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차 한 잔을 마신 후에야 무진이 입을 열었다.“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곽 대표님, 오늘 제가 온 것은 우선 대표님 병문안을 와서 대표님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대표님을 건드린 사람이 저희 둘째 일가 쪽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어서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제가 직접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곽연철이 가볍게 웃었다.“강 대표님이 저 같은 문외한 때문에 이러실 줄은 생각지 못했습니다.”강무진 같은 시원시원한 성격을 곽연철은 아주 좋아했다.흔치 않은 협력 파트너였다.처음에 성연이 강무진과 합작하라고 했을 때는 사실 복종의 뜻이 대부분이었다.그러나 이 몇 차례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니 곽연철은 강무진이 흔치 않은 협력 파트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합작하면서 가장 꺼리는 것은 질질 끄는 것이다.그리고 이 점에서 강무진은 아주 훌륭했다.무진이 대답했다.“곽 대표님이 저와 협력한 것 때문에 저들에게 미움을 사셨잖습니까? 저도 제 고객을 실망시킬 수는 없습니다.”사업을 함에 있어서 무진에게는 원칙이 있었다.특히 곽연철의 프로젝트는 자신에게 매우 중요했다.그리고 또 중요한 이유는 강상철 쪽에서 움직임이었다.그는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강상철 쪽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자신에게 공개적으로 선전포고한 것이 아닌가?그들 가문 내부의 일에 다른 사람을 연루시킨 것은 바로 강상철과 강상규의 잘못이다.합작하는 과정에 곽연철이 사고를 당했으니, 반드시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강 대표님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 우리 쪽에서 아직 조사이니 결과가 나오면 알려드리겠습니다.”곽연철이 나른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어 무진을 흘깃 쳐다본 다음 계속 말했다.“대표님과 강씨 집안 두 어른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말은 진작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안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이렇게 악랄한 수를 쓰다니, 강상철, 강상규가 강무진을 조금도 봐 주지 않았다.보아하니 강씨 집안에서 강무진의 상황은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그냥
집안, 한 방에 들어간 성연과 서한기는 심심해서 죽을 지경이다.서한기의 눈에는 짜증이 지나갔다.“보스, 두 사람은 무슨 말을 저렇게 오래할까요?”“내가 어떻게 알아?” 성연이 입을 삐죽거렸다. 사실 들어온 지 10여분밖에 안되었지만 무척 오래된 것처럼 느껴졌다.“아니면, 우리 좀 엿들어 볼까요?” 서한기는 스스로 좋은 생각이라 여겼다.성연은 그를 한 번 냉담하게 쳐다보았다.“너 너무 유치하다고 생각지 않아?”서한기는 그녀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문 가에 붙어서 엿들었다.성연은 원래 침대에 앉아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도 서한기를 따라 문 가에 기대 엿들었다.성연은 다 크고 나서 했던 일 중에 가장 창피한 일이라고 느꼈다.어째서 이 방의 방음 효과가 이리 좋을 거지 하고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생각했다.두 사람은 단지 몇 글자를 띄엄띄엄 들었을 뿐이다.온전한 말은 못 들은 채.그러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작한 행동에 성연과 서한기는 서로 마주한 채 즐거웠다.두 사람은 모두 마치 어린애 같았다.드문드문 성연은 강상철, 강상규 라는 말을 들은 것 같았다. 성연은 좀 더 다가가서 더 자세히 들었다.그런데 손잡이를 눌러 문을 열어 버릴 줄이야.찰칵 하는 소리가 났다.아직 상태가 안 좋은 서한기의 온몸이 앞으로 돌진했다.성연이 얼른 서한기를 붙잡고는 쾅 하고 문을 닫았다.서한기는 여전히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보스, 어떻게 된 일입니까?”성연이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말하지 마.”몇 분이 지난 후 밖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성연이 손을 놓았다.서한기는 눈썹을 찌푸렸다.“보스, 무슨 상황이죠? 강무진이 못 봤겠지요?”성연도 예기치 못한 사고에 눈썹이 찌푸려졌다.“못 봤을 거야. 여기는 곽연철의 집이잖아. 강무진이 우리와 곽연철의 관계를 아직 몰라. 여기에 있는 사람이 우리라는 것을 더욱 추측하지 못할 것이다.”성연은 침착하게 표현했지만 속으로는 이유 없이 짜증이 났다.그녀는 이렇게 무진을 속
