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이 강상철을 공개적으로 손본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그를 다치게 한 이상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는 천천히 차례대로 저 두 화근을 처리할 것이다.예전에는 강상철과 강상규가 본가를 괴롭혔지만, 이제 앞으로는 하나하나 모두 되돌려줄 것이다.절대 두 다리 뻗고 자게 하지 않을 것이다.성연은 요즘 고난이도의 문제들과 씨름하는 중이다.문제의 양은 줄었지만 난이도는 높아졌다.그리고 이윤하가 성연과 다른 두 명의 참가 학생을 직접 지도했다.다른 참가자 두 명은 문제를 푸는 데에 힘들어했다. 성연도 좀 애를 먹긴 했지만.어려움에 처한 참가자들을 보면서도 이윤하는 조급해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했다.“선생님은 너희들이 우승을 하기를 바라지만 그것보다 더 너희들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를 바란다. 그러니 차근차근히 풀어. 조급하게 굴지 말고.”이윤하가 모처럼 마음을 헤아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그러자 모두들 기분 좋게 열심히 하겠다며 말했다.최근 연일 보충 수업을 하자 다들 시간이 빡빡했다. 이윤하도 여유가 없었다.그래서 오늘 이윤하는 대단한 자비를 베풀어 반 교시를 당겨 수업을 마쳤다.성연이 책가방을 정리하고 막 떠나려 할 때,이운하가 성연의 앞으로 다가와서 말했다.“선생님이 들으니까, 지난번에 네가 문제 풀다가 병이 났다던데.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않도록 해, 알았지?”“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성연은 사실 괜찮았다.사실대로 말한다면 다른 두 참가자의 스트레스가 그녀보다 좀 더 클 것이다.그녀는 문제 풀이가 그런대로 순조로웠다.하지만 다른 두 참가자는 그녀보다 풀기 어려워했다.“그래, 알아서 멘탈 관리하는 것 잊지 마.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준 문제유형은 모두 난이도가 가중된 거야. 보고 풀었으니 됐다. 대회에 참가하기도 전에 멘탈이 무너지지 않게 해.”이윤하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성연을 위시한 참가자들의 심리 상태였다.경기 능력도 중요하지만 똑같이 심리 상태도 중요했다.“네.” 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저녁에 돌아오니 문제를
성연은 무진의 말을 믿고 표시된 유형의 문제들만 집중적으로 연습했다.며칠 지나자 드디어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을 순조롭게 풀기 시작했다.기본적으로 문제를 푸는 과정에 별 다른 장애를 발견하지 못했다.어느덧 경기 당일이 되었다.아침 일찍 성연은 교문에서 일행과 합류했다.북성제일고로 바로 출발했다.성연 일행이 도착했을 때, 다른 학교에서도 참가자들이 속속 도착했다.각 학교에서는 모두 세 명의 학생을 시합에 참가시켰다.여러 고등학교가 한데 모이니 꽤나 시끌벅적했다.정우석과 북성제일고의 선생들이 모두 마중을 나왔다.그들 모두 성연을 보며 반갑게 인사했다.“우리 학교에 온 걸 환영한다. 오늘 대결이 매우 기대된다.”지난번 토론대회에서 북성제일고를 이긴 후부터 성연은 이미 명성이 자자했다.주위의 몇몇 학교에서도 가까이 다가와 살폈다.어떤 선생들은 물어보기도 했다.“여기가 바로 올해 북성남고의 해결사예요?”이윤하도 숨기지 않고 대범하게 인정했다.“맞아요.”주위 선생들과 학생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말했다.“한 번 지켜보자.”또 여기저기 참견하기 좋아하는 북성제일고 학생들도 성연에 대해 아주 궁금해했다.“저 여자애가 바로 정우석을 이긴 애야? 정말 대단해. 우리 학교 ‘정 공신’을 패장으로 만들어 버리다니.”“너희는 모두 저 애 실력에 관심 있는 모양인데, 나는, 저 애 얼굴에 더 관심이 가. 저 여자애 정말 예쁘지 않아?”“그런데 진짜 완전 생얼이야. 요즘 생얼로 저 정도 예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어?”“맞아, 맞아. 우리 학교 퀸카보다 훨씬 예뻐.”학생들이 뒤에서 소곤거리기 시작했다.‘좀 시끄럽군.’북성제일고의 선생이 들으면서도 어찌 할 수가 없었다.자신들의 학교가 얼마나 좁은 새장 같았는지…….‘참 대단해.’하지만 다른 사람의 기세는 높이며 자신의 위세를 낮출 수는 없는 법.져도 기분 좋게 질 수 있다면, 자신들 북성제일고 외에 또 누가 있겠는가?교무주임이 무서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며 호통쳤다.“얼른 자기 반으
