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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누구에게 구애한다고

Author: 노끼
돌아가려는 성연을 경훈이 배웅하겠다고 적극 나섰다.

성연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곳에 오고 간 지 그렇게 오래 되었건만 경훈이 배웅하겠다고 나선 적은 처음이었다. 오늘 갑자기 배웅하겠다는 게 꼭 까닭 없이 잘 보이려 하는 느낌이 다.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데리러 오는 차가 있어요.”

경훈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경훈은 다소 실망했지만 또 예상했던 대답이었다.

그가 배웅하겠다고 하면 성연이 분명 거절할 거라고 짐작했었다.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지만 얼굴에는 드러내지 않고 농담했다.

“정말 기회는 일도 주지 않네요.”

성연은 경훈의 말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른 방향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양팔을 겹쳐 두른 성연이 입을 삐죽거렸다.

“기회를 왜 줘요? 나에게 구애하는 것도 아니고?”

경훈이 떠보듯이 성연을 힐끔 쳐다보았다.

“만약 그렇다면요?”

눈을 동그랗게 뜬 성연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어쨌든 연씨 집안 가족들이 모두 있는 자리였다. 평소 경훈 좀 철없이 굴기는 하지만 이런 농담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 텐데.

게다가 성연은 자신이 쓰고 있는 가면으로 해서 정말 평범 그 자체의 모습이다. 예쁘다고는 전혀 할 수 없는, 기껏해야 순수해 보인다는 정도인데.

평소 상류층 모임에서 숱한 미녀들을 보았을 경훈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었다.

성연은 이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설마 미녀들만 보다 지겨워진 경훈이 자신의 평범하고 순수해 보이는 모습에 흥미를 느낀 것은 아니겠지?

이런 생각을 하자 온몸에 소름이 살짝 돋았다.

아직 무슨 말로 대꾸해야 할 지 결정하지 못했을 때, 현관 입구에서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성연과 경훈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입구를 바라보았다.

현관 입구에 선 강무진이 눈에 들어왔다. 차분한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무진의 기분이 썩 좋지 않다는 걸 성연은 알아챘다.

무진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는지도 모른다.

이때 성연은 속으로 희망을 품었다.