아래층으로 내려온 무진이 손건호에게 지시했다.“당분간 사람을 보내 곽연철을 보호하도록 해. 은밀하게 해야 해. 너무 대놓고 해서는 안돼. 적어도 곽연철에게 어떤 실수도 있어서는 안돼.”이 일에 대해 무진은 절대 관용을 베풀 생각이 없다.비록 곽연철이 집안 외부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강상철과 강상규는 무진에게 외부 사람보다 못한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그리고 곽연철은 WS그룹과의 합작 때문에 이런 재난을 당했다.아무래도 무진 자신이 보호하는 게 맞았다.“예.” 손건호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곽연철도 자신의 체계가 있지만, 자신이 보호하고 있는 것이 어쨌든 좀 더 안전할 것이다.손건호는 이번에 무진이 진짜 화가 났음을 알았다.강상철과 강상규가 이렇게 심하게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번에 강상철, 강상규는 정말 무진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었다.말이 끝나자 마자 손건호가 앞 좌석에서 운전하며 그들은 떠났다.손님이 떠나고 난 후.성연과 서한기가 방에서 나왔다.아무도 보이지 않자 성연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곽연철이 웃었다.“강무진 대표는 정말 흔치 않은 인재입니다. 보스, 역시 안목이 뛰어나시군요.”성연은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 무진을 칭찬하는 소리를 들으니 그녀가 기분이 아주 좋았다.“그럼, 내가 누군데.” 성연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잠시 멈추었다가 성연은 계속 말했다.“강씨 집안의 그 두 노인데, 강상철고 강상규는 정말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한다. 내 수하를 건드리다니. 강무진에게 절대 손을 대게 해서는 안 된다. 서한기, 너는 그 두 늙은 여우들에 단단히 경고해. 정말 우리를 그렇게 만만하게 생각 못하도록.”서한기는 성연의 어두운 얼굴을 보고 진지해졌다.“예, 보스, 알겠습니다.”설사 성연이 말하지 않더라도 곽연철의 형제로서 강상철과 강상규를 그냥 두고 보지 않았을 것이다.며칠이 지나면 그들도 알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절대 그들이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것을.성연도 설명을 다 한 후에 아무 일도
좀 더 뒤에 서한기가 뒷문으로 나왔다.서한기는 곽연철을 보호하기 위해 무진이 보낸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무진에게 보고가 올라갔다.무진은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이 서한기라는 인물은 성연과의 관계가 가볍지 않았다.무진은 기억하고 있었다.만약 사이가 좋지 않다면, 절대 둘이 같이 샤브샤브를 먹으러 가지 않았을 것이다.‘다만, 성연과 곽연철의 관계는 정말 그의 어머니를 구해 준 게 다일까?’그러나 지난 번 곽연철의 집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을 때, 곽연철은 자기 아는 동생이라고 말했지만 무진은 그다지 믿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당분간 이 일을 따지고 싶지 않았다.성연과 관련되지 않는 한 자신과도 상관없으니.손건호가 물었다.“보스, 사람을 보내서 이 서한기 쪽도 지켜볼까요?”그는 자신의 보스가 의심하는 것을 알고 먼저 물었다.“아니, 평소대로 하면 돼.” 무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서한기까지 주시할 생각은 없었다.게다가 그는 지금 곽연철과 협력관계이다. 만약 경솔하게 서한기를 주시하는 건 곽연철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이 된다.만약 곽연철과 서한기의 관계가 매우 좋은데 들키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다.“알았습니다.” 손건호도 자기 보스의 생각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너는 가서 준비 좀 해. 며칠 뒤에 저쪽 두 분께 보낼 큰 선물로.” 무진은 마음속으로 이미 따지고 있었다.손건호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어떻게 할 지 가르쳐 주었다.손건호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보스, 이거 정말 대단하네요. 앞으로 둘째, 셋째 할아버님은 감히 다시는 우리를 건드리지 못할 겁니다.”무진이 입 꼬리를 당겨올렸다.“이것은 연습에 지나지 않아. 두 분을 상대하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해.”강상철과 강상규가 자신들에게 한 일에 비하면 자신이 한 일은 결코 지나친 게 아니었다.‘누가 먼저 잘못을 하라고 시켰나?’원래 그들은 표면적인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어쨌든 강상철, 강상규에게는 더 이
