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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누구에게 구애한다고

돌아가려는 성연을 경훈이 배웅하겠다고 적극 나섰다.

성연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곳에 오고 간 지 그렇게 오래 되었건만 경훈이 배웅하겠다고 나선 적은 처음이었다. 오늘 갑자기 배웅하겠다는 게 꼭 까닭 없이 잘 보이려 하는 느낌이 다.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데리러 오는 차가 있어요.”

경훈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경훈은 다소 실망했지만 또 예상했던 대답이었다.

그가 배웅하겠다고 하면 성연이 분명 거절할 거라고 짐작했었다.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지만 얼굴에는 드러내지 않고 농담했다.

“정말 기회는 일도 주지 않네요.”

성연은 경훈의 말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른 방향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양팔을 겹쳐 두른 성연이 입을 삐죽거렸다.

“기회를 왜 줘요? 나에게 구애하는 것도 아니고?”

경훈이 떠보듯이 성연을 힐끔 쳐다보았다.

“만약 그렇다면요?”

눈을 동그랗게 뜬 성연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어쨌든 연씨 집안 가족들이 모두 있는 자리였다. 평소 경훈 좀 철없이 굴기는 하지만 이런 농담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 텐데.

게다가 성연은 자신이 쓰고 있는 가면으로 해서 정말 평범 그 자체의 모습이다. 예쁘다고는 전혀 할 수 없는, 기껏해야 순수해 보인다는 정도인데.

평소 상류층 모임에서 숱한 미녀들을 보았을 경훈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었다.

성연은 이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설마 미녀들만 보다 지겨워진 경훈이 자신의 평범하고 순수해 보이는 모습에 흥미를 느낀 것은 아니겠지?

이런 생각을 하자 온몸에 소름이 살짝 돋았다.

아직 무슨 말로 대꾸해야 할 지 결정하지 못했을 때, 현관 입구에서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성연과 경훈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입구를 바라보았다.

현관 입구에 선 강무진이 눈에 들어왔다. 차분한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무진의 기분이 썩 좋지 않다는 걸 성연은 알아챘다.

무진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는지도 모른다.

이때 성연은 속으로 희망을 품었다.

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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