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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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에 무진이 집에 돌아오니, 성연은 이미 소파에 틀어 앉아 게임을 하고 있었다.연씨 어르신의 병세는 이미 많이 호전되어 성연의 침 치료 시간도 점차 단축되었다. 그래서 무진이 왔을 때 성연의 치료는 이미 끝난 상태였다.그리고 딱 그 장면에서 무진과 맞닥뜨렸던 것이다.그 당시 장면을 생각하니 어떤 태도로 무진을 대해야 할지 아직도 알 수가 없었다.그러나 무진이 들어오는 걸 보고도 성연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게임만 했다.성연의 옆에 말도 없이 앉아 있는 무진은 성연의 게임이 끝나기를 기다리려는 것 같았다.하지만 심리적 압박감이 배가 된 성연은 마음 놓고 계속 게임을 할 수가 없었다.얼른 하던 스테이지를 마무리한 성연이 고개를 돌려 무진을 보았다.“나에게 할 말이 있어요?”게임 화면을 힐끗 본 무진은 ‘게임 종료’라는 글자가 위에 떠 있는 게 보이자 비로소 입을 열었다.“동아리 활동이 왜 그렇게 많아? 너희 동아리에 무슨 공연이 필요하다고?”타이밍이 정말 절묘했다.특히 연씨 집안에서 치료하는 고 선생을 만날 때마다 자신의 앞에 선 사람이 송성연인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비록 얼굴을 바꾸긴 했지만, 성연이라는 생각이 집요하게 드는 것이다.성연도 알아차렸다. 무진이 의심하기 시작한 이상, 개교기념일이 더 이상 최선의 핑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하지만 성연은 이 또한 이미 대책을 세워 놓았다.성연이 느릿느릿하게 대답했다.“그건 아니지만, 떠들썩한 분위기에 함께 하는 거예요. 무진 씨도 알다시피, 시골의 예전 학교에는 개교기념일 같은 게 없었어요. 처음 경험하는 거라 그런지 좀 신기해요.”“이제 많이 참석해서 이미 질릴 때도 되지 않았어? 넌 공연에 참가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 리허설을 보는 게 뭐가 재미있다고?”무진이 담담하게 말했다.성연의 핑계는 꽤 합리적으로 들리긴 한다.그러나 성연에게 놓고 보자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느껴졌다.‘성연은 이런 데 관심 있는 것 같지 않아.’‘게다가 그저 옆에서 어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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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340화 말이 안 될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대본을 받은 순간부터 오후 내내 연습을 하고 집에 돌아온 성연은 이미 후회막급이었다.탁자 위에 놓인 극본을 보면서 성연은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한 마디로 스스로 벌을 찾아서 받고 있는 듯했다.대본의 막장 대사는 보기만 해도 이가 빠질 정도로 시큰거렸다. 이런 대사를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연기까지 해야 하다니.이 동아리 회장은 진짜 괴짜였다. 자신은 난감한 스토리 때문에 하마터면 바닷가 저택에 틀어박히고 싶은 심정인데, 회장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니. 그녀는 이 사람들의 능력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다.대본으로 얼굴을 덮은 성연은 아무 미련없이 소파에 드러누웠다.무진 돌아왔을 때도 그녀의 한숨 소리는 계속 중이었다.집사에게 코트를 건넨 무진이 다가와 물었다.“왜 그래? 어디 아파?”대본을 내리고 얼굴을 드러낸 성연이 원망의 눈길로 무진을 바라보았다. 무진만 아니었다면 자신은 이런 것 따위를 연기할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요즘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었다.“별일 아니에요.” 잠시 일어났다 다시 누운 성연은 옆으로 누운 자세로 대본을 읽었다.무진이 다가가서 성연을 일으켜 앉혔다.“누워서 보지 마. 눈에 안 좋으니까 일어나서 봐.”성연이 몸을 일으키자 손에 들고 있던 노트의 표지가 무진의 눈에 들어왔다. ‘극본’이라는 두 글자가 적혀 있는.무진은 속으로 호기심이 일었다.“너 극본에도 관심이 있었어?”“아뇨. 이건 우리 동아리 공연이에요. 내가 극 중의 한 역을 맡게 되어서 대사를 미리 익혀 놓아야 해요.” 성연이 좀 시무룩한 음성으로 말했다.“개교기념일에 공연하는 거야? 그냥 가서 참관만 한다고 하지 않았어?” 무진이 물었다.“동아리 회장이 내가 관심 있어 한다고 생각해서 역을 맡겼어요.” 성연은 극본 스토리에 질식할 것만 같아 무진에게 대답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더욱이 강무진이 이 사태를 초래한 주범이지 않은가 말이다.“정말 무대에 올라 공연하는 거야?” 그동안 바쁘게 지내던 성연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341화 약혼녀

    무진의 말을 들은 성연의 몸이 경직되었다. 표정도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강무진이 직접 보러 온다고? 안된다고 해야겠지?’대본에는 키스하는 장면도 있었다. 실제로 키스하지는 않는다 해도 무진에게 보이기는 좀 난감했다.어쨌든 지금 자신의 신분은 무진의 약혼녀이니까.남자들은 좀 이상할 정도로 소유욕을 가지고 있었다.성연이 무진의 손을 톡톡 두드리며 다른 쪽에 앉아 완곡한 말투로 거절했다.“요즘 보니까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 같던데 무척 바쁘지 않아요? 나 혼자 할 수 있으니 보러 올 것까진 없어요. 어차피 어린애들 소꿉장난 하는 정도인데요, 뭘. 무진 씨가 관심 가질만한 수준이 아니에요.”고양이가 발톱을 세우고 있는 듯한 성연의 거절을 알아차린 무진의 눈동자가 가라앉았다.“왜, 내가 보러 가는 게 싫어?”성연이 하하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말했다.“그게 아니라, 무진 씨가 너무 바쁘니까 그러는 거죠. 얼마나 힘든지 잘 아니까 말이죠.”이렇게 말해야 별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다. 강무진이라면 더 이상 이 문제로 실랑이하지 않을 거라고.그런데 별안간 무진이 가까이 다가왔다.순간 성연은 소파에 갇힌 채 물러날 곳이 없었다.고개를 살짝 드니 위에서 내려오는 무진의 숨결이 느껴졌다.성연은 숨이 막혔다. 두 사람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웠다.성연이 고개를 드는 순간 바로 부딪힐 만큼.성연의 몸이 완전히 굳어지며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이 되었다.무진이 어떤 동작을 하려한다는 생각이 들자, 성연의 머릿속에는 온갖 야한 장면들이 떠올랐다.하지만 그 다음을 생각하기도 전에 무진이 성연의 손에 들린 대본을 빼냈다.당황한 성연이 대본을 다시 빼앗으려 손을 내밀었다.하지만 어쩌겠나. 무진의 아래에 꼼짝없이 갇힌 상태인 성연은 무진이 대본을 가져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는.대본을 손에 쥔 무진은 천천히 대본을 펼치고 한 장씩 읽어내려 갔다.그러다 ‘키스’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성연이 무엇을 숨기고 싶어하는지 결국 무진이 알게 되었다.이도 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342화 한 손으로 벽을 짚은 채 몰아붙이다

