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이틀을 성연은 집에서 쉬었다.그래서 그런지 성연의 몸은 완전히 회복되었다.어쨌든 그녀 자신도 의술인으로서 어떤 약을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안금여와 강운경도 병 문안을 왔다.또 오면서 몸에 좋은 많은 것들을 챙겨 왔다.안금여는 성연을 보자마자 인사를 하며 물었다.“성연아, 왜 몸이 안 좋아? 무진이가 널 잘 돌 봐주지 않았어?”“할머니, 전 괜찮아요. 제 부주의예요.”성연은 걱정스러운 안금여의 목소리에 진심어린 미소를 띠었다.예전에는 외할머니가 걱정할까 봐 감히 알리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던 적이 있었다.‘아플 때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이 느낌 정말 좋아. 마음이 따뜻해져.’적어도 성연은 이 느낌을 좋아했다.“다음부턴 조심해. 몸이 많이 불편하지?”안금여는 걱정 어린 목소리로 성연의 손을 꼭 잡았다.마치 그녀가 아픈 사람인 것 같았다.강운경도 이때 다가와 말했다.“고모부가 해외에서 사온 비타민이야 체력이 떨어질 때 먹으면 효과가 좋대. 한번 먹어봐.”그녀는 상자 여러 개를 들고 성연의 앞에 놓았다.안금여도 이에 동의하며 웃었다.“이건 할머니가 백화점에서 직접 골라온 것들이야. 다 네 나이에 맞는 비타민이야.”성연은 테이블 위에 수북이 쌓인 박스들을 바라봤다.‘이건 좀 과한 것 같은데.’성연은 힘없이 말했다.“고모, 할머니, 그냥 열이 났을 뿐이에요.”비교적 젊고 회복력이 빠르기에 이런 것들을 먹지 않더라도 금방 회복할 수 있었다.세 가지의 비타민.일부 비타민은 복용할 수 없었다.하지만 안금여와 강운경은 좋은 걸 먹을 생각에 좋다는 건 뭐든 사 왔었다.“이번엔 열만 났지만, 건강을 신경 쓰지 않으면 앞으로 더 심각한 병에 걸릴 수도 있어. 젊어도 건강은 챙겨야 해.”안금여는 진지하게 말했다.“무진이를 만나기 전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이렇게 병에 다 걸리고…….”안금여는 한숨을 쉬었다.강운경이 입을 열었다.“너 같은 젊은 애들은 시간이 있을 때 운동을 좀 더
주말.안금여가 엠파이어 하우스로 왔다.안금여를 보고 좀 의아해진 성연이 물었다.“할머님,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세요?”안금여가 말했다.“성연아, 너 주말에 별일 없지? 나랑 같이 쇼핑도 하고 바람 쐬러 나가자.”성연이 온종일 집에만 있는 게 친구도 없는 것 같아 보여 안금여는 늘 마음이 안 좋았었다.“네, 별일 없어요, 할머니. 옷 갈아입고 올 테니 잠시 기다려 주세요.” 어른과 함께 쇼핑을 해 본 적이 없는 성연이지만 안금여와 같이 나가서 쇼핑하며 구경하는 것도 분명 즐겁겠다 싶었다.이제 수학경시대회의 문제 유형은 거진 파악한 셈이었다.그래서 별로 긴장되지 않았다.옷을 갈아입은 성연은 안금여를 따라 백화점으로 갔다.뒷좌석에 앉아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 어느새 백화점에 도착해 있었다.차에서 내리니 백화점 앞에서 이미 기다리고 있는 강운경이 보였다.“고모님.” 성연은 다정하게 운경을 불렀다.“성연아, 엄마, 오셨어요? 가요, 들어가서 둘러봐요.” 잠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회사에 들른 운경은 일을 끝낸 후 다시 백화점으로 와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세 사람은 함께 백화점 안으로 들어갔다.这一个大商场,全部都是奢侈品。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화려한 백화점 명품관.강운경과 안금여는 이곳의 단골 고객인 듯.어디를 가든 모두가 아주 공손한 태도로 맞이했다.한 여성복 매장에 들어간 운경이 성연을 위해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한 벌을 집어 들고 성연 앞에 대어 보며 말했다.“성연아, 맞는지 가서 한 번 입어 볼래?”상큼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의 핑크 빛 원피스였다.허리 뒷부분에 리본 모양의 장식이 달려 있어 성연이 보기엔 좀 유치했다.그러나 운경의 호의를 거절하지 못한 성연은 피팅 룸으로 들어가 갈아입고 나왔다.하얀 피부와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성연이 입으니 애니메이션 속 아름다운 소녀 같았다.안금여가 옆에서 칭찬했다.“우리 성연이 정말 예쁘네. 이 옷 잘 어울린다.”운경도 만족스럽