원래 무진이 쪽에서는 이미 계획을 세웠고, 강상철이 그물에 걸려 그들의 올가미 속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결국 무진이 쪽에서 움직이기 전에, 강상철에 관한 스캔들이 터졌다.‘강상철 부회장이 밖에서 첩이 있는데, 사생아도 있대요.’‘사생아는 이제 겨우 열 살이래요.’마침 세밑이라 강씨 집안의 친척들, 방계들까지 모두 돌아온 상태였다.이 일이 폭로되자, 강씨 집안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부의 사람들까지 모두 알게 되었다.강상철의 연세가 적지 않은데, 뜻밖에도 이런 사생아가 있다니. 게다가 강씨 집안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으니, 이 일은 조롱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많은 사람들이 댓글에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하고 있다.“이 강씨 집안의 둘째 할아버지 강상철은 정말 노익장이야. 사람들의 시야를 크게 넓혀주었어. 할아버지가 되었는데도 밖에서 사생아를 기르다니, 쯧쯧쯧, 정말 몰라봤어.”“아직 잘 모르는군, 재벌 가문이라는 게 원래 완전 난장판인 걸. 사생아일 뿐인데 뭐가 궁금해? 정상적인 일이야.”“사생아라, 나는 강상철이 하루 종일 무슨 도덕 어쩌고 하는 것을 보았는데, 결국 자신이 오히려 그렇게 도덕을 가장 지키지 않는 사람이 되었어.”동시에 이렇게 큰 사생아가 뜻밖에도 그렇게 여러 해 동안 숨어 있다가 이제야 발견되었으니, 어떤 사람은 둘째 할아버지 강상철의 수단에 탄복했다.이것은 도덕과 규범을 중시하는 명문가, 특히 강씨 집안과 같이 백 년 이상을 이어 온 명문 가문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바로 인품과 예의다.둘째 할아버지 강상철의 이 일은 늙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강씨 집안에 망신을 주었다.전혀 좋은 일이 아니야.그리고 강씨 집안에서 지금 인정하는 사람들은 모두 본부인에게서 태어난 자손들이다.사생아 따위는 모두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모두들 강상철이 어떤 사람에게 미움을 사서 이런 망신을 톡톡히 당하는지 궁금해했다.강상철이 물러설 퇴로를 아예 남겨 두지 않았다.강상철은 이전에도 자주 자신의 손자를 훈계했다.바깥 여자들
“보스, 희소식입니다.” 손건호가 강상철 스캔들 기사를 들고 와 무진에게 보여 주었다.신기하다는 듯 기사를 확인한 무진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작은 할아버지 강상철의 연령에 이런 기운이 있을 줄이야.작은 할아버지의 약점이 이것일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알았다고 표시한 무진이 입을 열었다.“작은 할아버지 쪽을 좀 더 예의 주시하면서 무슨 일이 있는 즉시 내게 보고해.”‘정말 흥미진진하게 됐군.’‘작은 할아버지에게 생각지 않은 사생아가 있다니.’‘아마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일 테지.’점심 시간에 무진은 잠시 짬을 내어 고택으로 건너왔다.할머니 안금여와 고모 운경도 이 일에 대해 이야기 중이었다.“둘째 숙부 강상철에게 진짜 사생아가 있다니, 이 소식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운경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슬쩍 웃었다.강상철의 스캔들 기사를 보니 속이 다 후련했다.“강상철은 비즈니스를 할 때도 더러운 수를 많이 써서 원망을 산 사람이 우리 만이 아니야. 이번에는 약점을 잡혀 강씨 집안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구나.”안금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강씨 집안을 대표하는 얼굴로 누구 가릴 것 없이 모두 모범을 보여야 하건만.비록 더러운 짓을 하긴 해도 강상철, 강상규가 나름 규칙을 지키며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강상철이 뒤에서 이렇게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을 줄이야.예전에 ‘성질 더러운 불구자’라며 무진에 대한 소문을 퍼트리더니 이제 저들의 차례가 되었다.‘뼈를 찌르는 듯한 그 괴로움을 저들도 느껴 봐야 해.’안금여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기꺼이 이 사태를 관망하기로 했다.어찌 되었든 지금 곤경에 처한 강상철은 무진을 귀찮게 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지금 터진 자기 스캔들 처리하기도 바쁜 강상철이 무진을 신경 쓸 겨를이 있을 리가.더군다나 마누라, 즉 둘째 동서가 두 눈 멀쩡히 뜨고 살아 있으니 더 이상 쓸데없는 짓은 터.그저 끝까지 지켜볼 생각이다. 강상철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더러운 사생활이 폭로되었으니 당
폭로된 사생활 기사를 잠재우기 위해 강상철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의 스캔들로 시끌벅적했다.강상철의 아내 또한 알게 되었다.젊었을 때 혼인을 한 이래 평생을 강상철과 함께 해 왔다. 물론 서로 격이 맞는 두 집안 사이의 혼인이었다. 비록 최근 몇 년간 남편과의 사이가 썩 좋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서로 예를 지킬 정도는 되었다.가끔이긴 해도 강상철 또한 자기 부인의 마음을 고려하기도 했다.강상철의 아내는 비교적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로 평소 강상철과 다투지 않고 잘 맞춰 주는 편이었다.누군가에게서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내 남편이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니 몇 가지 사소한 일들이 생각났다.때때로 강상철의 몸에서 낯선 향수 냄새가 나서 물으면, 강상철은 늘 응대하는 고객의 것이라고 대답했었다.