    다음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성연은 오후가 되자 동아리에 끌려가서 연습을 했다.학교에서는 현재의 개교기념일을 매우 중시했다. 오후 마지막 수업 시간은 공연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연습 시간으로 해 줄 정도로 아주 협조적이었다.성연이 동아리 룸에 도착새서 막 연극 연습을 하려던 순간, 맞은편의 남자 주인공이 다른 사람으로 바뀐 사실을 발견했다.‘북성남고의 킹’이라 할 수 있는 진우진.흰 셔츠에 폭이 넓은 하의 차림의 진우진은 아주 뛰어난 외모를 지녔다. 밝고 건강해 보이는 모습이 아주 깔끔한 느낌이었다.딱 봐도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하지만 잘생긴 남자들을 워낙 많이 만나본 성연은 기껏해야 한 차례 흘깃거린 후 바로 고개 숙여 자신의 극본을 읽을 뿐이다.회장이 들어오자 그제야 질문했다.“남자 주인공은 왜 바꿨어요?” 성연이 이렇게 물을 줄 알았던 회장이 웃으며 대답했다.“전의 남자주인공은 성연 학우에게 어울리지 않았어요. 관객들의 시각적 즐거움을 위해서, 또 여자주인공의 외모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일부러 교체한 거예요.”성연의 입꼬리가 삐죽거렸다. ‘전의 남자주인공도 회장 지가 뽑은 거면서?’‘자신의 안목을 스스로 헐뜯는 게 그렇게도 좋아?’성연의 표정을 본 회장은 성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다는 듯 변명했다.“성연 학우가 우리 연극에서 역을 맡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모든 게 여주인공인 성연 학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예요. 내 고심을 이해해 줘요.”그러더니 정말 그렇다는 듯 성연의 어깨를 톡톡 쳤다.성연도 그냥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을 뿐이지, 남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어차피 똑 같이 상대해야 할 뿐, 아무래도 상관없었다.‘누구든 똑같이 연기해야 하는 거 아니야?’리허설이 시작된 후, 성연을 보는 진우진의 얼굴에 홍조가 올라왔다. 하지만 동아리 룸의 조명이 비교적 어두운 관계로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시작은 순조로웠다.그러나 너무 긴장한 탓인지 극 후반부 진우진의 왕자 연기가 아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343화 질투하는 것 같은데

    무진은 퇴근하며 성연을 데리러 온 참이었다.그 참에 성연의 연습하는 모습도 보고 싶었고.북성남고의 대주주인 무진은 학교 안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직접 마중을 나온 교장이 무진을 데리고 학교 안의 이곳 저곳을 안내하기로 했다.그들 뒤로 교감, 주임 등 여러 보직의 선생들이 뒤따랐다.일렬로 늘어선 사람들은 마치 최고위급 인사가 시찰이라도 나온 듯한 모습이었다.무진은 단순히 자기 약혼녀가 보고 싶어 왔을 뿐인데.다른 생각은 없었다.이렇게 거창한 장면을 연출하고 싶지는 않았다.교장이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면 곧 학교 내 모든 사람들이 그가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될 터였다.그래서 손건호가 교장을 간신히 설득한 다음에야 무진은 혼자 성연의 동아리 방을 찾을 수 있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이런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무진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하더니 분노로 얼굴 빛이 흐려졌다.키가 큰 그가 입구에 서 있자 마치 긴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만 같았다.리허설을 하고 있던 학생들이 반사적으로 입구를 돌아봤다.모두의 시선을 따라 성연도 입구 쪽을 바라보니, 입구에 서서 차가운 기운을 온몸에서 내뿜고 있는 강무진이 눈에 들어왔다.자신의 동작을 돌아본 성연은 가슴이 철렁하며 속으로 재수 나쁨을 욕했다.어떻게 상황을 뒤집을지 속으로 궁리하면서.무진 때문에 깜짝 놀란 성연의 손이 미끄러지며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몸을 지탱하려다 성연과 진우진의 거리가 더 좁혀졌다.무진에게 변명할 겨를도 없이 온통 붉어진 진우진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아이는 아직도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모습으로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마치 제단에 바쳐진 한 마리 어린 양 같은 모습이다.또 청순한 그 모습은 성연의 동작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마치 불량소녀가 숫기 없는 미소년을 희롱하는 듯한 장면.성연은 즉시 진우진과의 거리를 벌렸다.주위의 분위기가 싸해지며 다소 어색해졌다.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성연은 알 수가 없었다.드물게도 손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344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잘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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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9화 예전의 이름