‘가만, 강진성과 송아연이 어떻게 같이 어울리는 거지?’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는 핑계로 대고 나왔다.그리고 두 사람을 따라갔다.그리고 두 사람이 송아연과 강진성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송아연을 데리고 다니며 강진성은 그녀를 위해 적지 않은 명품 물건들을 쇼핑했다.두 사람의 손에는 꽤나 많은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송아연은 강진성의 팔짱을 다정하게 끼고 있었다.쥬얼리 매장을 지나던 송아연이 달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진성 씨, 좀 봐요, 저 팔찌 너무 예쁘다.”눈을 들어 쇼윈도우에 진연 된 팔찌를 슬쩍 본 강진성이 물었다.“음, 괜찮은데? 갖고 싶어, 베이비?”강진성의 ‘베이비’ 호칭에 송아연이 부끄러워 죽겠다는 척을 했다.송아연이 얼굴을 붉히며 애교를 부렸다.“내가 갖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엄마에게 저런 팔찌를 선물하면 무척 좋아하실 거란 생각을 했을 뿐이에요.”“우리 베이비는 보배는 정말 효녀야. 들어가서 보자.” 그런 송아연이 사랑스럽다는 듯이 강진성의 얼굴은 부드러운 미소로 가득했다.하지만 웃음이 번지지 않은 그의 눈은 서늘하기만 할 뿐이다.강진성의 눈빛을 읽지 못한 송아연이 그를 끌고 쥬얼리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매장 안에 들어선 아연은 정교한 세공의 보석들에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강진성과 같이 다니며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보고 알게 되었다.한 차례 시야가 확 넓어졌다고 할까.매장 한쪽에 마련된 소파에 앉자마자 아연이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여기서 가장 비싼 팔찌를 보여줘요.”무의식 중에 직원이 강진성 쪽을 쳐다보자 강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직원은 즉시 몸을 돌려 들어가 팔찌를 꺼내 왔다.팔찌를 보던 아연은 자신이 너무 속을 드러내 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강진성을 바라보며 바로 토끼 같은 모습으로 변신했다.“진성 씨, 제가 좀 비싼 팔찌를 사도 괜찮겠죠? 아무튼 강씨 집안 도련님인 당신 체면을 깍을 순 없잖아요.” 아연이 아주 친근한 음성으
두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본 성연은 분명 좋은 일이 아님을 짐작했다.눈살을 찌푸린 성연은 아무런 기척도 내지 않고 커피숍으로 돌아갔다. 섣부른 행동으로 저들의 경계심을 사지 않도록.데리러 온 무진은 먼저 안금여와 운경을 강씨 고택까지 모시고 갔다.그리고 다 같이 고택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식사하는 내내 안금여는 성연에게 이것저것 음식들을 집어 주었다.“성연아, 좀 더 먹어. 네 몸을 좀 봐, 얼마나 말랐는지.”성연은 그들이 진심으로 자신에게 잘해 준다는 것을 알았다.그래서 거절하지 않고 그릇에 있는 것을 남김없이 먹었다.운경은 무진과 대화중이었다.“내가 골라준 스커트들을 성연이 입는 걸 네가 꼭 지켜봐야 해. 젊은 아가씨는 아가씨의 모습이 있어야지. 하루 종일 교복만 입어서야 되겠니?”“성연이 좋아하면 됐죠, 뭐.” 무진은 운경의 말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성연의 역성을 들었다.“쯧쯧, 얘 좀 봐. 와이프가 생기더니 고모는 아예 안중에도 없네.” 운경이 무진을 놀렸다.자신의 조카는 예전부터 한결같이 냉담한 성격으로 무엇에도 심드렁한 모습이었다.그런데 성연에게 이처럼 잘해 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애초에 자신의 엄마 안금여가 이런 혼사를 결정했을 때, 무진의 저 성격에 한바탕 비극으로 끝나리라 예상했던 게 사실.그러니 저 두 사람이 저토록 잘 지내리라 상상이나 했을까?하지만 송성연 저 아이는 확실히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만했다.“무슨.” 무진이 입으로는 반박의 말을 했지만 눈으로는 전혀 부인하지 않았다.운경이 성연 쪽을 바라보았다.비록 운경은 아무 말도 않았지만 성연은 뺨이 계속 뜨겁게 느껴졌다.성연이 뺨의 열기를 참으며 대답했다.“고모님, 걱정 마세요. 사 주신 옷들 정말 예뻐요. 꼭 입을게요.”“그럼 됐어.” 부끄러워하는 성연을 본 운경은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성연과 무진은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들의 거처로 돌아왔다.“오늘 재미있었어?”무진이 물었다.조수석에 앉아 있던 성연이 눈에
