 그들은 표면적인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어쨌든 강상철, 강상규에게는 더 이
원래 무진이 쪽에서는 이미 계획을 세웠고, 강상철이 그물에 걸려 그들의 올가미 속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결국 무진이 쪽에서 움직이기 전에, 강상철에 관한 스캔들이 터졌다.‘강상철 부회장이 밖에서 첩이 있는데, 사생아도 있대요.’‘사생아는 이제 겨우 열 살이래요.’마침 세밑이라 강씨 집안의 친척들, 방계들까지 모두 돌아온 상태였다.이 일이 폭로되자, 강씨 집안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부의 사람들까지 모두 알게 되었다.강상철의 연세가 적지 않은데, 뜻밖에도 이런 사생아가 있다니. 게다가 강씨 집안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으니, 이 일은 조롱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많은 사람들이 댓글에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하고 있다.“이 강씨 집안의 둘째 할아버지 강상철은 정말 노익장이야. 사람들의 시야를 크게 넓혀주었어. 할아버지가 되었는데도 밖에서 사생아를 기르다니, 쯧쯧쯧, 정말 몰라봤어.”“아직 잘 모르는군, 재벌 가문이라는 게 원래 완전 난장판인 걸. 사생아일 뿐인데 뭐가 궁금해? 정상적인 일이야.”“사생아라, 나는 강상철이 하루 종일 무슨 도덕 어쩌고 하는 것을 보았는데, 결국 자신이 오히려 그렇게 도덕을 가장 지키지 않는 사람이 되었어.”동시에 이렇게 큰 사생아가 뜻밖에도 그렇게 여러 해 동안 숨어 있다가 이제야 발견되었으니, 어떤 사람은 둘째 할아버지 강상철의 수단에 탄복했다.이것은 도덕과 규범을 중시하는 명문가, 특히 강씨 집안과 같이 백 년 이상을 이어 온 명문 가문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바로 인품과 예의다.둘째 할아버지 강상철의 이 일은 늙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강씨 집안에 망신을 주었다.전혀 좋은 일이 아니야.그리고 강씨 집안에서 지금 인정하는 사람들은 모두 본부인에게서 태어난 자손들이다.사생아 따위는 모두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모두들 강상철이 어떤 사람에게 미움을 사서 이런 망신을 톡톡히 당하는지 궁금해했다.강상철이 물러설 퇴로를 아예 남겨 두지 않았다.강상철은 이전에도 자주 자신의 손자를 훈계했다.바깥 여자들
“보스, 희소식입니다.” 손건호가 강상철 스캔들 기사를 들고 와 무진에게 보여 주었다.신기하다는 듯 기사를 확인한 무진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작은 할아버지 강상철의 연령에 이런 기운이 있을 줄이야.작은 할아버지의 약점이 이것일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알았다고 표시한 무진이 입을 열었다.“작은 할아버지 쪽을 좀 더 예의 주시하면서 무슨 일이 있는 즉시 내게 보고해.”‘정말 흥미진진하게 됐군.’‘작은 할아버지에게 생각지 않은 사생아가 있다니.’‘아마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일 테지.’점심 시간에 무진은 잠시 짬을 내어 고택으로 건너왔다.할머니 안금여와 고모 운경도 이 일에 대해 이야기 중이었다.“둘째 숙부 강상철에게 진짜 사생아가 있다니, 이 소식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운경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슬쩍 웃었다.강상철의 스캔들 기사를 보니 속이 다 후련했다.“강상철은 비즈니스를 할 때도 더러운 수를 많이 써서 원망을 산 사람이 우리 만이 아니야. 이번에는 약점을 잡혀 강씨 집안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구나.”안금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강씨 집안을 대표하는 얼굴로 누구 가릴 것 없이 모두 모범을 보여야 하건만.비록 더러운 짓을 하긴 해도 강상철, 강상규가 나름 규칙을 지키며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강상철이 뒤에서 이렇게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을 줄이야.예전에 ‘성질 더러운 불구자’라며 무진에 대한 소문을 퍼트리더니 이제 저들의 차례가 되었다.‘뼈를 찌르는 듯한 그 괴로움을 저들도 느껴 봐야 해.’안금여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기꺼이 이 사태를 관망하기로 했다.어찌 되었든 지금 곤경에 처한 강상철은 무진을 귀찮게 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지금 터진 자기 스캔들 처리하기도 바쁜 강상철이 무진을 신경 쓸 겨를이 있을 리가.더군다나 마누라, 즉 둘째 동서가 두 눈 멀쩡히 뜨고 살아 있으니 더 이상 쓸데없는 짓은 터.그저 끝까지 지켜볼 생각이다. 강상철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더러운 사생활이 폭로되었으니 당
폭로된 사생활 기사를 잠재우기 위해 강상철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의 스캔들로 시끌벅적했다.강상철의 아내 또한 알게 되었다.젊었을 때 혼인을 한 이래 평생을 강상철과 함께 해 왔다. 물론 서로 격이 맞는 두 집안 사이의 혼인이었다. 비록 최근 몇 년간 남편과의 사이가 썩 좋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서로 예를 지킬 정도는 되었다.가끔이긴 해도 강상철 또한 자기 부인의 마음을 고려하기도 했다.강상철의 아내는 비교적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로 평소 강상철과 다투지 않고 잘 맞춰 주는 편이었다.누군가에게서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내 남편이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니 몇 가지 사소한 일들이 생각났다.때때로 강상철의 몸에서 낯선 향수 냄새가 나서 물으면, 강상철은 늘 응대하는 고객의 것이라고 대답했었다.