    말을 마친 사무는 옆의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던 뚱뚱한 남자를 재빠르게 발견했다.“아저씨, 바로 저 사람이 사진이를 이렇게 다치게 했어요!”사무는 우렁찬 목소리로 방금 엘리베이터를 나온 남자를 가리켰다.팍!쿵!서한기가 재빨리 깔끔하게 손을 쓰자, 남자의 커다란 몸은 바로 바닥에 쓰러졌다.심지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남자는 온몸의 뼈마디가 어긋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이 아이들은 네가 감히 건드릴 수도 감당할 수도 없어! 꺼져!”피에 굶주린 듯 핏발선 눈으로 쏘아보면서, 서한기가 나지막하게 외쳤다.쓰러져 있던 남자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온몸의 통증을 느끼면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 도망치려고 했다.그러나 막 일어나려던 남자는 등줄기의 시큰한 통증에 다시 바닥에 주저앉았다.“아!”다시 몇 번이나 일어나려고 했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결국 주저앉은 채 고통스럽게 신음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다른 쪽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렸다.엘리베이터에서 나오던 무진은 자연스럽게 이쪽의 소동에 시선이 향했다.사람들 속에서 처참한 모습의 마케팅팀 팀장과, 그 앞에 서서 온몸에서 싸늘한 기운을 풍기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미간을 찌푸린 무진은 고개를 살짝 돌려서 뒤를 바라보았다.“아이들이 아직 안 갔어?”그리고 무진이 엘리베이터 문을 나설 때, 손건호는 여러 해 동안 보지 못했던 서한기를 알아차렸다.두 사람은 마치 텔레파시라도 통한 듯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그들 두 사람은 예전 진성 조직의 공동 대장이었다. 여러 해 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전우인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지난 일 때문에 서로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이 가슴이 찢어질 듯한 느낌도 그들 두 사람만 알 수 있을 뿐...왜인지는 모르지만 서한기의 망설임이 느껴지자, 무진이 눈살을 찌푸리면서 약간 초조한 기색으로 말했다.“아직도 안 가보고 뭐 해?”‘저 두 아이는 뭔가 나와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머릿속에서 어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8화 그런 말 할 자격 없어