그래서 그녀는 남편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믿었다.두 사람이 오랜 시간 함께 지내 오는 동안, 사생활 관리에 신중한 남편은 밖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다.그래서 별다른 생각없이 남편의 말을 믿었던 터였다.하지만 이 사건이 터졌을 때, 그녀는 이게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그야말로 자신의 얼굴을 진흙 속에 처박은 셈이다.부모님 손에서 아무 어려움 없이 자란 탓에 다소 유약한 성격이라 하지만, 이런 치욕을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곧장 서재로 달려간 강상철의 아내가 손을 들어 강상철의 얼굴을 때렸다.당혹스러운 일을 당한 강상철의 얼굴이 바로 굳어졌다.만약 평소의 그녀였다면 강상철의 이 표정을 본 즉시 바로 겁을 먹었을 터였다.그러나 지금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나 그런 것들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손을 들어 얼굴을 가린 강상철이 큰 소리를 쳤다.“이 무슨 행패야?”서재에 있다가 이 장면을 목격한 강일헌은 아연실색했다.옛날부터 늘 할아버지에게 당하면서도 참고 살았던 할머니였다.할머니가 참 억울하시겠다고 늘 생각은 했지만, 이런 장면을 눈으로 보는
그날 오후.강상철의 처는 고택으로 달려와 안금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안금여는 집사에게 차를 따르도록 지시했다.“형님, 이번에는 정말 제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어요. 꼭 좀 도와주세요.” 강상철의 처는 말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안금여가 보고 있자니 안쓰럽기 그지없다.강상철과 결혼해서 줄곧 집에서 남편을 내조하며 자녀 양육에 전념한 강상철의 처는 회사 일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회사 내 큰 집과 둘째, 셋째 일가 사이의 은원 관계에 대해 잘 모르는 그녀는 남편 강상철의 명령에 따라 자신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하지만 안금여는 바로 아래 동서인 그녀를 탓할 생각이 없다.때때로 많은 일들이 사실 본인도 모르게 이루어지는 것을 어쩌겠는가?강상철의 처는 평소 손 위 동서인 자신에게 정중한 태도로 예를 지켜왔다.손 아래 동서의 성격을 잘 알기에, 만약 막다른 골목에 이르지 않았다면 결코 자신을 찾아오지 않았을 것도 잘 알고 있다.가볍게 한숨을 내쉰 안금여가 입을 열었다.“일단 눈물을 그치게. 앞뒤 사정을 똑똑히 말해야 내가 뭐라도 도울 수 있지 않겠나?”바로 아래 동서는 시종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다.참지 못하고 터진 그녀의 울음소리가 거실 가득 울려 퍼졌다.결국 안금여는 아무 말없이 기다렸다. 울만큼 다 울고 나면 전후 사정을 자세히 말해 줄 테니.한참을 울고 난 강상철의 처가 드디어 감정을 추스렀다.계면쩍은 듯 안금여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형님, 죄송해요. 제가 면전에서 추태를 보였어요.”“괜찮아, 한 가족인 걸 뭐. 무슨 일인지 말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내가 도울테니.”안금여는 힘들어하는 동서를 차마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어찌 되었든 동서가 잘못한 건 없으니까.’요 몇 년간 집밖 외출도 삼가며 행동거지를 조심해 온 동서였다.‘이딴 짓이나 벌인 강상철이 나쁜 놈인 거지.’“형님, 그 사람 양심도 없는 사람이에요. 그 사생아를 데려와서 키우겠다니요? 아들과 손자가 다 보고 있는데 부끄러운 줄도 몰라요.” 또
“비서는... 그러니까 신경 쓸 필요도 없잖아요! 안 되면 바꾸면 돼죠, 그렇죠, 연 회장님?” 무진은 조롱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웃었다.이 말에 연계진은 전혀 논박할 수가 없었다.‘결국 진혜선도 아직 있어.’‘만약 내가 조수경과 특별한 관계라는 걸 인정한다면, 진씨 가문에서는 이 기회를 틈타서 혼약을 뒤엎을 수 있어.’그렇게 되면 연계진은 조수경을 위해 얼굴을 내밀 수가 없게 된다.눈 깜짝할 사이에 성연은 조수경에게 다가갔다. 조수경은 뒤로 두 걸음 물러나면서 두려운 눈빛이었다.“송성연, 뭘 하려는 거야? 다가오지 마!”“내가 시킨 게 아니야, 그 종업원이 나를 모함하고 있어. 저 종웝원 말 한마디로 나한테 복수하겠다는 거야? 네가 뭔데? 너는 경찰도 아니잖아! 감히 나를 때린다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하겠어.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증인이야!”조수경이 횡설수설하자 성연의 손에서 은침이 갑자기 나타났다.‘나는 당연히 난폭한 방식으로 조수경에게 복수하지 않겠어. 그렇게 복수하면 확실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돼.’‘하지만 이 은침은 훨씬 은밀하지!’“조수경 씨,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자기가 잘못한 걸 인정하고 사과하면 돼요. 맞다, 그리고 혜선 언니한테도요!”말을 하면서 천천히 손을 든 성연은 무심코 조수경의 허벅지를 건드렸다.순간, 조수경은 비명을 질렀다. 바로 감각이 없어진 오른쪽 다리가 시큰시큰하고 저려서 전혀 지탱할 수가 없었고, 바로 털썩 한쪽 무릎을 꿇었다.조수경이 성연을 향해 무릎을 꿇은 것이다!모두들 놀라서 멍해졌다.조수경이 은침을 사용해서 조수경의 혈을 찔렀다는 걸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모두가 단지 놀란 조수경이 바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모습만 봤을 뿐이다.완전히 멍해졌던 조수경이 두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면서 일어나려고 발버둥쳤다. 그러나 다리에는 아무런 힘도 없었고, 움직일수록 신경을 자극해서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사방을 훑어본 조수경은 주위 사람들의 눈빛을 보자, 그야말로 감정이
