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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빈틈을 찾을 수가 없어

더 이상 강무진이 말로 허점을 찾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성연은 오전 수업이 끝난 후 점심 시간에 짬을 내어 연씨 집안의 어르신, 연수호 장군에게 침을 놓기로 했다.

일부러 무진과 부딪히지 않을 시간을 정해서 마침내 완벽하게 피할 수 있었다.

덕분에 며칠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연경훈과 이야기하는 건 괜찮았다.

처음 봤을 때처럼 싫어하지는 않았다. 할아버지의 병세가 조금씩 호전됨에 따라 성연에 대한 인상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집에 있으면서 적극적으로 성연을 돕고 있었다.

점심 때 마침 연경훈이 점심을 먹으러 집에 돌아왔다.

부친 연강휼과 모친 하지연이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성연이 보이지 않는 게 좀 어색하게 느껴졌다.

코트를 벗어 한쪽편에 툭 던진 연경훈이 넥타이 매듭을 풀며 모친에게 물었다.

“고 선생은 오늘 안 오나요?”

그런 그의 모습을 본 연경훈의 모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집에 오자마자 고 선생은 왜 찾아?”

“편하게 묻지도 못해요?”

시큰둥하게 대꾸한 연경훈이 거실을 한 바퀴 둘러본 후 위층으로 올라갔다. 할아버지 방에 있는 성연을 보고는 왠지 모를 안도감마저 들었다.

올라온 김에 내처 방 안으로 들어간 연경훈이 물었다.

“내가 도울 일이 필요해요?”

연경훈의 음성을 들은 성연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지시했다.

“마침 잘 왔어요. 뜨거운 물을 받아와서 수건을 적셔 줘요.”

“알았어요.”

연경훈이 두말없이 소매를 걷어붙인 채 욕실로 들어갔다.

곧이어 수건과 뜨거운 물을 받아서 돌아왔다.

수건을 건네받은 성연이 온도를 확인한 후 어르신에게 찜질을 했다.

어르신의 몸에 침이 가득 꽂히고 나서야 성연은 옆에 앉아 잠시 쉬었다.

매번 시침이 끝날 때면 언제나 온몸이 땀에 절어 있었다.

연경훈이 성연에게 물잔과 휴지 한 장을 건넸다.

휴지를 받아 땀을 닦은 성연이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옆에다 잔을 내려 놓았다.

“많이 힘들어요?”

연경훈이 친절하게 물었다.

“견딜만해요.”

성연은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대충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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