    아직도 물린 곳에 통증을 느끼고 있던 마케팅팀 팀장은, 갑자기 사무가 이런 모습으로 자신에게 다가오자 무의식적으로 심적으로 위축되었다.‘어린 애가 어떻게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지?’‘방금 전에 행동은 치밀하게 생각하고 한 건가?’자신도 모르게 당황했던 마케팅팀 팀장은 곧 한숨을 돌렸다.‘내가 뭘 무서워하는 거야? 기껏해야 아이일 뿐인데 뭐 별다른 일이야 있겠어?’이렇게 생각하자 곧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변했다.“이 조그만 녀석이 어른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이렇게 버릇없게 말이지!”사무는 코웃음을 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너는 그런 말 할 자격 없어!”“이 버릇없는 새끼가 감히 욕을 해! 보아하니 너는 혼나는 걸로도 부족하겠어!”두 사람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을 때, 줄곧 말을 하지 않던 무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됐어, 너희 두 아이는 빨리 나가거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 때문에 너희 엄마가 회사의 징계를 받게 돼.”사무는 무진의 얘기하는 모습을 힐끗 보았다. 전혀 감정이 없는 눈빛으로 볼 뿐.‘자기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맞는’ 걸 보면서도 이렇게 냉정할 수 있는 이런 아버지라니! 얼마나 마음이 독한 사람인지 충분히 알겠어.’‘오늘 아버지를 찾아온 건 결코 잘한 선택이 아닌 것 같아.’사무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그저 마케팅팀 팀장을 흘겨보기만 했다. ‘얼마나 더 웃을 수 있는지 보겠어. 조금 있다가 한기 아저씨가 시원하게 혼내 줄 테니까!’조심스럽게 여동생을 일으켜 세운 사무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여동생을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사진아, 가자!”사진도 지금은 여기에 더 있고 싶지 않았기에, 이를 악문 채 오빠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입구로 걸어가던 사진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상 앞에 앉은 남자를 쳐다보았다.무진도 마침 사진을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무진은 왠지 가슴이 아팠다.그러나 무진이 움직이기 전에, 고개를 돌린 사진은 오빠와 함께 바깥으로 나갔다.마침내 소동이 마무리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7화 감히 내 여동생을 건드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이 두 아이는 쌍동이겠지. 한 네다섯 살 정도 된 것 같아.’‘아이들 나이와 지금 상황을 보면...’‘혹시 이 두 아이가 정말 보스와 사모님 사이의 아이인 거야?’‘사모님이 낙태한 뒤 출국한 게 아니라, 모두를 속이고 아이들을 낳은 건가?’너무나 엄청난 상상이라서, 손건호는 곧 뭔가 큰일이 닥칠 거라는 느낌마저 들었다.지금은 원래 마케팅팀 팀장이 보고하면서 무진의 눈에 들 기회를 찾던 중이었다.그러나 오늘 보고는 그리 순조롭지 않았다. 무려 30분 동안이나 저기압인 대표의 기세에 눌려 있던 상태였다.‘지금 대표의 골칫거리를 해결하면 칭찬을 받겠지.’눈빛을 빛내던 남자는 손을 비비면서 재빨리 앞으로 나왔다.“너희들 여기가 어딘지는 알아? 빨리 나가지 않고 뭐 해!”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면서, 마케팅팀 팀장이 사진의 여린 팔을 꽉 쥐었다.“어린 애들이 함부로 아빠라고 거짓말이나 하다니, 도대체 부모가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야? 이게 얼마나 심한 장난인지 알기나 해?”마케팅팀 팀장은 거칠게 아이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무방비 상태였던 사진은 그저 팔이 꽉 잡힌 채 끌려갈 뿐이다.사진은 본능정으로 몸부림쳤다.하지만 어린아이가 어떻게 어른의 힘을 당해낼 수 있을까?사진의 발버둥은 결국 전혀 무의미한 몸짓에 불과했다.“오빠, 오빠, 사진이 너무 아파!”“아아, 아파...”팔의 통증에 몸부림치던 사진은 기어이 기회를 틈타서 남자의 팔을 물었다.갑작스럽게 팔에 통증을 느끼자, 남자는 아이들을 붙잡고 있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두 아이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면서 나뒹굴었다“아! 이 계집애가 감히 나를 물었어!”잔뜩 살이 찐 남자가 불쾌한 표정으로 나지막하게 으름장을 놓았다.갑자기 바닥에 떨어졌지만, 사무는 별다른 이상 없이 일어섰다.하지만 팔을 물린 남자는 사진을 떨쳐내려고 거칠게 밀쳤다.결국 힘에 밀린 사진은 의자에 이마와 팔을 부딪혔다. 부딪친 곳은 바로 빨갛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6화 아무 데서나 아빠라니?