연계진은 음험한 눈빛으로 무진을 힐끗 쳐다보았다.“종업원이 철이 없어서 제가 대신 손을 좀 봤습니다만, 강 대표께서 또 어떻게 처리하실 지 모르겠군요.”연계진은 강호의 습관대로 어깨를 으쓱거렸다.몸을 돌린 무진이 성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디 다친 데 없어?”“나는 괜찮지만 이렇게 넘어갈 수는 없어요.”옆의 테이블에서 물티슈를 꺼내 그 종업원에게 던져 준 성연은 곧 평온한 표정으로 물었다.“지혈하도록 해요!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렇게 하라고 시켰는지 지목해봐요! 봐요, 연 회장은 당신을 사람으로 여기지도 않아요. 당신 머리를 깨고 싶다고 바로 머리를 깼잖아요!”순간 연계진의 표정은 아주 난감해졌다.‘이건 내가 주관하는 파티인데, 결국 파티에서 내가 술잔으로 잘못을 저지른 종업원 머리를 때린 거잖아?’순간 자신의 행동이 주변 사람들의 눈에는 양아치처럼 보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연계진이 사방을 둘러보니, 확실히 사람들의 눈빛에는 이질감이 가득했다.무진의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일면서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냈다. ‘우리 마누라님은 정말 대단해!’20여년전, 연씨 가문은 몰락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밑바닥에서 발버둥치던 연계진은 가까스로 역습을 실현할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밑바닥의 생활이 오래 지속되면서, 연계진의 야만적인 습관은 쉽게 고칠 수 없었다.멍한 표정이 된 종업원은 성연이 자신이 피를 흘리는 것까지 고려해 주자 감히 믿을 수가 없었다.암담한 눈빛으로 물티슈를 손에 들고 있던 종업원은 결국 주머니에서 돈다발을 꺼낸 뒤,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조수경을 바라보았다.조수경은 순식간에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바로 저 여자가 제게 준 돈입니다. 일부러 당신들에게 술을 뿌리라고 하면서요!” 종업원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증거가 뚜렷하게 나오자 순식간에 주위의 눈길이 조수경에게 쏠렸다.얼굴을 들 수 없게 된 연계진이 다시 종업원에게 다가가서 큰 소리로 화를 냈다.“네가 죽고 싶은 거지? 무슨 헛소리야!”연계진이 막 주먹을 휘
결혼한 뒤 성연은 자신의 행동과 습관을 조정했다.지금 이렇게 억울한 손해를 입었으니 참을 수 없었다.“혜선 언니, 이건 조수경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분명하네요!”성연이 진혜선에게 일깨워주자, 진혜선도 조수경의 거들먹거리는 모습을 보았다.재빨리 사람들을 가로질러서 무진이 성연의 앞에 도착했다. 성연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상세하게 살펴보면서 물었다.“성연아, 괜찮아? 유리잔에 다친 데는 없어?”고개를 저은 성연은 무진을 보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옷이 젖었을 뿐이에요.”무진은 한바탕 놀랐지만 눈에는 여전히 분노가 가득했다. 몸을 돌려 온몸의 기세를 폭발하면서 그 종업원을 바라보았다.이때 종업원은 완전히 당황했다. 그는 성연의 신분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 강씨 가문 큰도련님의 신분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정신이 나간 것처럼 순간 털썩 주저앉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강 대표님, 제가 실수로 술잔을 넘어뜨렸습니다. 제가 죽일 놈입니다. 제가 배상할 테니 용서해 주세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그 공포에 질린 표정에 주위의 손님들은 모두 진짜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성연은 이를 악물고 바로 차갑게 쏘아붙였다.“어디서 연기하고 있어. 고의로 그런 게 분명해!”“무진아. 성연이가 이 종업원이 조수경과 접촉한 걸 봤다고 했어. 조수경에게 사례비를 받고 일부러 우리 둘을 난처하게 한 것 같아.”진혜선도 따라서 말했다.무진이 갑자기 화가 난 표정으로 몸을 숙였다. 두 눈의 포악한 기운은 마치 모든 것을 찢어 발길 것만 같았다.완전히 놀란 그 종업원은 온몸에 맥이 풀리면서 더욱 놀란 표정으로 다시 한바탕 사과하며 용서를 빌었다.이때 종업원의 곁으로 다가간 연계진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갑자기 손에 든 술잔으로 종업원의 머리를 호되게 내리쳤다.이 뜻밖의 사태에 모든 사람이 어찌 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성연과 진혜선은 일제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연계진이 이렇게 야만적이고 난폭한 행동을 할 줄은 전혀 생각