곽세은이라는 이름의 청산고등학교 여학생은 성연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조금도 개의치 않고 그냥 말했다.“갑자기 튀어나온 애가 능력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어?”또 성연 뒤에 있는 여학생 두 명을 한 번 쓱 훑어보더니 비웃었다.“북성남고는 만년 2등이잖아. 영원히 우리 청산고에게 밟히는 수준밖에 안돼. 우승은 영원히 우리 청산고 거야.”곽세은은 아예 성연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몇 개 고등학교에서 내보낼 수 있는 학생도 이 몇 명 정도일뿐.송성연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것이 분명했다.‘북성남고에서 머리 숫자만 채우려고 송성연을 내보낸 게 틀림없어. 해결사는 무슨.’북성남고가 무슨 말도 안되는 이상한 심리전을 펴고 있을 뿐이라고 의심했다.성연은 곽세은은 신경 쓰지 않았다. 공기 같은 존재로 취급하며.곽세은이 이를 악물었다.‘송성연, 나한테 패하고 어떤 모습으로 질질 짤지 두고 보지!’북성제일고의 선생이 성연 일행을 대회 장소로 안내해 주었다.심판을 맡은 선생이 이번 대회의 규칙을 공포했다.북성제일고는 각종 경연대회를 자주 개최해 왔다. 그래서 전적으로 경연대회 장소로 사용되는 아주 넓은 교실이 하나 있었다.강당처럼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었다.북성제일고의 교사가 마이크를 들고 무대에 서서 말했다.“경기 과정은 매우 간단합니다. 문제가 스크린에 뜰 겁니다. 누구든 답을 가장 빨리 푼 사람이 먼저 벨을 누르고 답을 하면 됩니다. 오답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정답이어야 합니다. 문제 난이도는 여러 학교 선생님들과 의논해서 공동으로 출제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공개적으로 학교 회관에서 전시될 예정입니다.”아직은 대회 시작 전 준비 단계였다.주로 참가 학생들의 마음을 좀 풀어주기 위해서였다.이윤하가 다가와서 당부하기 시작했다.성연과 다른 두 참가자가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성연이 옆을 둘러보았다. 어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있었다. 또 어떤 교사는 학생들을 격려하며 다독이기도 했다.이윤하는 다른 두
북성남고의 참가자 세 명이 나란히 앉았다.남학생 한 명과 여학생 한 명이 성연과 함께 시합에 참가했다.이때 옆에 있던 여학생이 성연에게 사립학교 학생 세 명을 소개해 주었다.2년 연속 우승한 청산고등학교였다.“송성연, 저 여학생을 특히 조심해야 해. 이름이 곽세은인데, 진짜 대단해.” 성연의 왼쪽에 앉아있던 여학생이 말했다.곽세은은 아주 오만했다.하지만 사람은 오만함 때문에 패배한다.운명을 인정할 수밖에.성연이 고개를 들어 슬쩍 보니 모든 학생들 앞에 이름이 쓰여진 팻말이 붙어 있었다.곧이어 곽세은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꽤 눈에 띄네.’성연이 그녀를 쳐다보는 걸 느낀 걸까?곽세은도 곧 눈을 들어 도발적인 눈빛으로 성연을 훑어보았다.성연은 침착하게 시선을 돌렸다.곽세은의 눈빛을 본 옆자리 여학생이 분개하며 말했다.“곽세은, 저 싸가지 하고는. 지난번 대회에서는 다른 학교 학생 한 명을 울렸다고 하더라.”“너 그만 말해. 창피해 죽겠다. 작년의 경시대회에 우리 둘 다 참가했잖아. 곽세은, 정말 대단한 실력이야. 우리는 못 이겨. 송성연, 이번에는 너만 믿는다.” 옆에 있던 남학생이 성연을 보며 말했다.성연이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짊어졌는지 가히 상상할 수 있을 정도다.“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대회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큰소리를 칠 수는 없으니까.특히 뒤쪽의 이윤하가 문제의 난이도를 계속 높이는 바람에 성연의 자신감이 적지 않게 줄어 있었다.반드시 이길 거라고 그녀도 장담할 수 없었다.그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할 수밖에.곽세은의 저 기세 등등한 모습을 보니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하지만 성연은 걱정하지 않았다.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자신의 기를 죽이고 대신 다른 사람의 기를 세워줄 필요는 없다.“그리고 맞은편에 또다른 학교 참가자 있지? 안경 쓴 저 남학생도 유망주야. 처음에는 그저 그랬는데 뒤로 갈수록 숨은 실력이 터지더니 곽세은을 이길 뻔했어. 쟤가 하드캐리했지