    사진은 행복한 표정이었다. 어제 오빠 컴퓨터에서 아빠의 사진을 봤을 때도 천하제일 미남인 아빠 모습에 감탄했지만!오똑한 콧날에 굳게 닫힌 두 입술, 단정한 헤어 스타일에 온몸에 남성미가 가득한 건장한 모습!지금 그곳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경외심이 들면서 엄숙한 분위기였다. 이 모든 아우라는 바로 책상 앞에 앉은 무진에게서 비롯된 것이다.‘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야!’‘우리한테 이런 멋진 아빠가 있다니!’ 지금 사진은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아빠!”두 아이는 곧바로 책상 앞으로 달려갔고, 사진이 크게 외쳤다.가뜩이나 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중에 ‘아빠’라는 소리가 들리자, 무진은 미간을 점점 찌푸리면서 그윽한 눈빛으로 두 아이를 훑어보았다.“어디서 온 애들이야? 언제부터 우리 회사가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게 됐지?”불쾌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무진은 자신도 모르게 자세를 뒤로 젖혔다.“게다가 아무 데서나 아빠라니?”기쁨에 겨워 아빠에게 다가가려던 사진은 무진의 바로 말에 걸음을 멈추었다. 아이의 눈에서는 순식간에 눈물이 솟아났다.애절하게 흐느끼면서 사진이 말했다.“아빠, 바로 우리 아빠잖아! 우리는 오늘 특별히 아빠를 찾으러 온 거야.”아이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자, 무진은 마치 가슴속이 꽉 막힌 듯했다. 당황한 무진은 얼른 내선전화의 수화기를 들었다.두 아이를 힐끗 쳐다보면서 말하는 무진의 목소리에는 왠지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나는 너희들 아빠가 아니야. 거짓말하면 안 돼. 얼른 너희 엄마한테 가야지.”잠시 후, 수화기에서 시원스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울렸다.[네, 보스.]무진은 다시 두 아이를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들어와서 두 아이를 데려가.”[아이들요?] 손건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반문했다.“응.”무진은 단지 한 마디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아빠는 우리가 그렇게 싫어요?”갑자기 사진의 옆에 서 있던 남자아이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앳된 얼굴이지만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5화 웬 꼬마야?

    사무가 눈을 치켜뜨면서 말했다. “그래야 해?”다시 한 번 우유 막대사탕을 입에 넣은 채, 사진이 불분명한 발음으로 말했다.“그럼, 오빠 그건 아직도 분명하지 않은데?”“하지만 내 말은 사실이야, 설마 네 오빠가 뛰어나지 않다는 거야?”사무는 자신이 지금 얼마나 진지한지 전혀 느끼지 못했다.잔뜩 인상을 찌푸리던 사진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사래를 치면서 다시 빌딩을 바라보았다.“우리 그래도 일을 해야지. 사람들이 우리가 아빠를 찾으러 올라가게 할까?”웃음을 거둔 사무는 입술을 꼭 닫은 채 앞을 보면서 진지 모드로 돌입했다.“당연히 우리를 못 들어가게 할 거야.”“그럼 어떡해?”사진은 바로 풀이 죽었다.‘이미 집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빠 회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곤란한 일이 생기면 정말 피곤해.’다음 순간.사진은 익숙한 오빠 손에 이끌려서 따라갔다.사무가 앞에 서고 사진은 따라서 함께 빌딩의 옆쪽의 작은 문으로 걸어갔다.입구에 선 두 아이는 작은 키 때문에 아주 순조롭게 입구의 경비원 순찰을 피할 수 있었다. 한바탕 민첩하게 왔다 갔다 한 끝에 이미 계단 앞에 도착했다.고개를 든 두 아이는 계단 위를 바라보았다. 입을 삐죽 내민 사진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텔레비전에 나오는 회장 사무실은 모두 맨 꼭대기층에 있어. 오빠, 아빠도 꼭대기층에 있는 건 아니겠지.”사무도 이 많은 계단을 보자 약간 풀이 죽었다.그래도 앳되지만 무게 있는 목소리로 사무가 나지막히 말했다.“그 점은 드라마도 틀리지 않았어.”“아!” 오빠가 말을 하자 사진의 작은 다리는 벌써 맥이 풀리는 것 같았다.‘만약에 이렇게 높은 층을 걸어서 올라간다면, 오늘 내 다리는 아마 망가지겠지?사진이 자신의 짧은 다리를 위해 ‘묵념’을 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사무가 다시 입을 열었다.“가자, 위층으로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2층.지금은 출근 시간이라서 대다수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있느라, 오히려 두 아이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4화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어?

