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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제발 저리다

저녁에 무진이 집에 돌아오니, 성연은 이미 소파에 틀어 앉아 게임을 하고 있었다.

연씨 어르신의 병세는 이미 많이 호전되어 성연의 침 치료 시간도 점차 단축되었다. 그래서 무진이 왔을 때 성연의 치료는 이미 끝난 상태였다.

그리고 딱 그 장면에서 무진과 맞닥뜨렸던 것이다.

그 당시 장면을 생각하니 어떤 태도로 무진을 대해야 할지 아직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무진이 들어오는 걸 보고도 성연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게임만 했다.

성연의 옆에 말도 없이 앉아 있는 무진은 성연의 게임이 끝나기를 기다리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심리적 압박감이 배가 된 성연은 마음 놓고 계속 게임을 할 수가 없었다.

얼른 하던 스테이지를 마무리한 성연이 고개를 돌려 무진을 보았다.

“나에게 할 말이 있어요?”

게임 화면을 힐끗 본 무진은 ‘게임 종료’라는 글자가 위에 떠 있는 게 보이자 비로소 입을 열었다.

“동아리 활동이 왜 그렇게 많아? 너희 동아리에 무슨 공연이 필요하다고?”

타이밍이 정말 절묘했다.

특히 연씨 집안에서 치료하는 고 선생을 만날 때마다 자신의 앞에 선 사람이 송성연인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비록 얼굴을 바꾸긴 했지만, 성연이라는 생각이 집요하게 드는 것이다.

성연도 알아차렸다. 무진이 의심하기 시작한 이상, 개교기념일이 더 이상 최선의 핑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하지만 성연은 이 또한 이미 대책을 세워 놓았다.

성연이 느릿느릿하게 대답했다.

“그건 아니지만, 떠들썩한 분위기에 함께 하는 거예요. 무진 씨도 알다시피, 시골의 예전 학교에는 개교기념일 같은 게 없었어요. 처음 경험하는 거라 그런지 좀 신기해요.”

“이제 많이 참석해서 이미 질릴 때도 되지 않았어? 넌 공연에 참가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 리허설을 보는 게 뭐가 재미있다고?”

무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성연의 핑계는 꽤 합리적으로 들리긴 한다.

그러나 성연에게 놓고 보자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느껴졌다.

‘성연은 이런 데 관심 있는 것 같지 않아.’

‘게다가 그저 옆에서 어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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