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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그녀가 배상할 수 있어

성연은 대충 얼버무리려는 태도를 한눈에 알아챘다.

눈을 가늘게 뜬 성연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너희 집에서는 이렇게 사과하라고 가르치니?”

성연의 명성을 줄곧 들어왔던 여시화는 성연을 한 번 만나고 싶었다.

자신의 눈에는 시골뜨기에 불과할 뿐이다.

성연을 당해내지 못하는 저들이 바로 바보 멍충이인 것이다.

당연하다는 듯한 여시화의 태도는 자못 도도했다.

“나는 늘 이렇게 사과해 왔어요.”

성연은 다른 말은 하지 않고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

여시화의 눈이 의기양양해하는 빛으로 반짝였다. 내가 말하지 않았나. 시골뜨기에 불과하니까 이렇게 빨리 수긍하는 거겠지.

하지만 기분 좋은 것도 잠시, 성연이 손에 들고 있던 배구공을 바로 여시화의 얼굴 쪽으로 던졌다.

동공이 수축되고 온몸이 굳은 여시화는 멍하니 제 자리에 선 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배구망만 빤히 쳐다보았다.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채.

성연은 아주 적절하게 힘 조절을 했다. 배구공은 여시화의 얼굴 옆을 스쳐 갔다. 다른 쪽은 전혀 건드리지 않은 채.

이 동작은 여고생 하나 겁주기에 충분했다.

놀란 여시화는 바보처럼 멍하니 있었다.

그런 여시화의 모습에 자신의 경고가 먹힌 것을 보며 성연이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미안해요, 나도 고의가 아니었어요.”

말을 마친 성연이 공을 주워 몸을 돌려서 자신의 반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여시화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너, 거기 서.”

이런 촌뜨기에게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창피해.’

그러나 그 순간, 만약 성연이 진짜로 때렸다면 자신의 얼굴은 아마 완전히 망가졌을 것이다.

성연이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그러나 아무 말없이 눈썹만 치켜세웠다. 그 뜻은 매우 분명했다.

‘또 용건이 남았니?’

성연은 여시화의 목적이 무척 뚜렸하다고 생각했다.

공은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바로 자신을 향해 그대로 날아왔다.

분명히 고의로 자신을 괴롭힌 게 분명했다.

여시화가 그냥 이렇게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성연 또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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