    ‘무진 오빠의 이전 기억이 다시 되살아나면, 내가 했던 짓도 모두 드러나지 않을까?’예민주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처럼 느꼈다.‘약효가 줄어들면 그 뒤에는 반드시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할 거야.’ ‘안 돼. 방법을 생각해야 해. 그런 상황이 절대 일어나게 해서는 안 돼.’찢어질 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무진을 보자, 예민주의 머릿속에 방법이 하나 떠올랐다.‘그 약을 다시 한번 더 먹여도 될까?’‘하지만... 하지만 또 복용하면, 나도 잊어버리는 부작용이 생겨.’‘이거 어떻게 해야 해?’일시에 모든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모두 머릿속에 맴돌면서, 가뜩이나 초조한 예민주는 머리가 터질 듯했다.얼마나 지났을까? 몸을 돌린 무진의 눈은 전혀 초점도 맞지 않은 채 암울해 보였다.걸음을 떼고도 마음의 피로로 인해서 이미 얼마나 붕 떠있는지도 몰랐다.무진이 예민주의 곁으로 다가가자, 예민주가 무의식중에 무진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무진은 다른 사람의 접촉을 원하지 않는 듯이 아주 교묘하게 예민주의 손길을 피했다.차로 향하면서 예민주에게 단 한 마디만 남겼을 뿐이다.“좀 있다가 너 혼자 돌아가. 오늘 일은 잠시 미루자.”그리고 곧바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남겨진 예민주만 어수선한 심정이었다.이어진 며칠 동안 무진은 여전히 평소와 마찬가지로 바빴다. 낮에는 업무를 볼 뿐만 아니라 접대도 해야 했다.그날, 산기슭의 별장 2층.위층에서 성연의 차가 점차 사라지는 걸 본 두 아이는 신속하게 작은 숄더백을 꺼냈다.사진은 동그란 두 눈을 반짝거리면서 맞은편에 있는 사무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오빠, 정말로 이렇게 할 거야?”고개를 끄덕이는 사무의 눈에는 확고한 결의가 가득했다.“응, 엄마가 그날 돌아온 뒤 요 며칠 상태가 어떤지 못 봤어? 엄마는 분명히 아버지를 만났을 거야.” “내가 이미 아버지 위치를 알아냈어. 우리는 곧 아버지를 찾아갈 거야!”지금 집에 두 아이들밖에 없다. 외국에서 생활하는 습관이 되었기 때문에, 성연은 낯선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3화 약효가 약해진 거야?

    “그렇게 트집을 잡겠다고?”“나는 단지 이 옷을 매우 좋아할 뿐이에요. 나와 무진 오빠의 결혼식에서 입고 싶은데 당신들도 마음에 들었는지는 몰랐는데요?”억울한 듯한 예민주의 얼굴.임서희는 마음이 우울했다. ‘무슨 이런 여우 같은 년이 다 있어? 그야말로 겉만 번드르르한 년이네!’“2억2천만 원! 빨리 카드 결제해요!”말을 마친 성연이 몸을 돌려 가려고 했다. 예민주는 마치 성연이 가는 방향을 알고 있는 것처럼 바로 성연의 앞을 막았다.짝!성연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바로 예민주의 따귀를 때렸다.얼굴의 통증을 느끼자 예민주는 무의식적으로 직접 만든 독약을 꺼내려고 했다. 그러나 성연은 이미 진작부터 예민주가 그럴 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성연의 오른손에 갑자기 가는 은침 하나가 나타나더니, 예민주의 팔에 바로 박히면서 순식간에 꼼짝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좋은 개는 길을 막지 않는 법이야!”냉담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지금 성연의 눈에서는 불꽃이 타오르면서 온몸의 피가 들끓는 듯했다.“서희야, 가자!”말이 끝나자 성연은 임서희를 데리고 웨딩 숍을 나섰다.오른쪽 얼굴의 화끈한 통증과 주위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느끼자, 어쩔 줄 몰라 하면서 화가 난 예민주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무진 오빠!”그러나 다음 순간, 곧바로 문밖으로 나간 무진은 차의 시동을 걸고 바로 성연을 따라갔다. 울부짖는 예민주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방금 회사를 나섰던 성연은, 임서희를 먼저 회사로 돌려보낸 뒤에 자신은 혼자 차를 몰고 떠났다.차 안.백미러를 통해 자신의 뒤를 바짝 뒤쫓는 무진을 발견하자, 성연의 마음은 더욱 초조해졌다.‘뭘 하려는 거야?’마음이 초조하자, 액셀러레이터를 바로 끝까지 밟았다. 성연의 차는 넓은 도로 위를 나는 듯이 달려갔다.고가도로 위.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무진의 차가 성연의 차에 부딪치면서 곧바로 멈추게 만들었다. 빠른 속도로 달렸기 때문에 관성에 의해서 부딪친 것이다.성연은 입가가 찢어지면서 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2화 활활 타오르는 눈빛