무진이 이 연회에 참가한 목적은 달성했다. 원래 WS그룹과 협력하다가 지금 잇달아 등을 돌린 중소 가문 사람들은 모두 무진이 오자 어색하고 괴로웠다.연계진에게 간 무진은 작별 인사를 잘하고 싶었다.“연 회장님, 당신이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인원 수가 여전히 좀 적은 것 같군요. 다음에 시간이 있으면 우리 그룹에 오셔서 좀 떠들썩하게 보내세요!”무진의 편안하고 무관심한 듯한 표정은 이 배신자들을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는 듯했다.연계진의 표정이 순간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 말 속의 비꼬는 뜻은 누구나 다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기에. 작은 눈을 가늘게 뜬 연계진은 억지로 웃는 척하면서 대답했다.“기회가 되면 반드시 참석하겠습니다. 필경 WS그룹과 강씨 가문이야말로 운성에서 가장 큰 기업인 데다가 남쪽에서 가장 강한 가문이니까요.”“과찬이십니다!” 무진은 부인하지 않았다. 결국 상대방의 말이 사실이기에.무진이 성연에게 다가갔을 때, 성연은 여전히 진혜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밤 파티에 참석한 가문들의 수준은 대충 파악했다.‘아무리 들어봐도 그리 강하지 않은 것 같고, WS그룹에도 별 손해가 없는 것 같아.’‘심지어 이들 가문이 연운그룹에 몸을 의탁하는 건 WS그룹에 오히려 도움이 돼. 이들 가문에서 운영하는 기업의 수준도 높지 않고 기술력도 좋지 않기 때문에, 조만간 도태될 범주에 처해 있었어.’조수경은 줄곧 성연과 진혜선을 주시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많은 남자들의 눈빛이 모두 두 여자에게 쏠려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질투가 난 조수경은 미칠 것 같아서 마음속에서 욕설을 퍼부었다. ‘두 천한 X들이 분명히 남자들을 유혹하려고 이렇게 요염하게 옷을 입은 거야.’무수한 생각들이 조수경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렇게 두 X들이 위세를 떨치고 그냥 가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반드시 망신을 당하게 해야 돼!’눈을 가늘게 뜬 조수경은 옆에 있는 종업원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당부했다.표정이
“아저씨, 아저씨는 이제 시간을 끌기만 하면 돼요. 나머지 일은 제가 해결할게요. 아저씨도 기꺼이 상철이 형이 WS그룹에서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일하도록 하셨죠. 저는 당연히 아저씨를 믿어요. 게다가 혜선이는 연계진을 좋아하지 않아요. 이 혼인도 이렇게 마음대로 결정해선 안 돼요!”진양산과 한참 이야기를 나눈 무진은 마지막에 달래는 말을 했다.무진은 진교철이 결국 이렇게 지나친 행동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진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을 변칙적으로 가택연금 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외출할 때는 모두 암암리에 미행하면서 진양산과 외부의 교류를 단절시켰다.협박하는 방식은 더욱 치욕스러웠다.진양산이 일찍이 해외에서 사업을 할 때 그다지 영광스럽지 못한 일들이 있었다. 국내였다면 그 일들은 결국 운성시에 도움이 되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국외의 일부 부문에 있어서는 아마도 타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진교철은 큰아버지가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으면 해외로 잡아가서 감옥에 보내겠다고 협박했다.물론 진양산 본인은 두렵지 않았다. 진양산이 걱정하는 것은 진교철이 이것을 가지고 진상철과 진혜선 남매를 위협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두 남매는 사촌 동생의 뜻대로 파견을 나가야 할 것이다.그래서 그는 아예 자신이 이 협박을 끌어안기로 작정했다. 진씨 가문이 WS그룹을 벗어나 연운그룹과 함께 하기로 구두로 동의한 것이다.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자, 무진은 마음속에 진교철을 철저하게 유념하게 되었다.그리고 진양산의 입을 통해서 진교철이 지금 마침 유럽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돌아가면 곧바로 샤넬 가문에 연락해서, 그들 쪽에서 진교철을 체포할 방법을 강구하게 해야겠어.’무진이 진양산의 곁을 떠나자마자 연계진이 다가와서 음산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강씨 가문과 접촉하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알아들으셨어요? 그렇지 않으면 진교철 씨 쪽에서 아주 불쾌하게 생각할 겁니다.”연계진이 온화하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경고의 냄새가 짙었다.
