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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성연이 자라도록 기다릴 만큼

자신이 해명을 끝까지 듣고도 무진의 굳은 얼굴이 풀리지 않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자라는 동안 언제나 자기 마음 가는 대로 해 온 성연은 누구에게도 이처럼 해명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불쾌한 마음이 들자 말투도 다소 모가 났다.

“믿든 말든 알아서 하세요.”

무진도 원래는 성연을 탓할 생각이 없었다.

밖에 나오니 제 정신이 들었다. 자신의 행동은 사실 유치했다.

무진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마음은 자신에 대한 무력감이 더 컸다.

성연의 말을 들은 무진은 고소를 금치 못했다.

‘이 계집애, 그래도 자기 체면은 다 차리네.’

아마 감히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마음대로 하는 사람은 성연 하나뿐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상하리 만치 조금도 밉지 않은 게 오히려 꿀처럼 달게 느껴졌다.

차츰 밝아진 기분을 가라앉힌 무진이 손을 들어 성연의 머리를 가볍게 톡톡 건드렸다.

“아직 잘못했다는 반성은 조금도 안 들어?”

잘못을 저지르고도 떳떳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가 성연을 너무 내버려 둔 탓이다. 그래도 그는 성연의 이런 생기 넘치는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고개를 돌리며 그의 손을 피한 성연이 말했다.

“무진 씨가 너무 소심한 거예요. 흥!”

‘속이 바늘귀보다 더 좁은 것 같아.’

어쨌든 그만한 신분과 지위의 사람이 이런 작은 일까지 따지고 들다니, 위신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몰라!’

원망스러운 마음에 성연은 마음속으로 혼자 중얼중얼거렸다.

무진이 성연의 속마음을 알았다면 피를 토하고 싶었으리라.

성연은 건들거리는 자세로 마음속으로 자신을 짜 넣고 있었다.

무진이 갑자기 다가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래 나는 소심해. 어쨌든 지금 너는 내 사람이야.”

귓가에 닿는 내뱉는 뜨거운 숨이 성연의 귓가를 달구었다.

성연이 저도 모르게 귀를 비비자 귀바퀴에서 은근히 열이 올랐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난 성연이 무진과의 거리를 벌렸다.

그녀는 딱딱한 음성으로 맞받았다.

“누가 당신 사람이라는 거예요?”

성연은 몰랐다. 비록 사위가 좀 어두워졌지만, 무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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