그래서 그녀는 남편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믿었다.두 사람이 오랜 시간 함께 지내 오는 동안, 사생활 관리에 신중한 남편은 밖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다.그래서 별다른 생각없이 남편의 말을 믿었던 터였다.하지만 이 사건이 터졌을 때, 그녀는 이게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그야말로 자신의 얼굴을 진흙 속에 처박은 셈이다.부모님 손에서 아무 어려움 없이 자란 탓에 다소 유약한 성격이라 하지만, 이런 치욕을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곧장 서재로 달려간 강상철의 아내가 손을 들어 강상철의 얼굴을 때렸다.당혹스러운 일을 당한 강상철의 얼굴이 바로 굳어졌다.만약 평소의 그녀였다면 강상철의 이 표정을 본 즉시 바로 겁을 먹었을 터였다.그러나 지금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나 그런 것들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손을 들어 얼굴을 가린 강상철이 큰 소리를 쳤다.“이 무슨 행패야?”서재에 있다가 이 장면을 목격한 강일헌은 아연실색했다.옛날부터 늘 할아버지에게 당하면서도 참고 살았던 할머니였다.할머니가 참 억울하시겠다고 늘 생각은 했지만, 이런 장면을 눈으로 보는
그날 오후.강상철의 처는 고택으로 달려와 안금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안금여는 집사에게 차를 따르도록 지시했다.“형님, 이번에는 정말 제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어요. 꼭 좀 도와주세요.” 강상철의 처는 말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안금여가 보고 있자니 안쓰럽기 그지없다.강상철과 결혼해서 줄곧 집에서 남편을 내조하며 자녀 양육에 전념한 강상철의 처는 회사 일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회사 내 큰 집과 둘째, 셋째 일가 사이의 은원 관계에 대해 잘 모르는 그녀는 남편 강상철의 명령에 따라 자신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하지만 안금여는 바로 아래 동서인 그녀를 탓할 생각이 없다.때때로 많은 일들이 사실 본인도 모르게 이루어지는 것을 어쩌겠는가?강상철의 처는 평소 손 위 동서인 자신에게 정중한 태도로 예를 지켜왔다.손 아래 동서의 성격을 잘 알기에, 만약 막다른 골목에 이르지 않았다면 결코 자신을 찾아오지 않았을 것도 잘 알고 있다.가볍게 한숨을 내쉰 안금여가 입을 열었다.“일단 눈물을 그치게. 앞뒤 사정을 똑똑히 말해야 내가 뭐라도 도울 수 있지 않겠나?”바로 아래 동서는 시종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다.참지 못하고 터진 그녀의 울음소리가 거실 가득 울려 퍼졌다.결국 안금여는 아무 말없이 기다렸다. 울만큼 다 울고 나면 전후 사정을 자세히 말해 줄 테니.한참을 울고 난 강상철의 처가 드디어 감정을 추스렀다.계면쩍은 듯 안금여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형님, 죄송해요. 제가 면전에서 추태를 보였어요.”“괜찮아, 한 가족인 걸 뭐. 무슨 일인지 말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내가 도울테니.”안금여는 힘들어하는 동서를 차마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어찌 되었든 동서가 잘못한 건 없으니까.’요 몇 년간 집밖 외출도 삼가며 행동거지를 조심해 온 동서였다.‘이딴 짓이나 벌인 강상철이 나쁜 놈인 거지.’“형님, 그 사람 양심도 없는 사람이에요. 그 사생아를 데려와서 키우겠다니요? 아들과 손자가 다 보고 있는데 부끄러운 줄도 몰라요.” 또
강상철은 이제 막 회사에서 퇴근해 집으로 돌아왔다.그 기사가 나간 후로 사람들 모두 자신을 보면서 이상한 시선을 쳐다보았다.그러니 강상철은 속이 탈 지경이었다.그러나 자신이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한 게 분명했기에 뭐라 할 말도 없다.하지만 강상철 스스로는 이게 맞다고 생각했다.‘그럼 애가 있는데 버리는 게 정상이야? 아무리 그래도 내 자식인데 내가 키워야지.’잘못이라면 지금 WS그룹의 실권을 큰 집이 잡고 있다는 것.만약 자신이 실권을 쥐고 있었다면 아무도 찍 소리 못했을 터.이 일이 있고 나서 권력에 대한 강상철의 갈망이 더 커졌다.집에 돌아오면 좀 쉴 수 있을 줄 알았더니, 고용인이 알리길 마누라가 뛰쳐나가 강씨 집안 고택으로 갔단다.강상철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최근 마누라를 나쁘게 대하지 않았지 않는가? 먹여줘, 입혀줘 또 뭘 어쩌라고?’‘평소에는 보기만 해도 설설 기더니, 지금 감히 큰집 형수 안금여를 찾아갈 생각을 해?’게다가 우리와 큰 집이 어떤 관계인지 몰라? 그런데도 큰 집으로 쫓아가서 안금여에게 말해? 이거 일부러 날 웃음거리로 만들려는 거 아냐?’화가 나는 게 먼저인지 창피한 게 먼저인지도 모르겠다.아내를 데려올 생각에 강상철은 얼른 옷을 갈아입었다.강상철이 고택 입구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의 대화가 들렸다.안금여가 자신의 자식을 족보에 넣지 못하게 하겠다는 말이 들렸다.강상철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그러나 사실 그랬다. 만약 형수 안금여가 고개를 끄덕여 승낙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어린 아들은 평생 조상들 앞에 나서지 못할 것이다.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들의 얼굴을 떠올린 강상철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안금여의 동조를 구하는 어조로 입을 열었다.“형수님, 어찌 되었든 그 아이도 우리 강씨 집안의 혈육입니다. 만약 보고 싶지 않다면, 제가 밖에서 키우면 됩니다. 그러나 이름은 제 성을 따라야 하지 않겠습니까?”강상철은 원래 이 사실을 좀 더 오래 숨겨 둘 생각이었다.아이가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