당연히 성연을 본 조수경도 두 눈을 크게 뜨고 포악한 기색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저 천한 X이 파티에는 왜 왔어?’‘게다가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저렇게 요염하게 입은 거야? 결혼한 다음에 오히려 이 길로 나서겠다는 거야?’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조수경에게 뜻밖에도 성연이 먼저 다가갔다.‘이 여자는 할머니와 고모를 속였을 뿐만 아니라 무진 씨도 배신했지! 애초에 모질게 마음먹고 관대하게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어.’ 성연은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조수경 씨, 오랜만이에요! 듣자니 지금 연운그룹의 임원이라고 하던데? 당신이 어떻게 임원이 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군요? WS그룹의 내부 자료하고 자리를 바꾼 거 아닌가요?”조수경은 성연이 이렇게 달변으로 변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성연이 사실을 콕 집어내자, 어색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억지로 침착한 척했다.“송성연 씨, 결혼 전과 결혼 후가 그야말로 완전히 딴판이네요! 이제 결혼도 했는데 굳이 왜 이렇게 예쁘게 차려 입었는지 나도 궁금하군요.”“칭찬해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잘못 생각한 모양이네요. 난 뭘 입어서 예쁜 게 아니라 줄곧 예뻤어요!”성연의 말에 조수경은 말문이 막혔다. 원래 조롱하려던 말이 목에 걸리면서 표정은 더욱 좋지 않았다.“송성연 씨, 오늘 저녁 연회의 호스트인 제가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겠지요. 당신이 나를 찾았는데 무슨 필요한 게 있나요?”기세를 지키기로 작정한 조수경이 턱을 치켜들고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오늘 밤, 우리 연운그룹의 연회를 봤어요? 운성의 이렇게 많은 여러 가문들을 초청했어요. 다음에는 당신네 WS그룹과 정식으로 경쟁 관계가 되겠지요. 송성연 씨, 당신이 당신 남편을 잘 내조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성연은 말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건 아직도 자신이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느꼈다. 그래도 여전히 앞서의 태도대로 행동하면서 눈동자에는 혐오감을 드러냈다.“조수경 씨, 당신이 WS그룹을 배신하고 할머니와 고모를 속인 일은 조
연계진의 환하게 웃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무진이 정말 참석할 거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일부러 도발하기 위해서 초청장을 보냈는데, 무진이 와도 망신만 당할 뿐이라는 걸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무진의 표정에 드러난 자신감과 얼굴에서 발산되는 담담함, 그리고 시선이 지나가는 곳마다 크고 작은 가문의 자제들이 잇달아 머리를 숙이는 장면들.의심의 여지없이 연계진에게 진정한 제왕 앞에서 매수와 포섭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말하고 있었다.시선도 마주치지 못 하는 것이 바로 무진의 강력한 억지력이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가슴 속에 응어리가 지자, 연계진의 눈빛이 굳어졌다.바로 무진의 앞으로 걸어가자 두 사람의 눈빛이 부딪쳤다. 그러나 무진의 깊은 눈빛 속에는 짙은 경멸이 스쳐 지나갔다.연계진은 화가 났지만,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강 대표께서 와 주셔서 정말 오늘 밤 이 파티를 영광스럽게 해 주셨군요!”“연계진 씨, 당신이 초청장을 보냈으니 제가 반드시 와야지요. 만약 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신을 무서워하는 줄 알겠지요!”무진은 연계진에게 어떤 체면치레도 시켜주지 않고 바로 연계진의 이름을 언급했다.“하하, 강 대표께서 중시해 주셔서 저 연계진도 좀 긍지를 느낄 수 있겠습니다.”연계진의 무진의 시선이 계속 충돌하자, 주위의 모든 손님들은 호기심 가득히 주목했다.두 사람의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실내 공기마저 올라가는 듯했다.그러나 은인자중하는 연계전은 무진의 날카로운 눈빛에 계속 맞설 수 없었다.무진의 눈빛이 압박하자, 불편해진 연계진이 시선을 옮기려고 했다.“연계진 씨, 지금은 당신도 꽤 성과를 거둔 편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사업을 잘 관리해야지요. 운성에서는 위세를 부리지 마시기 바랍니다.”이 말은 경고의 의미가 짙었다.기세에서 패배한 연계진의 안색이 변했지만, 눈빛을 깜빡이더니 곧 웃는 표정을 지었다.웃는 얼굴로 무진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했다.이 순간, 연계진도 자신이 모욕을 당했다고 느꼈다.