    이곳의 웨딩드레스는 모두 디자이너의 작품들로, 이 웨딩드레스도 당연히 하나밖에 없다. 이걸 예민주가 가져가면, 자신은 당연히 다른 웨딩드레스를 찾을 수밖에 없다.‘게다가 이건 분명히 우리가 먼저 보고 결정했어.’임서희가 무의식적으로 막았다.“아가씨, 이 옷은 우리가 방금 이미 고른 거예요. 면사포도 모두 골랐는데, 아가씨의 이런 행동은 우아하지 않은데요?”임서희는 아주 완곡하게 표현했다.하지만... 예민주는 임서희의 태도에 개의치 않는 듯했다.“호호, 당신이 어떻게 먼저 골랐다고 말할 수 있나요? 이 웨딩드레스는 이미 오랫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던 거예요.” “당신의 논리대로라면, 이건 원래 일찍부터 내 소유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예민주는 임서희의 반응에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피식 비웃으면서 다시 직원에게 그 웨딩드레스를 가져오라고 했다.직원이 아무 액션도 취하지 않고 고민하자, 예민주는 짜증이 난 목소리로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너 거기서 뭐하고 있어? 빨리 안 움직여?”직원은 양쪽의 손님들 사이에 낀 채 난처한 표정이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야?’‘이 두 손님들은 척 봐도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야. 지금 웨딩드레스 하나를 놓고 서로 싸우려는 기세인데, 우리는 이쪽을 도와도 안 되고, 저쪽을 위해도 안 돼.’“저는...”직원은 순간 말을 더듬으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원래 좋은 기분이던 성연은 예민주에게 방해를 받자, 아예 신용카드를 꺼내서 직원에게 건네주었다.“이 웨딩드레스는 우리가 사겠어요. 카드로 결제할게요.”성연의 목소리에는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는 힘이 실려 있었다.성연의 이 말은 또 마침 직원도 정확한 답안을 제시할 수 있게 도왔다. ‘옷을 입어보는 목적은 옷이 어울리는지 보기 위한 것이고, 어울리면 사는 거야.’‘하지만 이들은 지금 입어보는 단계를 건너뛰고 구매하겠다고 하니 가장 명확한 답이겠지.’“알겠습니다, 제가 바로 포장을 도와드리겠습니다.”말하면서 직원이 은행카드를 받으려고 했다.“잠깐만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81화 내가 입어보게

    지금 직원의 설명을 듣자 더욱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어때? 직원에게 한번 입어보게 가져오라고 해볼까?”임서희가 정말 마음에 들어한다는 걸 눈치챈 성연이 다가와서 건의했다.가게 앞.바로 같은 시간에 한 쌍의 남녀가 밖에서 들어왔다. 여자는 앙증맞은 표정으로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매달려 있었다.“무진 오빠, 이 브랜드의 웨딩 숍은 운성에 이곳 한 곳밖에 없어요.” “이 가게 웨딩드레스가 정말 예쁘다고 해요. 심플한 스타일이 좋을까요, 아니면 좀 화려한 스타일이 좋을까요?”예민주의 목소리는 아주 달콤했다. 마치 꼬리를 활짝 편 공작새처럼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웨딩 숍 안으로 들어섰다.예민주가 팔을 꽉 잡고 있어서 무진은 그다지 편하지 않았다. 천천히 팔을 풀었지만 눈빛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좀 심플한 스타일로 해. 그렇게 화려한 걸 입을 필요는 없어.”예민주는 사실 결코 온화한 사람이 아니지만, 무진의 곁에 있으면서 오히려 많이 순해졌다.하지만 평생에 한 번 밖에 없는 결혼이기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고 싶었다.무진의 말이 떨어지자, 예민주는 무의식 중에 그 말에 반박하려고 했다.“하지만...”‘지금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저건... 송성연이잖아?’머릿속에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다시 자세히 보니 정말 성연이 맞았다.말을 하다가 만 예민주가 마치 뭔가에 시선이 고정된 듯이 바라보자, 무진은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예민주의 시선을 따라갔다.‘왜 또 저 여자야?’성연을 보는 순간, 무진은 다시 한번 참기 힘든 두통을 느꼈다.‘왜, 왜 매번 저 여자를 볼 때마다 냉정을 유지할 수 없는지 모르겠어. 또 익숙한 느낌도 있지만, 분명히 저 여자를 만난 적도 없잖아.’또각또각!무진이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예민주는 성연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갔다. 이미 조금 전처럼 놀라지 않았고, 온통 거만한 표정을 지으면서.“공교롭게도 이런 데서 만나게 되다니.”임서희와 함께 면사포를 고르고 있던 성연은,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눈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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