송씨 집안.아연은 선물 받은 쇼핑백들을 한가득 들고 집으로 귀가했다. 행복한 표정을 지은 채.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현관에 들어서는 그녀의 표정과 인사에서 그 기색이 남김없이 드러났다.송종철이 물었다.“너 이 물건들은 다 뭐냐?”현재 점점 더 안 좋은 송씨 집안의 형편에 아연에게 이런 사치품들을 사줄 돈이 없었다.아연이 가져온 물건들은 적게 잡아도 수 억은 되어 보였다.송종철은 아연이 무슨 부정한 짓이라도 저지른 게 아닌 가 걱정되었다.아연이 곧장 자랑했다.“당연히 강진성이 나에게 준 것들이죠.”턱을 치켜들며 말하는 아연의 어투가 상당히 교만스러웠다.임수정이 즉시 옆에서 아연을 치켜세웠다.“우리 아연이 정말 대단해. 역시 내 딸이야. 얼굴이 예쁘니 쉽게 사랑받는 게지.”하지만 조금은 더 이성적인 송종철이 의심스럽다는 듯이 물었다.“강진성이 정말 너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거냐?”어찌 되었든 강씨 집안은 진짜 명문재벌의 가문이다.자기 아버지에게서 의심의 말을 들은 아연이 바로 불만스럽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아빠, 방금 그 말 무슨 뜻이에요? 강무진도 송성연을 마음에 들어 하는데, 그럼 내가 송성연 보다 못하다는 말이에요?”송종철 또한 잠시 생각해 보니, 아연의 말이 옳았다.성연은 시골에서 올라온 계집애에 불과했다.하지만 자신들이 성심으로 키운 아연은 가야금, 바둑, 서화까지 두루 익혔다.‘성연이 보다 훨씬 낫네.’‘성연이처럼 촌스럽고 천박한 아이가 어떻게 강무진의 호감을 산 거지?’‘아무리 그래도 성연이 강무진 그리고 강씨 집안 사람들 마음에 들었다는 게 정말 이상하지 않나?’이렇게 생각하면 강진성이 아연에게 반한 것도 매우 정상적인 일인 셈이다.송종철이 아연에게 말했다.“진짜 그런 거라면 좀 더 바짝 달라붙어. 성연이 그 백여우는 절대 우리 집안 편을 들지 않을 테니.”이제 의지할 데라고는 송아연, 자신의 어린 딸뿐이다.아연일 키우는데 쓴 그 많은 돈이 아깝지 않았다.아연인 그래도 좀 쓸모가 있어 보인다.“
송아연은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송종철가 임수정의 대화는 그녀의 허영심을 더 부풀렸다.조만간 송성연을 눌러 버릴 거라고 아연은 속으로 생각했다.강진성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간에 강무진에 대해 모두 들었다.겉만 멀쩡해 보이는 병신과 다름없는 몸은 언제 죽을지도 모를 정도로 나쁘다고 하니.그때면 강씨 집안의 주인도 바뀔 테고.강무진이 죽으면 송성연의 뒷배도 사라지는 게 아닌가.송성연을 마음껏 괴롭혀도 감히 딴소리를 하는 사람도 없을 테지.그런 아름다운 미래를 상상하는 아연의 입꼬리가 올라가 내려올 줄을 몰랐다.그러니 강진성을 붙들고 놓지 않는 것이 현명한 행동일 것이다.아연이 옆에 놓아둔 쇼핑 가방을 흘깃 쳐다보았다.그리고 쇼핑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임수정에게 건넸다.“엄마, 이건 진성 씨가 엄마한테 드리는 선물이에요.”과분한 선물을 받은 임수정은 약간 얼떨떨한 기분이었다.“강진성이 왜 나에게 선물을 사주는 거야? 아연아, 너는 조금 전까지 강진성이랑 함께 있었잖니? 선물 좀 그만 받아. 안 그러면 사람들은 네가 돈에 넘어간 거라 생각할 거야.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야 해.”물론 애초 자신들의 목적이 강씨 집안의 지위였기는 하지만 말이다.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역시 좀 그럴 듯하게 포장하는 게 좋을 터.생각해 보니 재벌들은 역시 이런 것들을 좋아하지 않았다.“엄마, 어차피 강씨 집안은 돈 많아. 강진성도 나를 위해 흔쾌히 돈을 쓰는 데 뭐. 그 사람은 전혀 신경 안 쓸 거야.” 아연이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임수정을 재촉했다.“엄마, 어서 열어봐.”정교한 쥬얼리 박스를 본 임수정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바로 열었다.송종철의 회사 사정이 안 좋은 덕분에 임수정은 보석을 새로 구입한 지도 이미 오래되었다.이건 자기 딸이 자신에게 준 것이었다.곧장 쥬얼리 박스를 열어보니 안에는 빛깔 영롱한 팔찌가 놓여 있었다.곧바로 집어 든 임수정이 팔목에 찼다.“손목에 잘 어울리는데?”임수정이 아주
