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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고의로 온 거지

이튿날, 앞으로 무진이 자신을 데리러 올까 걱정한 성연은 점심 시간에 아이디어 하나를 생각해냈다.

전날은 모범학생이 되어 보겠다고 생각했었지만, 결국 다음 날 스스로 체면을 구긴 셈이 되었다. 계획에 변수가 생겼던 탓이다.

성연은 집사를 따라 연씨 저택의 거실로 들어갔다.

거실에서 연강휼, 하지연과 함께 대화 중인 무진을 본 성연은 일순 정신이 멍해지며 온몸이 얼어붙은 듯했다.

성연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강무진, 오늘 고의로 온 거지?’

시간을 조정하고 또 조정해서 맞닥뜨리지 않을 시간을 간신히 찾았건만, 어떻게 지금 이 시간에 이 사람과 부딪힐 수 있단 말인가?

성연의 얼굴이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

소파에 앉아 있던 하지연이 먼저 성연을 보고 고개를 들어 인사를 건넸다.

“고 선생님, 왔어요?”

성연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한 명 한 명에게 인사했다.

무진을 보는 순간 잠시 시선을 주었다가 곧바로 다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바로 별다른 말없이 위층으로 올라가 어르신에게 침을 놓았다.

오늘 성연의 동작은 눈에 띄게 빨랐다.

무진이 이곳에 등장하리라는 의외의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탓에 성연은 진짜 당황하고 말았다.

침 치료를 끝낸 성연이 땀을 닦으며 하지연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죄송하지만 사모님, 저는 이만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막 주방에서 성연에게 줄 간식을 준비할 생각이었던 하지연은 이미 시간 계산을 했었다. 치료가 끝나면 성연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간식 준비가 얼추 끝날 터였다.

그런데 오늘 성연이 이렇게 급하게 돌아갈 줄은 몰랐다.

“힘들게 왔는데 잠시 앉아요. 주방에서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있어요.”

하지연이 성연을 만류했다.

“아니에요, 사모님.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그만 돌아가야 해요. 신경 쓰시게 해서 죄송해요.”

무진이 봤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여기 계속 머무른다면 머지않아 무진에게 들키고 말 거라는 걸 짐작할 뿐이다.

“남도 아니고 무슨 그런 말을 해? 좀 더 있어요.”

하지연이 다정하게 권했다.

아마도 평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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