성연은 무진이 너무 대단하다고 느꼈다.‘수학 경시대회 경기의 문제형까지 알아맞히다니.’‘모두들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말하지만, 더 천부적인 그 사람은 바로 강무진이야.’‘만약 무진이 대회에 참가한다면, 틀림없이 이 사람들을 순식간에 전부 쓸어버릴 텐데.’‘역시 WS그룹 같이 큰 기업을 운영하는 엘리트다워.’‘그의 정신력과 예측 능력은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있는 게 아니야.’성연은 마음속으로 무진에 대해서 한바탕 칭찬했다.그렇다고 문제를 푸는 속도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손을 멈추지 않고 빠르게 펜을 움직이며 암산을 했다.무대 아래에서 그들의 경기를 보던 이윤하도 꼭 잡은 손에서 식은땀이 났다.그녀는 마음속으로 긴장했다.사실 그녀 자신도 송성연이 해낼 수 있을지 알지 못했다.성연이 제출한 답안은 확실히 훌륭했다.그러나 어찌 되었든 성연이 처음 대회에 참가했기에, 여전히 안심할 수가 없었다.“딩동, 딩동.” 벨소리가 울리자 모두 쳐다보았다.벨을 누른 사람은 북성남고의 송성연이었다.그리고 사립학교 사람들과 정우석도 벨을 눌렀다.여기저기서 울리는 벨소리는 센서가 감지하지 않으면 마치 동시에 울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성연이 그들보다 더 빨랐다.무대 위에 있던 북성제일고의 선생이센서를 확인한 후에 성연을 일어나게 했다.“네, 송성연 학생, 이 문제의 답을 말해 보세요.”성연이 즉시 답을 말했다.심판을 맡은 북성제일고 선생이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틀린 것 없이 모두 정답을 맞혔습니다.”이윤하는 기뻐서 눈썹을 치켜세웠다.‘보니, 과연 성연의 실력은 감출 수 있는 게 아니야.’‘이번에는 우리 북성남고에도 희망이 있어.’이윤하는 성연에 대해 가졌던 예전의 생각을 모두 수정했다. ‘어디를 봐서 골치덩어리 학생이야?’‘완전 보물이지.’그녀가 데리고 있는 어떤 학생보다 뛰어났다.저 머리에서 나오는 사유 능력은 정말 스스로 자괴감이 들 정도였다.그녀가 젊었을 때는 성연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성연이 문제를 다
문제가 나오자 많은 참가자들이 무의식적으로 눈썹을 찌푸렸다.문제 유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첫 번째 문제는 일단 괜찮다 해도 두 번째 문제는 완전히 한 단계를 뛰어넘었다.심지어 이미 고3 범주에 해당되는 문제였다.순간 많은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북성남고 쪽에서도 한 학생이 답을 쓰지 못했다.실력이 되는 참가자들은 아주 빠르게 문제를 풀고 또 벨을 눌렀다.이번에도 역시 성연이 앞섰다.선생님이 성연을 호명하자 성연이 일어나 대답했다. 역시 정답이었다.각 고교의 교사들은 모두 모여 앉아 있었다.모두 자기 학교의 참가자 팀을 이끄는 교사들인 만큼 문제에 대해 토론하기에도 좋았다.이때 성연이 또 문제를 맞히는 것을 보고는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선생님, 학생을 정말 잘 가르치셨군요. 저렇게 대단한 비장의 카드가 있는데 예전에는 왜 꺼내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참은 겁니까?” 한 선생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남고는 일부러 그런 거야, 오자마자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려고.’‘멋지게 역전을 해서 더 통쾌하게 보이려는 건가?’“이 학생은 이번 학기에 전학을 와서, 저도 별로 가르치지 않았어요. 완전히 천부적인 재능이 있을 뿐이에요.” 이윤하는 감히 공을 내세울 수가 없었다.시합에 참가할 때마다 성연은 가장 믿음직한 사람이었다.이전에 자신이 성연을 조롱했던 여러 일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리며 따가운데, 어디서 감히 이 공을 떠맡을 수 있겠는가?“이번 학기에 전학을 왔어요? 천재야, 대단해.” 그 선생님도 성연의 천부적인 재능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어떻게 송성연은 우리 학교가 아니라 북성남고로 들어간 거야?’‘정말 좀 아쉽네.’“그쪽 북성남고는 이런 반전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다른 선생님도 따라서 말했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요, 그냥 보통인 거죠.” 이윤하는 겸손한 말을 하면서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멈추지 못했다.성연은 이번에 정말 그녀의 체면을 세웠다.“쯧쯧쯧, 보아하니