진양산과 진혜선의 출현은 일시에 다른 참석자들의 시선을 끌었다.연운그룹에 의탁하기로 결정했지만 강씨 가문에의 미움을 살까 봐 걱정하던 사람들은, 진씨 가문 사람들이 등장하자 일시에 의구심을 떨쳐버렸다.‘진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진혜선 양이 연계진 씨와 결혼한다는 게 사실인 모양이야.’‘이렇게 되면 연씨 가문의 세력은 틀림없이 더욱 공고해질 거야. 어쩌면 정말 WS그룹에 도전할 수 있을 지도 몰라.’여러 손님들이 술잔을 권하며 안부를 묻자, 진양산은 속으로는 거북했지만 그래도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진혜선은 재벌 2세들과 교류하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한쪽에 앉아 있었다.“진혜선 씨, 안녕하세요. 저는 연 회장님의 비서 조수경입니다!”진혜선의 앞에 간 조수경은 술잔을 들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진혜선 씨와 한 잔 할 수 있을까요?”미소를 지으면서 진혜선이 재빨리 거절했다.“미안합니다. 제 주량이 좋지 않아서 마시지 않겠어요. 조 비서님은 아주 우수한 분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저를 놀리시는 거죠. 제가 회사 운영에 대한 지식은 조금 알고 있습니다만, 진혜선 씨야말로 정말 해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셨잖아요. 하지만 과연 진씨 가문이에요. 사람들이 그렇게 뛰어나도 모두 당신처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조수경이 웃으면서 하는 말 속에 조롱이 담겨 있다는 걸 진혜선도 알아차리지 못했다.술을 마실 기회조차 주지 않자 조수경은 차갑게 경멸할 뿐이다. ‘세상에는 진혜선이 속세의 음식을 먹지 않는 것처럼 소문이 자자하던데 정말 그렇네.’‘이런 여자는 연계진이 좋아하지 않을 거야.’“진혜선 씨, 오늘은 우리 연운그룹에서 한턱내는 날입니다. 만약 필요하신 게 있으면 사양하지 마시고 언제든지 저를 찾으세요.”조수경은 인사치레로 말한 뒤 혼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조수경 씨는 정말 유능하세요! 사실 저도 조수경 씨야말로 연 회장님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혼약은 정말 제 본의가 아니니까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니버설 호텔 8층의 연회장.오늘 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운성 전체의 상류층으로 모두 상장회사의 CEO급이다.파티의 주최자인 연계진은 이런 화려한 느낌에 대단히 만족했다. 끊임없이 각 가문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샴페인잔을 부딪치면서 미래의 협력에 대해 이야기했다.이런 모습은 연계진 자신의 손에 의해서 연씨 가문의 과거 영광이 다시 돌아왔다고 느낄 정도였다.검은색 원피스 차림의 조수경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붉은 입술과 요염한 눈빛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마치 이미 연계진의 부인인 것처럼 입가에 미소를 지었고, 가능한 한 모든 손님들과 접촉하면서 손님들의 마음속에 자신의 인상을 새기기를 원했다.‘그런 인상이 확고해져야 연계진이 진혜선과 결혼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나를 연계진의 진정한 여자라고 인정하게 될 거야.’강한 여자가 된다고 생각하니 조수경의 마음은 즐거웠다.이때 진씨 가문의 현재 가주인 진양산이 성큼성큼 연회장으로 들어섰다.그 뒤로 투 톤의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탁월한 몸매의 진혜선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청년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진혜선은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순간 조수경은 사람들이 자신을 진혜선과 비교했다는 걸 알아차렸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진혜선을 흘겨보았다.‘괜찮아, 연계진은 단지 이익 때문에 저 여자와 혼인할 뿐이지, 정말 저 여자를 좋아하는 건 아니야. 게다가 진혜선이 좋아하는 남자는 강무진이 맞아. 진혜선이야말로 송성연의 경쟁 상대야.’조수경은 마음속으로 진혜선도 마찬가지로 성연을 적으로 간주한다면, 자신과 진혜선이 함께 협력해서 성연을 대처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수경아, 내가 가서 좀 접대할게.” 연계진의 눈빛에는 부드러움이 어려 있었다.“네,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조수경은 마음 놓고 연계진의 손목을 놓았다. 결국 진씨 가문 사람이 왔으니 조수경은 잠시 억울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진양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