강무진은 귀국하자마자운영관리 소홀을 이유로 강상철 소관의 지사 두 곳을 회수해버렸다. 모두 수익이 높은 지사들이다.지사 두 곳을 거둬 들이며 강상철의 오른손을 끊은 셈이다.그러면서 강상철의 자금 대부분이 끊겼다.화가 난 강상철의 얼굴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하지만 더 이상 어쩔 방법이 없었다.강무진의 이번 출국으로 강상철의 손실이 도리어 막심했다. 처음에는 강무진의 부상이 심각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까지 팔팔하게 살아 있지 않은가.이미 당했다는 걸 어떻게 모를 수 있었는지.시퍼런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던 강상철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강무진 이 놈, 절대 얕봐서는 안될 놈이야. 몸이 온전하지 않은 게 뭔 대수야. 결국 강씨 집안 피가 그 손에 흐르고 있으니 웬만한 실력자들 보다 낫다.”여태껏 강무진을 무시했었다.그러나 지금에 이르러서야 강무진이 별볼일 없는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자신들을 이런 식으로 속여 넘기다니.“강무진이 어떻게 관청에 안 걸릴 수가 있지?”강일헌 또한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학교에 다닐 때도 가족이라는 이유로 늘 강무진과 비교당하며 패배감을 느껴야 했다.실적도 강무진 보다 못하고, 업무 능력도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현재 주주들의 저울추는 점차 강무진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오직 이익만 바라보는 늙은 여우들은 자연히 무진 쪽에 좀 더 기울어 있었다.비록 지금 강무진의 몸이 좀 약하다지만 바로 눈 앞에서 그 능력을 본 것이다.그러니 그들이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누가 돈 앞을 모른 척하겠는가?“할아버지,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강일헌은 지금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지난번 해외에서의 실패로 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지금은 무엇도 할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특히 회사 사람들 모두 자신이 강무진 보다 못하다고 말할 때면 말이다.강일헌은 더욱 자신이 없었다.주눅이 든 강일헌의 모습에 강상철은 화가 치밀었다.“제발 좀 제대로 할 수 없겠니? 네가 무진이 놈
무진이 강상철을 공개적으로 손본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그를 다치게 한 이상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는 천천히 차례대로 저 두 화근을 처리할 것이다.예전에는 강상철과 강상규가 본가를 괴롭혔지만, 이제 앞으로는 하나하나 모두 되돌려줄 것이다.절대 두 다리 뻗고 자게 하지 않을 것이다.성연은 요즘 고난이도의 문제들과 씨름하는 중이다.문제의 양은 줄었지만 난이도는 높아졌다.그리고 이윤하가 성연과 다른 두 명의 참가 학생을 직접 지도했다.다른 참가자 두 명은 문제를 푸는 데에 힘들어했다. 성연도 좀 애를 먹긴 했지만.어려움에 처한 참가자들을 보면서도 이윤하는 조급해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했다.“선생님은 너희들이 우승을 하기를 바라지만 그것보다 더 너희들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를 바란다. 그러니 차근차근히 풀어. 조급하게 굴지 말고.”이윤하가 모처럼 마음을 헤아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그러자 모두들 기분 좋게 열심히 하겠다며 말했다.최근 연일 보충 수업을 하자 다들 시간이 빡빡했다. 이윤하도 여유가 없었다.그래서 오늘 이윤하는 대단한 자비를 베풀어 반 교시를 당겨 수업을 마쳤다.성연이 책가방을 정리하고 막 떠나려 할 때,이운하가 성연의 앞으로 다가와서 말했다.“선생님이 들으니까, 지난번에 네가 문제 풀다가 병이 났다던데.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않도록 해, 알았지?”“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성연은 사실 괜찮았다.사실대로 말한다면 다른 두 참가자의 스트레스가 그녀보다 좀 더 클 것이다.그녀는 문제 풀이가 그런대로 순조로웠다.하지만 다른 두 참가자는 그녀보다 풀기 어려워했다.“그래, 알아서 멘탈 관리하는 것 잊지 마.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준 문제유형은 모두 난이도가 가중된 거야. 보고 풀었으니 됐다. 대회에 참가하기도 전에 멘탈이 무너지지 않게 해.”이윤하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성연을 위시한 참가자들의 심리 상태였다.경기 능력도 중요하지만 똑같이 심리 상태도 중요했다.“네.” 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저녁에 돌아오니 문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