성연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녀는 기분이 고조되었다. 이런 대회가 꽤 재미있다고 느꼈다.성연은 매우 자극적이라고 느꼈다.한계에 도달하는 활동을 좋아하는 그녀로 하여금 극한의 쾌감을 체험하게 했다.이것은 정신적인 자극과는 아주 달랐다.세 번째 문제가 나왔다.이번에는 청산고교의 학생들이 앞섰다.답도 맞았다.네 번째 문제는 정우석이 앞섰다. 역시 정답이었다.선수를 빼앗겼음에도 성연은 속상해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좀 느렸던 것이다.이 대회장에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것은, 모두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성연은 뭐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대등한 상대와 겨뤄야 더 재미있어.’북성남고의 다른 한 여학생은 이미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곧 답안을 포기했다.이 문제를 다 보았을 때, 다른 사람이 답을 이미 말했다.그녀는 이미 더 이상 답을 할 자신이 없다고 느꼈다.‘올해의 문제는 작년 것보다 많이 어려워졌어.’‘작년에는 겨우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었지만, 올해는 세 문제 중에 하나도 풀지 못했어.’지금 그녀는 성연에게 좀 감탄하는 중이었다.‘자신도 성연만큼 대단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이제 겨우 오전인데, 벌써 포기하게 생겼어. 오후 시합에 굳이 참가할 필요가 있을까?’나머지 참가자들도 그들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지금 경쟁하듯이 대답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각 학교의 리더들이었다.다른 사람들은 실력을 발휘할 여지가 전혀 없었지만, 이 또한 경기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수들끼리의 승부를 보면서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었다.동시에 속으로 그들을 위해 긴장했다.‘누가 한 수 위인지 모르겠어.’이윤하는 한 학생이 이미 문제를 풀 생각이 없는 것을 보았다.속으로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그렇게 오랫동안 연습했던 것은 바로 이날을 위해서였는데.결국 하프타임까지도 버티지 못하다니.‘그러나 이것도 저 아이들을 탓할 수는 없어.’‘이번 문제는 너무 까다로워, 게다가 모두 어려운 문제 유형이야.’‘시합에 참
한 시간 반 후에 경기가 끝났다.무대 위의 선생이 점수를 집계했다.최종적으로 성연이 쪽에서 다섯 문제를 먼저 맞히며 50점을 쌓았다.정우석은 30점.“청산고등학교는 역시 강해, 40점이야.”나머지 한 참가자는 10점, 또 어떤 참가자들은 아예 점수가 없었다.점수가 비교적 낮은 참가자들은 기분이 매우 가라앉아 보였다.북성제일고의 선생님이 단상에서 다음과 같이 선포했다.“자, 오늘 오전 경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점심 식사 후에 잠시 휴식하고, 오후에 새로운 문제로 다시 대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오전 시합이 끝난 뒤에 성연도 좀 피곤함을 느꼈다.‘계속 머리를 굴렸더니 확실히 피곤해.’이것은 일종의 정신적인 피로이지만, 성연은 오히려 흥분감을 느꼈다.이번 시합은 그녀에게 새로운 경험이어서 꽤 즐거웠다.이때 정우석이 자신의 자리에서 나와 성연에게 다가왔다.그는 웃으며 성연에게 말했다.“지난번에 말했지? 너에게 우리 학교 구경시켜 주고 싶은데, 어때?”시합이 끝나자 정우석은 지체 없이 걸어왔다.성연과 얼마나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인지 느낄 수 있었다.“좋아, 그럼 우리 북성남고 친구들도 데리고 너희 학교를 구경하자.” 성연이 동의하며 다른 두 친구를 데리고 이윤하에게 인사하러 갔다.정우석의 원래 의도는 성연과 단둘이 있는 것이었다.단둘이 학교를 구경하는 거였는데.뜻밖에도 성연이 다른 친구들을 같이 불렀다.정우석은 좀 아쉬워했지만,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다. 여전히 점잖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였다.이윤하에게 가서 아이들과 학교 구경할 거라는 말을 했다.이윤하는 반대하지 않았다.동시에 성연이 대회에 참가한 모습을 생각하며 이윤하가 웃기 시작했다.“성연아, 오늘 아주 잘했다. 오후에 차분히 실력을 발휘하기만 하면 돼. 이따가 밥을 먹고 좀 푹 쉬어.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이윤하는 성연이 피곤해서 오후 경기에 영향을 줄까 우려했다.‘어느 것이 가볍고 어느 것이 중한지, 성연은 그래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어.’성연이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